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터 윈터=중국 소식통] 쟝 타오(江濤) 기자
지난 6월, 종교사무국은 높이 34m인 관세음보살 동상의 소유권을 획득한 뒤, 몇 달 후 동상 철거를 명령했다.
산둥(山東)성의 쯔보(淄博)시에 위치한 높이 약 34미터의 구정연화(九鼎蓮花)산 관음보살 동상은 건립하는 데만 888만 위안(약 14억 5천만 원)이 투자됐다. 민간에서 투자를 받아 2009년도에 건설된 이 동상은 만들어진 후로 예배를 드리고자 하는 많은 불교 신자들에게 관광명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지난 9월 21일, 특공대와 정규 경찰들이 구정연화산 관음보살 동상으로 진입하는 모든 교차로를 차단하고, 산길 출입 또한 통제했다. 철거가 진행되는 동안 당국은 격리 보드를 이용하여 연화산을 통제하였고, 등산로를 차단하여 영상과 사진 촬영을 금지했다. 정보원에 따르면 격리 보드를 설치하는 데만 무려 10만 위안(1,650만 원) 이상이 사용되었다. 이후, 정부는 직원을 보내 산 주위의 모든 감시 장비의 전원을 끄게 한 뒤, 관음보살 동상의 철거를 시작하도록 했다.
철거 작업은 9월 23일 오후까지 계속되었다. 관음보살 동상이 산산조각이 났다. 한 주민에 따르면, 동상 건설 당시 자금을 댔던 한 사람이 철거 현장으로 급하게 달려가 철거를 멈춰 달라고 당국에 간청했으나, 정부 공무원은 “당신은 이미 관음보살 동상을 정부에 넘겼다. 더는 당신 것이 아니다”라고 말할 뿐이었다.
정보원에 따르면 시 종교사무국의 규정에 따라 자금 제공자가 관음보살 동상의 소유권에 대한 허가증을 재발급 신청했으나 해당 사무국 공무원들은 재발급 신청을 진행하지 않았고, 이들은 만약 관음보살 동상에 관한 소유권을 정부에 이전할 경우 관련 허가증을 재발급해 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동상을 지키기 위해 자금 제공자는 동상에 대한 소유권을 정부로 이전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조건은 당국이 관음보살 동상과 연화산의 불상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었다. 해당 조건에 합의 한 뒤, 종교사무국은 지난 6월 2일, 자금 제공자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중국 공산당은 계약을 위반하고 자금 제공자에게 그 어떠한 경고와 설명도 없이 동상을 철거했다.
“정부는 날 함정에 빠트렸다. 계약서에는 분명 동상을 건들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고 명시되어 있다”고 자금 제공자가 말했다. “하지만 동상 대한 권리와 소유권을 이전하자 나에게는 이제 결정권이 없게 되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중국의 국가종교사무국은 작년, “그 어떠한 단체나 개인이 대규모의 옥외 종교 동상 건립에 투자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담은 문건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은 전국적으로 대규모 옥외 종교 동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전역의 옥외 종교 동상이 하나둘씩 강제 철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