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장 박해받는 종교 단체인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를 고찰한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의 신간이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에서 간행되었다.
루스 잉그램(Ruth Ingram)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나라이자 어쩌면 가장 강한 나라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나라의 정부가 상대적으로 한 줌에 불과한 자국민 단체를 무엇 때문에 일상 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잔인하고 집요하게 탄압했으며, ‘최하 50만 명’(유엔 인권 고등 판무관의 보고서 수치) 이 살기 위해 도망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인가?
중국 정부는 마치 부모를 죽인 원수라도 되는 듯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이하 전능신교) 신자들을 무자비하게 사냥한다. 끔찍한 박해와 고문은 일상이고 쉼 없이 가짜 뉴스를 퍼뜨려 헐뜯기도 한다. 이런 가짜 뉴스로 국내외에서의 전능신교 이미지가 실추되었지만, 최근에는 학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진상을 알리면서 그 진상이 민주정부와 언론을 중심으로 점차 인정되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 신종교 연구소(CESNUR)의 설립자이자 운영 책임자 겸 비터 윈터의 편집장인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 1955~ ) 교수는 전능신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무엇인지, 중공이 어떤 이면의 이유가 있길래 전능신교 신자들을 끊임없이 뒤쫓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금까지 다수의 전능신교 신자들을 인터뷰했을 뿐 아니라 주요 뉴스를 수집하고 중국 정부의 공개 문서는 물론이고 비밀 문서까지도 철저히 연구해 왔다. 그는 또 전능신교라는 독특한 신기독교 단체에 관한 보도에서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중국 경찰과 중공 정부 대표, 중공의 반(反)전능신교 캠페인에서 실제로 활동 중인 반(反)사교 활동가와 연구가 등도 인터뷰했다.
그는 이렇게 해서 얻어 낸 획기적인 결론을 신간,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 속으로 – 중국에서 가장 심하게 박해받는 종교 단체’에 담아냈다. 이 책은 전능신교의 기본 교리를 고찰하고, 전능신교를 둘러싼 각종 의문과 논란에 답하는 동시에 중공이 전능신교를 폄훼하고 파괴하기 위해 지속적인 가짜 뉴스 캠페인을 벌이고 있음을 폭로하였다.
먼저 인트로빈 교수는 1990년대 초, 중국 기독교 부흥기에 탄생하여 처음에는 ‘동방번개’라 불렸던 전능신교의 태동기를 추적해 독자들이 전능신교 자체를 살펴보도록 한다. 당시 중국 정부는 스스로 사교, 즉 이단으로 지정한 종교 단체들을 중국에서 근절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후 인트로빈은 전능신교의 역사에서 이정표가 될 만한 사건들을 차례대로 짚으면서 시진핑이 전능신교를 뿌리 뽑고 자신의 종신 주석 ‘신시대’에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을 ‘중국화’하려고 총력전을 펼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교의 일반적인 영어 번역은 ‘컬트’ 혹은 ‘사악한 컬트’여서 서양의 독자들에게는 즉각적으로 나쁜 뭔가가 연상된다. 인트로빈은 사교라는 중국어 단어의 역사적인 의미는 그 기원이 명나라 시대 후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당시 중국 정부는 전복당할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오늘날 중공의 지배라는 거대한 우산에 들기를 거부하는 모든 단체가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가 있다. 바로 그들이 중공에 대한 위협이며 따라서 제거되어야 하는 존재로 간주되는 것이 그것이다. 일부 종교는 관영 단체 형태로 오늘날까지 용인되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진핑이 종교 전체를 공산당의 기치 아래 두기 위해 모든 국가 기관을 총동원해 강공을 펼치는 상황이라 중국에서 종교의 미래는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
전능신교 신자들의 수에 관한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치는 약 4백만 명이다. 인트로빈의 인터뷰에 응한 중공 관리들은 전능신교를 ‘제2의 파룬궁’이라 부르며 현재 전능신교 소탕에 동원된 경찰들의 수는 파룬궁 때보다 더 많다고 증언한다. 물론 전능신교의 교리는 파룬궁의 교리와는 완전히 다르며 ‘제2의 파룬궁’이라는 용어는 전능신교 본연의 특징이 아니라 전능신교에 대한 중공의 인식을 반영할 뿐이다.
