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어느 소규모 종교 단체에서 두 건의 살인을 저질렀다. 중국 공산당은 그 책임을 파룬궁에 돌리려 하는데 2014년 맥도널드 사건을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에 뒤집어씌우던 때와 판박이다.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이 벌이는 선전은 늘 그 나물에 그 밥이다. 2014년, 산둥(山東)성 자오위안(招远)시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어느 소규모 종교 단체가 우숴옌(吳碩艷, 1977~2014)이라는 이름의 젊은 여성 영업 사원을 살해했다. 이 단체는 두 명의 여성 지도자, 뤼잉춘(呂迎春)과 장판(張帆)을 하나님으로 믿으며 하나님의 영이 이 두 육신으로 성육신하였다고 믿는다. 그들은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는 요구를 우숴옌이 거부하자 그녀의 몸에 ‘악령’이 씌웠다며 그녀를 죽였다.
당시 중공은 기다렸다는 듯이 살인자들이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이하 전능신교) 소속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는데, 이 교회는 중국 당국이 1990년대부터 박해해 온 단체이다. 이 가짜 뉴스는 해외 언론에까지 퍼졌고, 중국에서는 아직도 걸핏하면 전능신교의 범죄로 회자되곤 한다. 중국 언론들조차 후속 재판을 다루면서 범죄자들이 전능신교와는 무관한 다른 종교 단체 소속임을 보도했음에도 말이다.
베트남 사건으로 돌아오자.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일부 인권 보고서를 비롯하여 다수의 국제 인권 보고서들이 파룬궁에 대한 박해를 지속해서 고발함에 따라 중국공산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中國共產黨中央紀律檢查委員會)의 자오러지(趙樂際, 1957~) 서기를 비롯해 중공의 고위 지도자들은 현재 파룬궁에 대한 박해를 강화하고 선전의 수위도 올릴 것을 지시한 상태다.
이번 선전의 핵심에는 베트남에서 벌어진 어느 범죄 사건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작 사건이 있으며, 사건 경위도 2014년 맥도널드 사건과 놀랄 만큼 닮았다. 2020년 7월 3일, 베트남 빈즈엉(Bình Dương)성 인민법원은 32세의 여성 팜티티엔하(Phạm Thị Thiên Hà, 이하 하)에게 사형을, 그녀의 어머니인 67세의 찐티훙화(Trịnh Thị Hồng Hoa)에게는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두 명의 공범, 레응옥프엉토우(Lê Ngọc Phương Thảo, 30세)와 응우웬응옥떰훼엔(Nguyễn Ngọc Tâm Huyên, 40세)에게는 각각 22년 형과 19년 형이 선고되었다.
해당 사건을 베트남에서는 ‘콘크리트 시체’ 사건이라고 부른다. 하는 예전에 호치민(사이공)에 커피숍도 하나 가지고 있었던 교육받은 여성이었다. 그녀는 작은 기공 단체를 만들었는데, 그곳에서는 의무적으로 14일 동안 엄격한 단식을 하는 것과 같은 특이한 프로그램들을 장려했다. 2019년 1월, 바리어붕따우(Bà Rịa–Vũng Tài)성에서 수련을 하던 쩐득링(Trần Đức Linh, 이하 링, 1968~2019)이라는 이름의 한 회원이 단식을 지속하지 못하자 다른 회원들이 그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 (혹은 링이 창문에서 뛰어내려 다쳤으나 기공 회원들이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해서 숨졌다는 주장도 있다.) 당시 사체는 빈즈엉성 바우방(Bàu Bàng)현에 있는 임차한 집으로 옮겨졌다.
