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위구르인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비위구르인 활동가들의 이야기

유대인 요세프 로스(Yosef Roth)는 유대교인으로서, 자신은 탄압받는 무슬림들이 고통속에서 벗어나도록 애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코비 존슨(Corby Johnson)과 위구르 결기회(Uyghur Rally)를 공동 창립했다.

2019년 5월 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결기 대회

마르코 레스핀티(Marco Respinti)

무신론적 편견이 초래한 박해에 있어서는, 때때로 종교 단체의 최악의 적이 다른 종교적 신념을 지닌 여타 종교 단체인 경우들이 있다. 상호 경쟁과 공격은 흔히 충돌, 배신, 박해 집행자와의 결탁을 초래하고, 불가피하게 이 모든 것은 결국 무고한 자들에게 가장 큰 고통을 준다. 안타깝지만 이는 사실이다. 루터교 목사인 마틴 뉘밀러(Martin Niemöller, 1892 ~ 1984)가 지은 유명한 시에 담긴 불후의 글귀들과 개념들이 오늘날 중국에서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고 매일같이 새롭게 재연되고 있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상황은 도덕적으로 끔찍하면서 전략적으로 볼 때 근시안적이다.

반면, 비터 윈터를 위해 활동하는 우리들은 비록 일부일지언정 작은 안식처가 되어주는 현실에서 작지만 강력한 위안을 매일같이 경험하고 있다. 바로 서로 다른 종교 단체에 속한 사람들이 진실되게 공조하고 심지어 무신론자들조차 서로서로 돕고 서로를 위해 증언하며 진실과 정의를 위한 공동 투쟁을 벌이기 위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투쟁하는 모습을 목격할 때이다. 단지 로마 가톨릭교에서만 한정되지 않은 도덕적 권위자 프란체스코 수도회 교황은 ‘피의 교회일치론(ecumenism)’을 종종 언급해왔다. 이것은 슬픔, 역경, 고문, 심지어 죽음까지 동일한 운명을 공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저절로 생겨난 견고하고 진정한 형제애를 의미한다. 많은 이들의 인정을 받고 있는 비터 윈터의 활동 노력들이 무엇을 이루어냈고 현재 무엇을 이끌어 내고 있는지를 이보다 더 잘 묘사해줄 문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물리적으로 피를 흘릴 순교자들이 반드시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한 헌신의 대가 없이 이루어진 거라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다른 몇몇 중요한 사실들이 입증해주듯이,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유대인들은, 또 다른 민족 및 종교 단체를 박멸하기 위해 자행되는 문화적·민족적 제노사이드에 맞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며 공개적으로 나섰다. 자신들과 매우 다른 단체, 바로 위구르 무슬림들을 위해서다. 유대인들은 쇼아(Shoah, 홀로코스트)를 통해 인종 청소라는 비극을 겪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런던의 유대인들은 마치 자신들만이 그러한 고통이 허용된 자들이며, 혹은 자신들의 고통이 다른 이들의 고통에 비해 더 우월하다는 등 자신들의 슬픔과 분노를 철저히 자신들에게만 귀속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이 런던의 유대인들은 모든 제노사이드가 그 자체로 독특한 양상을 지닌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면서도 세계가 다른 집단을 불태워 파멸로 몰아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다. 이들의 열정적인 헌신에 대하여 본지 독자들은 당연히 감사함을 가질 것이다. 무슬림들을 옹호하고 나선 유대인들. 이는 매일같이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번 일어나면 그것은 새날이 밝을 것이라는 분명한 조짐인 것이다.

2019년 5월 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결기 대회

두 명의 로스 이야기, 그리고 더 큰 용기

최근 요세프 로스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같은 냉기를 느꼈다. 그의 이름은 합스부르크(Habsburg) 제국 멸망기의 음유시인인 오스트리아의 위대한 작가 요제프 로트(Joseph Roth, 1894~1939)와 단지 철자 두세 개만 다를 뿐이다. 요제프 로트는, 아버지와 같이 서로 다른 수많은 민족의 사람들, 종교들, 문화들을 마치 한 가족처럼 단결시킨 로마 가톨릭 제국의 능력에 사로잡혔다. 고상한 법 철학자이며 오스트리아의 또 다른 저명한 유대인인 토마스 차이모비치(Thomas Chaimowicz, 1924~2002년)는 현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아이겐 묘지(Aigen Cemetery)에 묻혀 있다. 그는 키파(유대인들의 전통모자)를 쓰고 로마 가톨릭 교인인 아내와 함께 로마 가톨릭 합스부르크 제국을 위해 기도를 드리기도 했는데, 그는 합스부르크 제국이 유대인을 지켜줬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의 요세프 로스는 뉴욕시에 살고 있는 미국 국적자다. 요제프 로트와 유사하게도, 요세프 로스는 유대인들이 나서서 박해에 고통받는 다른 종교 단체들을 보호해야만 함을 전적으로 확신한다. 다시금 놀라운 점은 이 두 단체간의 방대한 신학적 차이점은 차치하고라도 두 단체간의 모든 역사적 갈등 상황들에도 불구하고서도 타 종교 단체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스가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나선 민족은 위구르인들이며 이들의 종교는 물론 이슬람이다.

