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신장에 관한 중국 공산당의 거짓말: 이지즈의 이야기

세계를 향해 위구르인들은 박해를 받지 않는다며 떠들던 중국은 축구 스타 메수트 외질로부터 뼈를 때리는 지적이 나오자 대 역전극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봐야 더 많은 거짓 뉴스일 뿐이다.

루스 인그램(Ruth Ingram)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외질 지지 글

드디어 그들이 찾아왔다.

“엄마, 아빠, 왜 울어?” 지난주 이지즈의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서로 포옹하는 부모에게 물었던 말이다. 그리고 곧장 이지즈는 고향집의 문밖으로 끌려나갔다. 무슨 이유인지, 어디로 가는 것인지, 그들은 슬프고 당혹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그의 아내와 아이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해 주지 않았다.

2016년 8월, 티베트에서 잔혹한 탄압으로 악명이 자자했던 천취안궈(陈全国)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로 부임하면서 제대로 휘몰아친 일제 검거의 광풍으로 150만 명의 위구르인이 체포되었을 때도 이지즈는 2년 6개월이나 공산당의 레이더를 피했었다. 대다수 위구르인들처럼 그 역시 한밤중에 문 두드리는 소리가 자신의 집이 아니라 다른 이웃집에서 났다는 사실에 늘 미안하면서 다행으로 여기던 터였다. 그는 친구와 친지가 느닷없이 사라지고 때로는 행방조차 전혀 알 수 없게 되는 끔찍한 상황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살았다. 그러다보니 항상 시선을 아래로 깔았고 어디 멀리 돌아다니지도 않았으며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애간장을 태우는 삶을 이어갔다.

그랬음에도 지난 화요일 새벽, 마침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날이 밝기도 전에 거친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다섯 명의 남자가 밀치며 들어온 것이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들은 이지즈에게 동행을 요구했다. 바로 전날,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쉐커라이티 자커얼(雪克来提·扎克尔) 의장이 기자들을 모아놓고 ‘자발적으로’ 재교육 캠프에 입소했던 위구르인들은 이미 모두 졸업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이 말은 이지즈의 집에 한무리의 경찰이 들이닥치고 그를 체포한 것으로 완전한 거짓말임이자명해진다. 저항해 봐야 모두에게 좋을 것이 없었으므로 이지즈는 조용히 따라나섰다.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이후 그의 소식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위구르인일 뿐, 무슬림인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지하드 소속이 아닌 것은 분명하며 그 어떠한 불법 행동에도 연관된 적이 없다. 그는 조용하고 법을 준수하며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매일 일터로 향하는 가정적인 남자였다. 그러나 다짜고짜 아무나 체포하여 투옥하거나 불법 구금하는 현 정권에게 이런 설명이 통할 이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자신이 곧 법이자 절대 권력인 까닭이다.

목소리를 높인 축구 스타

수많은 재교육 수용소가 왜 존재하게 됐는지 그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있는 4백 건이 넘는 문서가 유출되자 중국 당국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문서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악의적이다’는 둥 그 진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국제적으로 쏟아지는 비난을 맞받아치는 동시에 재교육 수용소를 ‘범죄자들을 전향시키고 개조하는’ 훌륭한 프로그램으로 미화하고 그에 동의하지 않는 모든 의견을 오히려 ‘가짜 뉴스’로 몰아가고 있다. 이번 주, 아스널의 축구 선수인 메수트 외질(Mesut Özil) 때문에 중국이 발끈한 것이 좋은 사례이다. 투르크계 독일인 무슬림인 외질이 중국에서 위구르인에 대해 자행되는 불법 구금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비난하자 중국 당국은 신속한 보복에 나섰고 중국 팬들도 서둘러 각자의 계정에서 외질을 삭제했다. 중국 전역의 대다수 한족 중국인들처럼 신장에는 가 본 적도 없고, 위구르인이라면 TV에서 나와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 외에는 본 적도 없으며 그저 중국 당국이 통제하는 언론에서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하는 그런 팬들이었다. 미국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는 트위터를 통해 외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으나 외질의 소속팀인 아스널은 모든 것이 그저 외질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며 발 빠르게 선을 그었다. 인권이라는 원칙보다는 크나큰 돈줄이 되는 중국 시장이 더 중요한 일반 기업들처럼 축구 클럽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중국이 통제하는 중국 방문

중국 국영 언론사인 신화사 소속 언론인들은 일제히 세계 언론인들을 상대로 궁금하면 신장에 와서 직접 확인하라고 도발하고 나섰다. 올해에만 이미 90개가 넘는 나라에서 1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악명이 자자한 재교육 수용소로 소개된 시설을 방문했다. 주최 측은 그곳을 “교육 훈련 센터”라고 소개하며 미리 준비된 다양한 구실과 신장 전통 춤으로 환대했다. 중국 정부가 붙여준 통역을 통해 수용자들을 인터뷰하면서 하나같이 “저는 이곳 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합니다!”와 같은 대답을 듣고 나면 진실을 확인하러 간 사람들이 속아 넘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 듯 하다.