인트로빈은 사회학자이며, 이번 신간도 그 자체로는 학술 서적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납치, 음모, 끔찍한 살인 사건, 처참한 아이들의 신체 훼손 사건 등 일련의 가짜 뉴스를 파헤치는 것과, 긴박한 공항 탈출 사건 등의 이야기가 있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 소설처럼 술술 페이지가 넘어가는 때도 적지 않다. 즉, 이 책은 단순히 어느 종교 단체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파괴되고 급작스런 종말을 맞이한 인간의 삶에 관한 것이다. 이 점은 양심에 따라 신앙을 포기하거나 동료 신자 밀고하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전능신교 신자들에게 가해진 무자비한 폭력을 인트로빈이 사실적으로 묘사한 책의 첫 부분에서 생생히 드러난다. 책의 뒷부분을 읽다 보면 중공의 잔인함을 직접 대면한 목격자 아홉 명의 마지막 순간이 우리의 가슴을 후벼 판다.
일부 학자들은 전능신교 교리가 전반적으로 개신교의 범주에 든다고 말하지만 예수가 중국인 여성의 몸으로 성육신했고, 현재 그들 교회에서 숭상하고 있는 전능하신 하나님이며, 이 인물이 이미 세상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에서 전능신교는 통상의 개신교와 확연히 다르다. 전능신교는 이 여성의 이름과 사생애를 언급한 적이 없지만 일부 학자들은 그녀가 1973년에 중국 북서부에서 태어난 양샹빈(楊向彬)이라고 믿는다. 전능신교에서는 구약을 율법시대, 신약과 예수에 의해 개시된 시대를 은혜시대라고 부르며, 전능하신 하나님이 성육신함으로써 말일, 즉 ‘하나님나라시대’가 도래했다고 믿는다.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숭상되는 이 여성은 1989년에 어느 지하 가정교회의 일원이었으며, 1991년 2월에 말씀하기 시작하였는데, 성령으로부터 직접 나오는 것으로 간주된 그녀의 말씀은 곧 다수의 다른 가정교회로도 퍼져 나갔다. 당시 어느 가정교회의 지도자였으며 그녀의 말씀을 받아들인 자오웨이산(趙維山, 1951~ )은 후에 전능신교의 제사장이자 총괄 행정 지도자로 임명되었다.
사람들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성경의 신비를 푸는 데 도움이 되며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보여 주고 있음을 느꼈다. 뒤이어 전능하신 하나님이 1991년에서 1992년까지 하신 1백만 자의 말씀을 통해 신자들은 ‘예수가 속죄 사역을 완성하기는 했으나 전능하신 하나님의 새로운 계시만이 인류의 타락을 근절’할 수 있으며, 그 메시지를 전하는 바로 그 사람이 사실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화신이라고 믿게 되었다.
내실을 다지는 시기를 거친 후, 1995년부터 전능신교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처음에는 기존의 지하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신자가 수천 명으로 늘어났고 2005년에는 1백만 명에 이르렀다. 수많은 다양한 지하교회들이 1990년대에 지속적인 박해를 당했고 전능신교 역시 시작부터 탄압을 받았으며, 후에는 이들만을 전담 공격하는 특별 경찰팀이 창설되었다. 자오웨이산과 전능신교 신자들이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숭상하는 여성은 중국을 탈출해 미국에서 망명자 신분을 부여받았다. 이후 전능신교의 지휘는 해외에서 이뤄지게 된다.
