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신장 자치구를 옥죄는 디스토피아적 현실

테러를 뿌리 뽑는다는 취지의 가혹한 조치들이 평범한 위구르족의 삶을 감시와 공포라는 매일매일의 악몽으로 바꾸어 놓았다.

루스 인그램(Ruth Ingram)

월요일 오후였다. 중국 북서쪽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주도(主都)인 우루무치(烏魯木齊)시에서는 호루라기의 삑삑대는 소리가 열 차례에 걸쳐 긴박하게 울려 퍼졌다. 티셔츠 차림으로 대형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는 잡다한 대원들은 위구르족 노점상들로, 이들은 머리에 철모를 쓰고 방탄 조끼를 입고 폭동 진압용 방패를 쥐어 든다. 그들은 가게 밖으로 뛰쳐나와 중앙 광장에 집합한다. 맹렬한 호루라기 소리가 다시금 여러 차례 울려 퍼지고 그들은 한 가계 입구 주변으로 대거 모인다. 거기에는 별로 의심할게 없어 보이는 옷가지들이 목재 상자 위에 무더기로 쌓여 있다. 들어올린 방망이를 일제히 옷 더미를 향해 맹렬하고 난폭하게 내려친다. 방망이를 위 아래로, 위 아래로 휘두르는 행위는 옷 더미가 난폭한 구타에 굴복이라도 할 때까지 계속된다. “적”을 완파한 후에야 이들 ‘대대’는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와 열을 맞춘다. 열의가 과하게 넘치는 무리의 리더는 정부를 향한 자신의 진심 어린 지지를 입증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워 큰 목소리로 대원들에게 지령을 내리고, 지역 경찰관은 자신의 구역에서 실제 훈련이 진행되었음을 입증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그러고 나서야 이들은 해산할 수 있었다. 한 시간 뒤, 이러한 훈련이 다시금 반복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가게가 표적이다. 이날 이 같은 훈련이 신장 자치구 전역의 대부분의 쇼핑 센터들과 상점가들에서 종일 수행된다. 그러나 대원들이 안주하지 못하도록 훈련 방법은 결코 예상이 불가능하며 일정치 않다. 모든 상점주들은 열 명씩 한 무리를 이루어 호루라기를 불어대는 리더와 부 리더의 지시를 따른다. 대원 모두는 서로서로를 감시하며 누군가 대열을 이탈하는 경우 모두 다같이 그 대가를 동등하게 치러야 한다. 삼엄한 경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루무치의 뒷골목 노점상들이 ‘무기’ 훈련을 마친 뒤, 지역 경찰이 이들의 사진을 찍고 있다. 2018년 8월

신장 자치구 전체가 전시 태세를 취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는 여타 전쟁들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 전쟁은 “테러에 맞서는 민중 전쟁”으로 평범한 시민들이 상호 감시와 통제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강제된다. 이러한 대규모의 시민 동원은 오직 중국에서만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적은 그 어디에도 없으며 동시에 도처에 만연한다. 정의할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다. 적은 사람의 안에 내주한다.

그러나 중국적 색채를 띤 이 모호한 “전쟁”의 규칙에 따르면, 시민들은 본색을 드러내야만 한다. 그들은 함께 “동참”하거나 아니면 “불참”해야 한다. “동참”한다는 것은 시진핑 주석의 미래 비전(중국이 자국의 힘으로 글로벌 정치, 경제, 군사 강국으로 거듭나 세계 중심으로 부상하는 것)에 온 열의를 다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다.

모든 이들이 테러와의 전쟁에 징집된다. 심지어 가게 보조 인력인 젊은 여성도 의무적으로 붉은 완장과 방탄 조끼를 착용하고 있다. (2017년 여름)

“불참”하는 것은 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재교육 수용소”에 억류 또는 그보다 심각한 상황에 처해지게 될 것을 의미한다.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과 “두 얼굴”을 한 위선적인 공무원이라는 꼬리표(겉으로는 듣기 좋은 말을 하지만 속은 반역자)가 붙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태도이다. 이에 대한 가장 가혹한 처벌들이 마련되어 있다.