그곳에서도 단식을 하던 한 회원이 견디지 못한 일이 발생했는데, 그는 쩐찌탄(Trần Trí Thành, 이하 탄, 1992~2019)이라는 젊은 남자였다. 게다가 그는 여성 동료 신자들을 성추행했고 자위 행위를 하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침을 놓아 준다는 구실로 그에게 전기 고문을 가했고 후에는 목을 졸라서 죽였다. 그들은 링과 탄의 시신을 용기에 넣고 콘크리트를 부어 숨겼으나 집주인이 나중에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2019년 5월 17일, 하와 그녀의 추종자들은 체포되었다. 흥미롭게도 맥도널드 사건과 판박이로 그들은 탄이 ‘악령’에 씌워서 죽여야 했다고 말했다.
2019년 체포가 있은 직후, 몇몇 베트남 언론은 해당 기공 단체가 파룬궁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파룬궁은 때때로 경찰에 의해 괴롭힘을 받고 감시를 당하기도 하지만 현재 베트남에서도 활동 중이다. 그런데 비터 윈터는 베트남 소식통들로부터 그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베트남 당국이 파룬궁 회원들을 범인으로 지목할 수 있도록 중국 대사관이 ‘도왔다’고 말한다.
범죄 혐의자들에 대한 재판은 2020년 6월 25일 열렸다. 당시 베트남 주류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살인자들은 ‘파룬궁의 수련법을 따르지 않았고’ ‘하가 고안한 수련법을 실천했다’는 것이 분명했다. 2019년에도 일부 언론은 하의 수련법이 ‘기본적으로는 기공에 기반’하고 있다고 제대로 보도한 바 있다. 중국 대사관이 ‘은밀히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더라도 몇몇 베트남 언론이 ‘파룬궁’을 ‘기공’에 대한 대명사처럼 부정확하게 계속 사용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하가 장려했던 믿음과 수련법은 전형적인 파룬궁의 믿음과 수련법과는 닮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재판의 결과가 그와 같았음에도 중국 언론은 살인을 저지른 단체가 파룬궁의 일파라는 주장을 계속했다. 2020년 7월 13일, 중국 반(反)사교 네트워크(2017년 화려하게 출범)는 웹사이트를 통해 ‘콘크리트 시체’ 사건에 관한 장문의 기사를 게시하면서 범인들이 파룬궁 일파였음을 입증하려 했다. 기사에는 하가 2017년 뉴욕에서 열린 파룬궁 행진에 참여한 모습이라는 설명과 함께 한 장의 사진도 실렸다. 그런데 설령 사진이 사실이라 해도 하가 그 이후에 베트남에서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해 파룬궁 측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거니와 사진마저도 의심스럽다. 사진은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사진 속 여자도 하가 아닐지 모른다. 기사에는 하가 단순히 파룬궁 수련자가 아니라 지도자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그녀는 행진 속 다른 파룬궁 수련자들처럼 노란색 옷을 입고 있지 않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가 파룬궁 콘텐츠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공유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그녀가 파룬궁의 ‘지도자’는 물론이고 ‘회원’이라는 증거도 되지 못한다.
물론 파룬궁 서적들은 베트남에서도 유통되고 있으니 하와 그녀의 추종자들이 파룬궁 서적을 읽어 봤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들 중 일부는 해외에 다녀온 적도 있으니 외국 어딘가에서 파룬궁을 접했을 수도 있고 ‘예전에’ 파룬궁을 수련했으나 후에 다양한 불교, 기공, 민속 종교 등의 기반 위에서 하가 정립해 가르친 특이한 수련 방법으로 갈아탔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하의 단체는 파룬궁의 ‘일파’가 아니었으며, 하 자신이 만들어 낸 가르침과 수련법도 파룬궁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하지만 그보다는 베트남에 약간의 종교 자유가 허락되면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수많은 소규모 신흥 종교 단체들 중 하나였다고 보는 게 옳다. 중공은 ‘베트남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파룬궁의 사악함이 다시 한번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중국에서 수천 명의 파룬궁 수련자들을 체포하고 고문하며 초사법적으로 살해하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데에 이번 일을 빌미로 삼고 있는데, 이는 저들의 뻔한 선전전과 가짜 뉴스의 일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