중공은 전능신교의 자금을 몰수하고, 지도자들을 추적하며, 체포된 대부분의 전능신교 신자들을 잔혹하고도 변태적인 방법으로 고문하여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기도 하는 등 전능신교를 말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2019년까지 약 40만 명이 체포되었고, 전능신교가 창립된 이래 146명이 중공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
중공이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전능신교를 폄훼하기 위해 약방의 감초처럼 사용하는 방법은 모종의 엽기적인 만행을 전능신교가 저질렀다고 주야장천 떠들어 대는 것이다. 전능신교의 소행이라고 널리 알려진 것이 시간이 지난 뒤에 보면 전능신교는 그 사건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이 드러난다. 하지만 이미 오명은 남은 뒤이다. 가령 2014년, ‘전능하신 하나님’을 표방하는 다섯 사람이 산둥(山東)성 소재 어느 맥도널드 매장에 들어간 뒤 그들 중 하나에게 전화번호를 건네지 않은 어느 무고한 시민을 때려 죽인 사건을 중공은 전능신교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재판을 거치면서 그들은 그들 단체의 여성 지도자 두 명을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섬길 뿐 전능신교와는 전혀 다른 종교 단체 소속임이 밝혀졌지만 이는 대부분의 국제 언론들이 전능신교의 소행이라는 중공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한 뒤였고 후속 정정 보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중공이 전능신교의 소행으로 못 박았으나 엄밀한 조사 결과 증거라고 제시된 것들이 치명적인 결함투성이임이 드러난 다른 잔인한 사건들도 여전히 소위 ‘증거’라는 딱지가 붙은 채 국제 언론계를 떠돌며 전능신교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 인트로빈의 조사로 기존의 기독교 단체 신자들이 전능신교로 옮겨 간 것에 발끈하여 중공과 합작으로 전능신교를 폄훼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중국에서 교사로 지낸 적이 있는 안젤리아 정(Angelia Zheng)은 한국에 망명을 신청한 1천 명의 전능신교 신자 중 하나이다. 그녀의 망명 신청은 한국 정부에 의해 기각되었고 그녀는 한국 법원에 항고했으나 역시 패했다. 현재 그녀는 재신청을 한 상태지만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녀는 2007년 10월 전능신교에 가입했고, 2008년 2월에 어쩔 수 없이 도망자 신세가 되어 이 도시 저 도시, 이 성(省) 저 성을 떠돌다가 2014년 11월에 마침내 한국으로 탈출했다. 그녀는 12년 동안이나 가족을 만나지 못했으며, 갖은 수를 다해도 파괴하지 못한 종교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온갖 음흉한 수단을 다 동원하는 중국 정권의 가짜 뉴스 캠페인에 세계 각국 정부가 이미 말려들어갔다고 느낀다. “몇몇 정부 당국은 중공의 가짜 뉴스를 그대로 믿습니다. 그 결과가 전능신교 신자들의 망명 신청 기각으로 나타나는 거죠.” 그녀의 말이다. “심지어 중국 송환 결정이 내려지기도 합니다.”
인트로빈의 책 막바지에 나오는 적나라한 표에 따르면, 민주 정부의 손에 운명을 맡긴 채 오도 가도 못하는 걱정스러운 상황에 처한 전능신교 신자가 수천 명이다. 이런 정부들 중 상당수는 망명 신청서를 기각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출국 명령서까지 발행하는데 이 모든 조치가 실제로 취해지면 그 결과가 감옥행임은 거의 기정사실이며 더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안젤리아는 인트로빈의 책을 읽은 후, 비록 외부인의 작품이긴 하지만 비호 신청 중인 전능신교 신자들에게 한 줄기 새로운 빛이 되어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한다. “전능신교 신자들은 자유롭게 신앙 생활을 영위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더 바라지 않는 우호적이고 평화로운 사람들입니다.” 그녀의 호소다.
인트로빈의 신간은 한국어판이 이미 발행되어 있으니 구매를 원하는 독자는 비터 윈터에 연락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