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베이(河北)성과 지린(吉林)성에서는 후이족 무슬림들이 운영하는 가게와 식당들의 아랍어 간판이나 할랄 식품 표시가 있는 간판이 제거되었고, 이슬람식 건축물이 허물어졌다.
우 하이핑 (吳海平) 기자
수년간 중국 정부는 후이족 시민들을 ‘선한 무슬림’ 혹은 ‘모범적인 소수민족’으로 칭해왔다. 중국의 무슬림 시인인 이스마엘란(Ismaelan)은 “인내는 후이족 사람들에게 있어 종교적으로 필히 요구되는 사항’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은 정부와 대립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으며 갈등을 피하기 위해 흔히 침묵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도, 후이족 사람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겨냥한 중공의 반이슬람 캠페인을 무탈하게 피해가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음이 자명하다.
무슬림 음식점 표적화, 할랄 상징물 제거
4월 21일, 중국 북부 허베이성 탕산(唐山)시 관내 젠창잉(建昌營)진에 소재한 후이족 소수민족이 운영하는 모든 가게들이 아랍어로 된 상징물 일체를 제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동 지시에 따르기를 거부하는 자들은 가게를 폐쇄시킬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 후이족이 운영하는 길거리 가게들 45곳에서 밤사이에 모든 할랄 상징물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정육점 주인은 “이제 젠창잉진 어디에서나 할랄 상징물을 찾아볼 수 없어요. 아랍어로 된 할랄 상징물은 우리 소수민족의 믿음을 나타내고 있는데 국가는 우리가 이슬람을 믿는 것을 허용하지 않아요. 단지 공산당을 믿는 것만 허용될 뿐이에요.”라고 비터 윈터에 말했다.
중국 북동부 지린성 관내 지린시와 창춘(長春)시는 물론이고 여러 지역들에서도 후이족이 운영하는 가게 간판에서 할랄 상징물이 제거되었다. 이는 지역 무슬림들의 영업에 큰 타격을 입혔고, 종국에는 경영 유지가 거의 불가능해진 가게들도 있다.
4월 10일, 창춘시에 소재한 한 후이족 고깃집은 간판에서 아랍어 상징물은 물론 ‘무슬림’을 뜻하는 중국 글자를 제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공무원들은 창춘시 전역에서 집중 단속이 진행되고 있으며 모든 이슬람 상징물이 제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루 뒤, 가게 주인은 식당 창문에 ‘점포 매매’ 공지문을 붙였다.
식당 주인은 “간판을 치우면 가게 수익이 반토막 나게 돼요.”라며 화난 어조로 말했다. “후이족 사람들이 연 식당은 모두 간판에 ‘두아’(dua, 후이족 할랄 상징) 표시가 있어야 해요. ‘두아’ 표시가 없으면 가게 간판에 ‘할랄’이란 말이 적혀 있다 해도 사람들은 감히 그 식당에 가려 하지 않아요. 제 모친은 간판에 ‘두아’가 없는 식당에는 절대 들어 가지 않아요.”
지린성 옌지(延吉)시에 소재한 무슬림이 운영하는 훠궈 음식점도 간판을 교체한 이후 손실을 입게 되었다. 식당 주인은 “이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어요. 종교적 색체를 띤 일체의 상징물을 이용하는 것이 불허되고 있어요.”라면서 “우리는 40년간 ‘무슬림’이란 이름을 사용해왔어요. 손님들은 이 간판을 통해서만 식별을 해요. 식당 간판을 교체한 이후부터는 하루 수익이 약 600 ~ 700위안(약 10 ~ 12만 원) 가량 감소했어요. 할랄 상징물을 제거하니 후이족 사람들이 찾아오질 않아요.”라고 말했다.
한 후이족 소비자에 따르면, ‘두아’ 상징은 무슬림들이 외식을 할 때 할랄 식품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중요한 상징물이라고 한다. 당국이 음식점과 식품 포장에서 ‘두아’ 표시를 완전히 제거한 것은 사실상 무슬림들에게 비(非)할랄 음식을 수용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할랄 음식 거리 철거
이번 달에 열린 아시아문명대화대회(Conference on Asian Civilizations Dialogue) 개막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인종과 문명이 남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다른 문명을 바꾸거나 대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우둔하며, 그런 시도는 재앙을 초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정권 하에서 중공은 무슬림 문화, 심지어 이슬람 거리에 한정되어 존재하는 문화조차도 불법화하기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2017년 10월, 지린시의 북극할랄음식거리(北極清真美食街)는 새롭게 재건되었다. 이 거리에 존재하는 모든 건물과 조각상의 디자인에 이슬람 건축 특성이 반영되었고, 심지어 가로등조차 이슬람 방식이었다.
지린시 주민들은 이 거리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한 주민에 따르면, 이 음식 거리를 단장하기 위해 지역 정부가 쓴 비용이 1억 위안(약 17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1월에 할랄 음식 거리의 모든 이슬람식 건축물이 허물어졌다.
한 지역 정부 공무원은 “현재 중국은 전적으로 종교 ‘중국화’를 추진하고 있어요. 이슬람 상징물이 포함된 간판은 모두 제거되어야 해요. 공산당의 지도 하에서 모든 사람들이 종교가 아닌 공산당을 믿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공산당의 권세가 흔들리게 될 것이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