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코로나바이러스의 탈중국화: 중국 공산당은 어떻게 역사를 왜곡하는가

중국의 비밀 문서들은 외교관과 요원들에게 코로나19를 ‘이탈리아 바이러스’라 부르고 그 바이러스는 우한(武漢)시에서 발발한 것이 아니며 시진핑을 코로나19를 무찌른 영웅으로 칭송하라고 지시한다.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는지에 관한 선전 도서가 조만간 출시되며 곧 여러 언어로 번역될 것임을 홍보하는 광고 (트위터)

며칠 전, 이메일을 열어 보니 중국인 동료가 보낸 메시지가 와 있었다. 내가 ‘이탈리아 바이러스’에 걸리지는 않았는지 안부를 묻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와 관련하여 나는 ‘이탈리아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이때 처음 들었다. 그리고 곧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메일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인 중에는 중국인 친구로부터 ‘일본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느냐고 묻는 메일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은 종교를 비롯하여 모든 것을 ‘중국화’하려고 한다. 그런데 ‘탈중국화’하려는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바이러스다. 이를 보여 주는 증거 사례도 있다. 중국에 전혀 적대적이지 않은 가톨릭 좌파 일간지 라크루아 인터내셔널(La Croix International)이 3월 9일, 조사 보고서 하나를 발행했는데 일주일 전에 세계 전역에 산재한 중국 대사관 직원과 조력자들에게 내려진 비밀 지령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들은 중국에 우호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했다는 말을 하지 못하게 설득하는 동시에 ‘바이러스가 우한시에서 창궐하긴 했으나 애초 어디에서 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현재 바이러스의 진짜 진원지를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라고 주장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사관 직원들은 바이러스가 사실은 해외에서 기원하여 중국으로 들어온 것일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등 여론을 ‘호도’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다. 또한 도쿄 주재 대사관은 코로나19에 대해 ‘일본 바이러스’라는 표현의 사용을 장려하기 시작했다거나(일본 언론은 이 내용을 부인함) 여타 중국 소식통들은 ‘이탈리아 바이러스’나 ‘이란 바이러스’라고 말하기 시작했다는 내용도 찾아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서구 세계가 일체 가능한 조치를 취해서 해외 거주 중국인들 대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는 근거 없이 불거진 언론에 따른 인종차별을 받지 않도록 중국인들을 지키기 바란다. 사실, 해외 거주 중국인 대다수는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다. 나의 중국계 이탈리아인 지인들 중에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으며 최근 수년 동안 중국에는 가 본 적도 없지만 식당을 비롯해 여러 공공장소에서 괴롭힘을 받고 차별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은 좀 다르다. 중공은 온갖 선전을 통해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생겨나 중국으로 유입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태가 처음 발발했을 때 정권이 즉각 인정하지 않고 수주 동안 재난의 규모에 대해 거짓말로 일관하면서 사태가 훨씬 나빠지게 된 것을 감추려는 수작이다.

중공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바이러스에 자칭 완벽하게 대응한 것을 두고 전 세계가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는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중공 관영 언론들은 서구식 민주주의는 정부의 힘을 제한하기 때문에 민주 국가들은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처럼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식의 설명을 반복적으로 늘어놓는다. 중국식 비민주적인 시스템의 우월성이 다시 한 번 증명되었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시진핑이 ‘대국 지도자다운 탁월한 영도력’으로 어떻게 바이러스를 퇴치했는지를 보여 주는 책이 출간되며 그 책은 곧 6개 언어로 번역될 예정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신화사에 따르면 그 책은 전 세계에 ‘중국 공산당의 리더십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체계의 탁월한 강점’을 증명하는 동시에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중공중앙위원회의 중앙집권적이고 통일화된 리더십’이 어떻게 바이러스에 맞선 ‘대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는지를 보여 준다. 이 모두는 중공의 중앙선전부에서 한 말 그대로다.

이것은 중공 가짜 뉴스의 교과서적 사례다. 사실, 이번 전염병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중공의 거짓말과 재난 인식 결핍에 따른 발표의 지체다. 스티브 창(Steve Tsang) 런던대 중국학연구소 소장은 라크루아 인터내셔널의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에서 중공은 항상 진실과 역사를 마음대로 다루는 존재인지라 현재 바이러스와 관련하여 자기들이 애초부터 진실을 숨겼다는 사실을 부인하려 합니다. 중공 관리들은 그들이 틀린 것이 분명한 때조차도 옳다고 우기죠. 중국에서는 저들이 ‘진실’이므로 우리는 서구에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중공 선전의 실체를 까밝히는 것은 민주 국가에 사는 우리의 과제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