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학자 쉬장룬이 ‘매춘’ 혐의로 체포되었다. 반대자를 잡아 가두는 중국 공산당의 흔한 수법이다.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
쉬장룬(許章潤)은 1962년생으로 베이징(北京)에 있는 유명한 칭화대학(淸華大學)의 법학교수이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1953~) 치하 중국에서 폭증하는 전제주의를 비난하는 글들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중국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얻었다. 2018년부터 시작해서 그는 칭화대학 당국으로부터 여러 차례 징계를 받았고 이 조치는 중국의 저명한 지식인들의 항의 시위를 촉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4월, 그의 모든 강의가 폐지되었다.
그리고 올해 7월 6일, 그는 베이징에서 체포되었다. 그의 아내는 전에 그가 쓰촨(四川)성을 방문했을 때 ‘성매매 행위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당연히 이는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 경찰이 반체제 인사들을 옭아매기 위해 쓰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뿐만 아니라 쉬 교수는 이 일이 있기 전부터 친구들에게 “당국이 나를 잡기 위해 성매매 혐의를 씌울 것 같다”면서 경찰에 그와 관련하여 어떤 빌미도 주지 않기 위해 무척 조심하고 있다고도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중공은 어쨌든 그를 체포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가 어떻게 체포되었는지에 대해 들리는 이야기들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스무 명의 경찰이 열 대가 넘는 차량을 타고 들이닥쳤다는 이웃도 있고 또 다른 이웃(사건 이후 협박을 당한 듯한)은 그저 두세 명의 요원이 쉬 교수의 집으로 들어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공이 이른바 쓰촨성 성매매 혐의 건으로 쉬 교수를 옭아매기로 한 것은 필시 그가 코로나19 팬데믹에 관해 쓴 글을 국제적으로 유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글에서 쉬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은 중국 권력이 핵심까지 썩었음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졸렬한 국가 조직의 취약하고 허망한 심장부가 전례 없이 드러난 것입니다’라고 썼다. 또한 그는 바이러스 위기를 통해 중국과 전 세계가 시진핑의 부패한 독재 정권의 민낯을 보게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그는 이렇게도 썼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리 중국인 동포가 마침내 이번 전염병 사태의 교훈을 가슴에 새겨 오랜 노예적 굴종에서 벗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가 권력자의 재단에 다시 스스로를 희생하기를 각자의 합리적 판단에 따라 거부해야 할 때인 것입니다.’
쉬 교수는 중국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하며 글을 맺었다. ‘이 불의에 분노하십시오. 여러분의 삶이 부끄럽지 않도록 불태우십시오. 우리의 눈을 막는 어둠을 깨부수고 새벽의 찬란한 빛을 맞으십시오. 우리의 마음과 힘, 그리고 목숨을 걸고 함께 싸웁시다. 우리의 광활한 땅에 자유를 선사하는 태양의 온기를 함께 안읍시다!’
쉬 교수의 체포는 중국의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이 진실로 목숨을 걸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