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터 윈터=중국 소식통] 저우 샤오루(周曉路) 기자
‘4요건’ 정책에 힘을 입은 중국 공산당은 종교를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 공산주의 상징과 이념을 교회에 침투시킬 방법을 모색 중에 있다.
‘삼자애국운동 위원회(TSPM)’와 ‘중국 기독교 위원회(CCC)’를 지칭하는 ‘양회(兩會)’에서는 애국심을 반드시 지녀야 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이와 관련해, 중국 서북부 산시(陝西)성에 위치한 바오지(寶鷄)시의 사제단은 지난 2018년 9월 21일, 진타이(金台)구의 스리푸(十里鋪) 교회에서 회의를 열어 교회 내부에 국기를 거는 것을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종교에 대한 중국 정부의 현 목표는 종교에 대한 사랑보다 국가에 대한 사랑을 우선시하라는 단순한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종교에 대한 사랑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회의에서 관계자들은 모든 지역 교회가 ‘4요건’ 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4요건이란 국가를 제창하고, 예배를 드리기 앞서 국기를 게양하며, 신종교사무조례와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예배 도중 설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의가 있은 후에는 바오지시에서 교회를 대상으로 ‘붉은 혁명(Red Revolution)’ 캠페인이 출범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당국의 압박에 못 이긴 진타이구의 한 가정교회는 국기를 게양해야 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에는 신도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역 종교사무국이 같은 교회에 마오쩌둥(毛澤東)의 초상화를 걸어둘 것을 명령했다.
뿐만 아니라 당국은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적은 내용을 반드시 교회 내부에 걸어 둘 것을 강조했으며, 신도들에게는 예배 모임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대신 당 찬양가를 부를 것을 명했다.
“예배당이 폐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과 타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 신도는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매번 종교사무국 소속 직원이 방문하기 ‘전에’ 찬송가를 부른다. 이들이 도착하면 찬양을 멈춘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시의 진타이구와 천창(陳倉)구에 속한 교회 여러 곳 또한 정부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4요건’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기를 게양하지 않으면 정부가 교회를 폐쇄시킬 것이다. 현재 정책이 그렇다”고 한 신도는 힘없이 말했다.
중국 서북부 장시(江西)성 이춘(宜春)시 관할 징안(靖安)현에 위치한 곳으로 당국 통제에 있는 삼자애국교회 또한 당국의 ‘중국화’ 캠페인에 의해 전혀 다른 곳으로 변모했다.
“중국화는 종교인들의 사상을 철저하게 바꾸고, 온전한 종교 믿음을 없애는 것을 말한다”고 한 가정교회 지도자가 설명했다.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독교와 더불어 도교, 불교, 이슬람교를 아예 몰살시키고, 결국엔 공산주의만 남도록 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8월 초까지 이 교회는 중국 국기를 게양했으며, 국가, 신종교사무조례, 향 정부와 예배당 관리 직원의 의무를 상세히 기록한 다양한 팻말을 벽면에 게시했다. 이렇게 ‘의무사항을 공지한 게시판’에는 모든 직급에 해당하는 공무원의 직무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향 부시장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사람들을 제대로 인솔하고 교육하여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설파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마을 당 서기관은 향 부시장이 이러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교회 신도들에 따르면, 종교사무국이 교회 지도자에게 하루 빨리 신도들에게 국가를 가르치도록 명령했다고 한다. “우리는 반드시 국가를 제창해야한다. 국가를 제창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리와 영상까지 모두 녹화해서 현(縣) 종교사무국에 제출하라”고 현 종교사무국 소속 직원이 전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현 종교사무국은 해당 사항을 다시 종교사무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게 고위 당국이 내린 지시”라고 말했다.
다른 대안이 없던 신도들은 종교사무국 공무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회에서 국가를 제창해야 했다. 신도들에 따르면 국가를 제창한 뒤 대다수의 신도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으며, 일부는 슬픔에 잠겨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신도들은 “현재 교회는 여명전 어둠 상태와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기를 게양하거나 국가를 제창해야 하는 곳은 비단 기독교 교회만이 아니다. 중국 북서부 간쑤(甘肅)성에 위치한 자위관(嘉峪關)시에 있는 한 모스크 또한 ‘중국화’된 외관으로 변모했으며, 사원 내부에는 더이상 성서 낭독이 울려퍼지지 않았다.
2018년 8월, 자위관시 종교사무국은 해당 모스크에 직원을 파견해 국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모스크 주변에는 감시 카메라들이 설치되었다. 더불어, 사원 입구 왼쪽에는 ‘애국심을 지키는 다섯 가지 필수’이, 오른쪽에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이 적혀졌다.
현재, 사원의 이맘 또한 정부가 지정한 사람으로 교체된 상태다. 또한 이맘은 예배가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국가 정책을 설파해야 한다. 이는 이미 사원의 규칙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는 후이족과 우리의 믿음을 ‘중국화’하려 한다”고 한 고령의 무슬림이 말했다. 그는 “자위관시 내에서는 더 이상 코란을 구입할 수 없다. 아랍어를 사용하는 학교 또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후이족 아이들은 일찍이 중국어만 배워야 한다. 당국은 이슬람을 서서히 전멸시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