티베트 망명 정부는 2019 제네바 포럼을 주최하고 중국 공산당의 악행이 해외로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고문 당사자들의 증언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마르코 레스핀티(Marco Respinti)
전 세계와 모든 역사를 통틀어 중국만큼 하이테크 감시 체제가 잘 구축된 나라는 없다.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의 주요 감시 대상 중 하나인 티베트인들이 이 비극적인 인권 유린 사태에 대해 자유 세계의 관심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그래서다. 중앙 티베트 행정부(CTA), 즉 인도 다람살라 소재 티베트 망명 정부의 티베트 제네바 사무소(OOT) 내 정보 및 국제 관계부 주최로 2019년 인권 관련 제네바 포럼에서 열린 이번 회의의 제목은 중국의 하이테크 박해와 종교 자유이다.
11월 14일과 15일, 제네바 국제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연례 행사로 이번이 두 번째이며 매번 성황리에 치러졌다. 제네바는 유엔에서 뉴욕 다음으로 중요한 곳이므로 장소는 완벽했다.
회의는 달라이 라마가 보내온 인사말로 시작했다. 본회의의 처음과 끝을 담당했던 두 명의 귀빈은 스위스 연방 의회의 국민 의회(연방 의회에서 하원에 해당) 의원인 카를로 소마루가(Carlo Sommaruga, 사회민주당)와 전주 의회(연방 의회에서 상원에 해당) 스위스 의회 티베트 그룹 공동 의장인 로버트 크래머(Robert Cramer, 녹색당)였다.
CTA의 사정(司政), 즉 티베트 망명 정부의 총리인 롭상 상가이(Libsang Sangay) 박사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회의를 주재하며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중국 공산 정권을 향해 그들이 저지른 온갖 악행을 해명할 것을 회의 중간중간에 시의적절하게 촉구했다. 또한 국제 사회를 향해서 티베트인들과 중공의 무자비한 박해를 받고 있는 기타 소수 민족, 그리고 종교 공동체들을 지지해 줄 것도 호소했다. 그는 각 연사를 소개하면서 평화, 자비, 우정을 상징하고 티베트 문화와 종교 전통의 마스코트인 ‘하다(哈達)’를 드렸다. 상가이 박사는 핏빛으로 물들었던 1959년 티베트 봉기 60주년이 되는 올해에 이번 회의를 통해 티베트의 민족적 각성이 다시금 촉발된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압제와 강점, 그리고 유린
주요 내빈으로는 CTA 정보 및 국제 관계부의 국제 관계 사무국장 카르마 최잉(Karma Choeying), 달라이 라마의 전직 외교 사절 켈상 기알첸(Kelsang Gyaltsen), 제네바 티베트 사무소 인권 특별 임명관 씬레이 추키(Thinlay Chukki), 달라이 라마의 브뤼셀 대리인 타쉬 푼촉(Tashi Phuntsok); 달라이 라마의 영국 런던 및 제네바 사무소 대리인 소남 프라시(Sonam Frasi); 국제 티베트 캠페인의 부의장, 브후충 K. 서체링(Bhuchung K. Tserijng) 등이 있었다.
티베트 정책 연구소에서 중국 사이버 보안 정책을 연구하는 텐진 달라(Tenzin Dhala) 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은 중국 시민들의 일상에 모세혈관처럼 분포된 중공의 감시 시스템에 대해 예를 들어가며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체코 싱크탱크와공화국의 수도인 프라하 소재 찰스 대학교 장징궈 중국학과와 공동으로 중국이 국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하는 비영리 프로젝트, 시놉시스(Sinopsis)의 필립 지로우스(Filip Jirouš)는 중국 정권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세계 각 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민감한 현안을 제기했다. 민주주의를 위한 새 학교 위원회 의장이자 대만 타이베이 시의 고문이기도 한 쩡젠위안(曾建元) 박사도 중공이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대만에 침투하기 위해 사용하는 정치한 방법들을 예시하면서 동감을 표했다.
인도의 퇴역 군인이자 현재는 정치 비평가로 활동하는 카야크 브하트(Kayak Bhat) 대령 역시 중국이 해외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면서 마찬가지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중공이 그들의 감시·통제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으며 그 대상은 대개 독재 정권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었다. 브하트 대령은 프레젠테이션 도중 일부 시간을 적절히 할애해 위구르족을 비롯해 여타 투르크족이 구금되어 있는 재교육 수용소를 비롯해 체계적으로 파괴되는 무슬림 공동 묘지, 승려들을 구금하는 장소로 개조되고 있는 불교 사찰 등의 위성 사진을 보여 주기도 했다.