바로 이 점이 이 이야기에서 첫 번째로 놀라운 점이다. 두 번째로 놀라운 점은 요세프 로스의 태도가 피상적이라거나 대세를 따른 것이라거나 심지어 유치하게 ‘우리를 포용하라(embrassons-nous)’는 의도를 갖는 것이 아니고, 그의 믿음인 유대교가 진실한 것이며 타인의 믿음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는 깊은 신념에서 나온 태도라는 점이다. 마치 위구르 무슬림이 자신의 무슬림 신앙을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요세프 로스는 위구르 신앙인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일은 진정한 유대교 신자가 되는 것에 포함된다고 말한다. 그는 “제 스스로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들이 신앙의 자유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로스는 매우 젊은 청년으로 뉴욕 소재의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Mount Sinai School of Medicine in New York, 현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의 대학원생이다. 또한 그는 뉴욕에 있는 랍비 이삭 엘캐넌 신학교(Rabbi Isaac Elchanan Theological Seminary)의 랍비 학생이다. 탄압과 부당함에 맞서, 타종교의 민족을 돕기 위하여 그는 작년 말에 위구르 결기회라는 단체를 창립했다.

이러한 모험을 함께 하는 그의 파트너 코비 존슨 여사는 오리건주 시애틀 출신으로 이 단체의 공동 창립자이다. 그녀는 그러한 배경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지난 4년간 대부분의 시간을 중앙 아시아에서 보냈다.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말할 수 있게 된 그녀는 키르키스스탄에서 러시아·영어 통번역가로 활동하며 대형 스포츠 행사, 대학교, 그 다음엔 여행사를 위해 일했다. 현재 그녀는 뉴욕 소재 대학교인 뉴스쿨(New School)의 국제학과 석사 과정인 문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19년 5월 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결기 대회

미국의 두 기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부족한 용기

존슨 여사는 비터 윈터에 “심지어 우리는 위구르인도 아닌데 왜 요세프와 저와 같은 사람들이 위구르인들의 권리에 관심을 갖는 걸까요? 위구르인들이 처한 불운한 운명은 언론 매체들의 관심을 주목시킨 큰 이슈입니다. 그러나 정작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어요. 신장(新疆) 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규모가 엄청나서 이러한 부당함을 간과하고 넘길 수 없을 정도죠.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이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 미국인들로부터 아주 먼 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별반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그렇지가 않아요.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 협력하여 이러한 기술들에 투자를 해왔고, 이는 중국 내 수용소들이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의미해요. 무시하고 넘길 만큼 그리 먼 곳도 아니고요. 즉, 중국 내 수용소들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인들이 바로 이곳 미국에서부터 행동을 취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예요”라고 말했다.

위구르 결기회는 2월 5일에 뉴욕에 소재한 UN 미국대표부(US Mission to the UN) 밖에서 첫 행사를 주관했다. 존슨 여사는 “우리는 이 사안이 언론에서 다루어진 이후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은 것을 보고는 큰 좌절감을 느꼈죠. 다시 말씀드리자면 수용소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감금되어 있는 것은 소소한 사건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기꺼이 행동에 나서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것은 참으로 실망스러워요. 그래서 우리 스스로 무언가를 행하기로 결심했어요”라고 설명했다.

5월 3일, 위구르 결기회는 워싱턴에서 두 번째 공개 행사를 주최했다. 이번 행사는 표적 제재를 통하여 위구르인 탄압에 맞설 것을 미국의 정책 공무원들에 촉구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행사였다. 이러한 제재는 미국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가 제안한 것과 동일한 노선을 취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CECC를 행동하게 만든 그 용기가 미 재무부에 의해 차단되고 있다.

왜 미 재무부가 이 사안을 담당하는 것일까? 그것은 2017년 12월 20일에 미 대통령의 행정 명령으로 미국의 표적 제재 권한을 미 재무부에 위임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CECC가 고안하여 제안하고 있는 미국의 표적 제재를, 특히나 신장 자치구를 통치하는 공산 당국에 맞선 표적 제재를 미 재무부가 왜 막아서는 것일까? 그것은 표적 제재라는 방안이 무역 협상으로 대체되어왔기 때문이다. 늘 그렇듯이 돈을 따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구르 결기회를 통하여, 탄압받는 자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요세프 로스와 코비 존슨 같은 인사들, 이들의 측근자들과 지지자들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다. 당신이 꼭 위구르인이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