그러나 행간을 들여다보면 수감자들은 서투른 중국어로, 한 마디라도 잘못 말했다가 받게 될 혹독하고 고통스러운 처벌을 떠올리면서 정부에서 일러준 거짓말을 읊는 것이 분명하고 중국은 이를 통해 신장에는 자유를 제한한 적도 박탈한 적도 없으며 위구르인들의 권리는 완벽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뻔뻔한 중국의 기만술은 자동소총을 든 경찰들에 의해 새벽에 집 밖으로 끌려나와 얼굴에 두건이 씌워지고 수갑을 찬 채로 재교육 수용소로 이송되어 기약 없는 세월을 보내야 하는 당사자에게는 너무도 뻔한 술책일 뿐이다.

수많은 중국인들이 중국 정부가 비난받는 것이 ‘가슴 아프다’면서 재교육 수용소는 여러 문제를 안고있는 신장 지역에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정당화한다. 그러나 사실, 그들의 그 정부는 이런 방식을, 인권을 탄압하는 다른 여러 나라에 수출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족 중국인에 대한 단속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 신장에 사는 수많은 한족 중국인과 이야기해 보라. 대다수가 신장에 화합과 평화를 가져온 중국 정부의 노력을 칭찬할 것이다. 신장에 거주하는 어느 한족 여학생의 경우, 지난주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에서 방영한 두 편의 영상을 보고 그녀의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렸다. 신장이 사실상 전쟁 상태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이 다큐멘터리 영상은 이 박사 과정 여학생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고 그녀는 수백만 명의 위구르인을 불법 구금하는 행위가 예방적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정부의 입장을 일말의 의심도 없이 믿게 되었다. 몇 초마다 폭탄이 터지고 끔찍한 칼부림이 난무하는 그 영상들은 전투복을 입은 무슬림 지하드 군인들이 신장의 길거리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것이 일상인 듯한 느낌을 준다. 중국의 언론 담당 부서가 신장에서는 살아본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 그나마 신장이 아직 탈이 없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그 지역을 강하게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라는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펼치는 전면전이 먹히고 있는 것이다.

이 학생 역시 그간 그녀의 위구르인 친구들이 사라지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정부가 저지르는 그 어떤 행위도 용서할 수 있는데 그래야 그녀가 사랑하는 그 땅이 ‘친절하고 솔직한 사람들로 가득차’ 진정한 화합을 이룰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회적 개조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며 일부에게는 심각한 고통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녀의 글을 이렇게 끝맺고 있다. “개의치 말자! 감수하자! 힘내자!”

그러나 영어 이름이 멜리사(Melissa)인 이 여성뿐 아니라 그저 컴퓨터 앞에 앉아 손가락만 까딱거려 안 지식으로 중국의 초법적 박해를 지지하는 모든 한족들은, 멜리사가 위구르인들은 감수해야 한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주장하는 그 고통이 무엇인지를 전혀 알지 못할 것이다.

중국 공산당조차 감출 수 없는 진실

나는 내 위챗 친구들의 목록을 정기적으로 살펴보는 버릇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내 시선은 작가이자 민속 수집학자이며 내가 사랑하는 친구인 라힐 다우트(Rahile Dawut)가 나선형 계단을 고개를 들어 응시하는 사진을 바라보곤 한다. 그녀가 행방불명된 후 2년째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사진이다. 내가 만나서 커피나 같이 하자며 마지막으로 건넨 말은 아무런 대답도 받지 못한 채 그대로 시간 속에 박제되어 있다. 나는 서점을 운영하던 친구의 생사도 찾아 헤매고 있다. 그의 온라인 글 역시 2017년 5월 이후로는 올라오지 않는다. 그리고 한 젊은이가 있다. 독학으로 시를 비롯해 많은 것을 스스로 공부한 그는 어느 날 납치되어 재교육 수용소라는 미로 속으로 사라졌고 그의 아들은 국영 고아원으로 넘겨졌다. 그리고 여전히 용감하게 글을 올리는 친구들이 있지만 그 내용은 직설적이거나 함축적이다. 그리고 수용소에 갇혔다가 풀려난 뒤로는 허락된 눈곱만큼의 자유에 만족하기로 한 친구들도 있다. 그리고 5년 동안 정부가 운영하는 공장에 다닐 수밖에 없는 친구도 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재회할 날만을 세는 친구들도 있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1,356일이라고만 되어 있는 게시글, 이렇게 매일 날짜를 세기만 하고 있다.

나를 완전히 삭제한 계정은 너무도 많아 셀 수조차 없으며 화장품이나 음식을 판다는 글만 주야장천 올리는 친구들도 있다.

“미국의 거짓말은 사실과 진실 앞에 무너질 것입니다.” 지난 9월, 중국 외교부 대변인 겅솽(耿爽)은 유엔에서 곁다리로 열린 어느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내 주변에서 내가 직접 목격하는 사람들의 실상은, 그게 한 명이든 두 명이든, 열 명이든 스무 명이든 모두가, 바로 내 눈 앞에서 펼쳐지며 중국 공산당의 ‘거짓말’과는 정반대되는 또 다른 ‘사실과 진실’의 사례들이다. 이게 거짓말이라면, 장담컨대, 이지즈와 그의 가족들은 그 거짓말이 진실임을 증명하기 위해 그들의 목숨이라도 내어놓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