게다가 유엔 와치(UN Watch, 제네바 소재 비정부기구)의 힐러리 L. 밀러(Hilary L. Miller)는 중공이 유엔 차원에서 각종 국제 단체가 제기하는 진중한 비판을 차단하고 그들의 효과적인 대응을 무력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많은 책략들을 적극 비난하면서 그녀의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비터 윈터에서 사용해도 좋다고 흔쾌히 허가해 주었다.
홍콩의 인권 운동가이자 2047 홍콩감찰(홍콩 민주화 지지 단체) 그룹 조직자인 에드워드 친(Edward Chin)은 현재 홍콩이 직면한, 매우 중요한 역사적 순간에 대한 느낌과 소회를 밝히면서 여전히 야만이 가득한 세상을 향해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체코 해적당(Czech Pirate Party, 자유당)의 유럽 의회 의원인 미쿨라스 팍사(Mikuláš Peksa)는 중국이 국내외에서 사용하는 하이테크 감시 기술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모든 의문이 브뤼셀에 상주하는 상당수 단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캐나다 의회의 보수당 의원이자 ‘캐나다 의회 티베트 친구’의 공동 의장이기도 한 가네트 지니어스(Garnett Genuis)는 국제 정치 공동체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중국의 장기 이식 산업은 양심수의 장기 적출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는 지니어스 의원은 캐나다인이 중국 장기 이식 산업에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캐나다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생생한 현장의 소리
사실, 장기 적출이라는 이 끔찍한 주제는 파룬궁 수련자인 애니 양(Annie Yang)이 연단에 선 뒤 중국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DNA 데이터베이스화 작업을 주제로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몇 차례나 제기됐던 것이다. 파룬궁 수련자들은 인간 장기 적출의 공인된 피해자이며 그간 희생자는 수천 명에 달한다. 현재는 똑같은 일이 비극적이게도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 신자들과 위구르족, 여타 투르크 무슬림 소수 민족들에게까지 벌어지고 있고 티베트인들도 대상이 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극적으로 박해를 피해 중국을 탈출한 뒤 현재는 런던에 정착한 애니 양이 이날 회의장에서 중공의 박해를 직접 목격한 유일한 사람은 아니었다. 세계 위구르 회의 의장인 돌쿤 이사(Dolkun Isa)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테러리스트라는 날조된 혐의 때문에 중국에는 들어갈 수 없으며 중공이 꾸며내는 거짓 뉴스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일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괴롭힘을 받거나 연설을 금지당하기도 한다. 아마도 가장 심금을 울리는 박해 이야기는 세 번째 당사자인 푼초그 나이드론(Phuntsog Nyidron)의 경험담이 아닐까 싶다. 그녀는 티베트 여성으로는 가장 오래 투옥된 전력이 있는 정치범으로 극적으로 중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는데 이날은 OOT 유엔 연락관, 칼덴 초모(Kalden Tsomo)의 통역으로 그녀가 어떻게 고문을 당했고 가까스로 죽음을 벗어났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녀는 현재 난민 지위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녀의 진술을 듣고는 이틀간 회의장을 가득 채웠던 수많은 전문가, 정치인, 언론인, 학생, 지지자들이 모두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필자는 비터 윈터의 대표로 참여하여 11월 14일 오후 패널 토론에서 중국 공산주의 정권이 모든 종교를 공공의 제1 적으로 간주하면서 정치한 압제 시스템을 동원해 탄압하는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발언했다.
CTA의 공식 TV 채널인 티베트 TV가 회의 전 과정을 촬영했으며 현재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2019 제네바 포럼의 대미는 중공이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무시하면서 중화인민공화국 영토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가하는 끔찍한 통제와 가장 잔인한 형태의 박해에 항의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작성한 합동 선언문이 만장일치로 가결된 것이다. 롭상 상가이 총리가 회의의 마지막에 언급한 것처럼 중국의 감시 기술과 정치적 압박은 이미 부지불식간에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들 각자의 나라에까지 들어오고 있다. 오늘날 자유와 민주주의의 편에 선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중공의 위협을 더 이상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