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신장 교육캠프 강간 사건: 티베트에 선례가 있다

구금된 위구르족과 카자흐족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적 유린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들은 매우 신빙성이 있다. 그리고 티베트의 재교육 수용소에서도 불교 여승들에 대한 강간이 만연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강간은 재교육의 한 수단에 불과하다.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

어느 티베트 여승 (사진 출처: I, Luca Galuzzi – CC BY-SA 2.5)

1월 말, 신장 재교육 수용소에 관한 독일 외무청의 비밀 보고서가 일부 독일 언론에 유출되었다. 보고서에는 비록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은 단지 ‘직업 학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재교육 수용소가 사실은 끔찍한 감옥이며 고문과 초사법적 살인은 물론이고 여성 수용자들을 대상으로는 성적 유린 역시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가 꾸준히 올라온다고 적혀 있다.

며칠 전 뉴욕 타임스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재교육 수용소를 탈출해 카자흐스탄으로 피신한 위구르인과 카자흐인들을 어느 여성 기자가 인터뷰한 내용으로 특집 기사를 꾸몄다. 그 여성 기자가 마주한 현실은 ‘직업 학교’라는 사탕발림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것이었다. 기사 내용을 보자. ‘어떤 남성은 경찰서 지하에 감금되었고 한쪽 귀의 청력을 잃을 때까지 폭행당했다.’ ‘발에 족쇄가 채워진 채로 십자가에 못 박히듯 매달려진 사람들도 있었다.’ 고문 기구인 ‘호랑이 의자’에 수감자들을 묶거나 사슬에 매거나 잠을 재우지 않는 정도는 일상이었다. 무슬림 수감자들은 ‘종교 포기를 강요’받았고 ‘매일 밤 강제적으로 재교육을 통해 계몽될 기회를 주신 시진핑에게 감사를 표현해야’ 했다. 그 여성 기자는 또 성적 유린에 대한 증언 역시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증언들은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지난주,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는 어느 학생이 보통은 매우 적극적으로 성적 유린을 비난했던 컬럼비아 대학 학보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대해 발행한 기사에서는 고문과 강간에 대한 보도를 배제한 것을 비판하면서 관련 논쟁이 촉발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논쟁에서 빠진 것은 중공이 실시하는 ‘재교육’의 일환으로서의 강간은 새로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티베트인들은 티베트에 존재하는 ‘재교육 수용소’에서도 강간이 일어난다는 점에 대해 이미 오래 전부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 똑같은 수용소가 티베트에도 존재하며 심지어 이름마저도 똑같은 것이다. 티베트어로는 롭소 요상 테이네이 캉(སློབ་གསོ་ཡོ་བསྲང་ལྟེ་གནས་ཁང་), 한자로는 교육전화(教育轉化)라고 부르며 이런 기관들의 통상적인 번역어가 바로 ‘재교육 수용소’이다. 그러므로 신장의 재교육 수용소에서 나오는 끔찍한 이야기들이 티베트의 재교육 수용소에서도 나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2018년, 저명한 티베트인권민주센터는(Tibetan Center for Human Rights and Democracy) 티베트 자치구 나취(那曲)지역 쒀(索)현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된 적이 있었던 불교 승려에 대한 보고서를 간행했다. 그곳에는 일반 불자들은 물론이고 남승(비구)과 여승(비구니)들도 수감되어 있었는데 그들 모두는 몸이 파김치가 되도록 군사 훈련을 받아야 했고 달라이 라마를 비난하고 중공 찬양가를 부르도록 강제되었다.

증언집을 낸 승려에 따르면 군사 훈련이 끝난 뒤에는 여성들, 특히 비구니들이 몸이 녹초가 되어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적 유린이나 강간을 당하곤 했다. ‘수많은 비구니들이 군사 훈련 중에 정신을 잃습니다.’ 승려의 증언이다. ‘관리들이 툭하면 그런 비구니들을 건물 안으로 끌고 가 안에서 가슴을 주물럭거리고 온몸을 더듬는 것을 제가 분명히 보았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나면 간수들도 그 비구니들의 감방에서 밤을 보내곤 했다. 그 승려는 ‘관리들이 비구니의 침대에서 의식을 잃은 비구니를 밑에 깔고 그 위로 엎드리는’ 짓을 저지른다는 여성 수감자들의 목격담도 전했다.

이에 항의라도 하는 사람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 그 승려는 ‘전기 곤봉으로 의식을 잃을 때까지’ 사람들이 지독하게 구타당했다고 적었다. 승려의 기록을 좀 더 보자. ‘관리들은 그런 사람들의 얼굴에 물을 끼얹어 의식을 깨우곤 했습니다. 이렇게 의식을 잃고 깨어나기는 한동안 반복되었으며 마지막에 이르면 관리들은 검은 플라스틱 파이프로 때리고 온몸에 물을 끼얹고는 다시 전기 곤봉으로 한 동안 더 구타하는 것으로 끝을 내곤 했죠. 그러면 곧 검푸른 자국들이 나타나고 사람은 빈사 상태가 됩니다’.

간수들은 강간으로만 육욕을 채우는 것이 아니다. 가톨릭 일간지, 라크루아(La Croix International)의 보도에 따르면 강간 그 자체는 일단 이렇게 ‘더럽혀진’ 비구니들이 수도원으로 돌아가 수도사의 삶을 재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만드는 ‘재교육’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라크루아는 비구니들에 대한 강간이 티베트 재교육 수용소 체제의 일부가 된 지는 이미 수십 년이라고 보도했다.

여타 금지 종교 단체의 여성 양심수들 역시 강간을 당한다. 파룬궁의 보고에 따르면 중국 감옥에서는 파룬궁 여성 수련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적 유린이 조직적으로 벌어진다. 나는 전능하신하나님교회에 관한 책에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경찰 여러 명에게 강간을 당했고 학대와 고문의 후유증으로 사망한, 전능하신하나님교회의 신자였던 장구이즈(姜桂枝, 1966~2013) 자매에 관한 문서가 그 증거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무슬림 여성들 역시 이 재교육 정책의 다음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신호는 이미 한둘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