사막과 산들로 이루어진 이 광활한 지역에서 지난 2년 혹은 3년 동안 서서히, 점증적으로 무슬림 지역의 군사화가 시민들 속으로 파고들었고 이제는 이러한 군사화가 거의 일상적인 것으로 보일 정도다. 사람들은 예전의 삶이 어땠었는가를 잊고 있다. 모든 대화의 자가 검열은 이곳 사람들의 제2의 특성이 되었다. 줄 서 있는 사람, 식당과 대중 교통 이용자가 혹시나 사복 경찰은 아닌지 아니면 열성적인 밀고자는 아닌지 하는 실마리를 가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공공 장소 또는 심지어 지역 카페들 도처에 카메라들이 있으며 도청 장치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가 나누는 대화, 그리고 일행의 신원이 현장에서 녹화된다든지 혹은 인근 경찰서로 곧바로 전송되고 있다든지 하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

2017년 11월, 신장 자치구 남쪽의 ‘내부 안보’를 구축하기 위해 야전포와 탄약 보급 트럭들이 허톈(和田) 지구를 향해 기차로 이동 중이다

위구르족의 억눌린 분노가 폭발해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내고 사흘 뒤에는 한족 중국인들 수천 명복수를 위해 도끼 자루를 휘두르며 거리를 행진했던 2009년 우루무치 폭동 사건(7·5 사건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래로, 도처에 감시 카메라들이 설치되어왔다. 거리에 경찰력 배치가 현저히 강화되었고, 우루무치 내 거리 100 미터 마다 자리한 경찰 대열을 지원하기 위해 후방에 배치된 소그룹 경찰들도 볼 수 있다. “매일 내가 다니는 대학교에 걸어가면서 경찰 수를 세고는 했다. 500 미터 내에 경찰이 백 명이나 있었다.”라고 압둘라(Abdullah)는 말했다. 그는 또한 우루무치 주변의 다른 경로들도 유사한 상황임에 주목했다.

그러나 그러한 “새로운 일상”은 2014년 5월 다시금 극적인 변화를 맞았다. 이른 아침, 대부분 고령의 한족들이 운영하는 상점들이 모여 있는 우루무치 시내에서 폭발물을 실은 오프로드 차량 두 대가 폭발하여 31명이 죽고 9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격 이후 곧이어 우루무치 기차역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즉각 일상의 자유에 대한 집중 단속이 시행되었다.

지역 시민군 장비(2018년 허톈 지구)

다채로운 거리 볼거리, 먹거리 야시장, 상가, 야외 카페들로 유명한 도시는 이제 저녁 시간이 되면 유령 도시와 흡사했다. 모든 길, 골목, 도로에 이중 방어 장벽이 세워졌고, 상인들은 장벽 사이의 협소한 공간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길거리 청소부들은 모스크, 학교, 공공 건물, 경찰서 밖에 설치된 튜브형 거대 바리케이드에 노랑, 검정, 초록, 또는 보라 색깔 줄무늬를 페인트로 칠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페인트가 강렬하고 산만하게 칠해져 있으며, 밤사이 설치된 차량 진입 방지용 말뚝이 있는 길가 끝자락은 특히 공들여 페인트칠이 되어 있다. 말뚝들 사이사이가 너무 협소해 배달용 스쿠터는 더 이상 이곳을 통과할 수 없다. 곧 업주들은 대책을 세워 이곳을 통과할 수 있는 긴 형체의 오토바이를 이용해 이러한 체계를 피해갔다. 평범한 스쿠터들이 사실상 밤사이에 사라져버렸다. 새로 등장한 변형된 오토바이들이 폭탄을 운반하는 데 사용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즉시 이 오토바이들도 일체 금지되었다. 그러자 즉각 배달을 위한 산악자전거들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우루무치의 붉은 중국 국기 아래의 그늘에 있는 모습

주거 지역들 그리고 서로서로 이어지는 빽빽한 골목길들이 차단되기 시작했으며, 상단에 철선이 설치되어 있는 새로 지은 벽들이 모든 출구를 막았다. 임시방편으로 개구멍 하나 뚫어봐도 무용지물로 사라졌고 곧이어 각 지역마다 경비가 삼엄한 단 하나의 출입 장벽이 마련되었을 뿐이다. 여기에는 도처에 설치된 카메라들뿐만 아니라 얼굴 인식, 신분증 판독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이처럼 축소되는 자유는 2016년 8월에 천취안궈(陳全國)가 신장 자치구에 온 이후에 도입된 수많은 가혹한 새 조치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2017년 1분기 동안, 감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1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와 더불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수용소 건축, 위구르족 시민들의 대거 체포와 억류도 있었다. 신장 자치구 전문가이자 신장 자치구 재교육 수용소의 규모와 장소를 고발한 독일인 아드리안 젠즈(Adrian Zenz)에 따르면, 지역 정부는 지난 2년 동안에만 9만 명이 넘는 경찰들을 신규 채용했다. 이는 이전 7년 채용수 총합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2016년 8월, 소위 “대민 서비스” 경찰서들이 300~500 미터 간격으로 속속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일상적인 도로 위의 시설로 자리잡았다. 최대 20명의 경찰들을 수용한 직사각형의 철골 건물들은, 티베트에서 반대자 진압을 펼친 후 신장 자치구의 새 당서기로 부임해온 천취안궈의 작품들이다. “편리한” 화장실, 우산, 비를 피할 장소, 심지어 병약자를 위한 휠체어까지 제공하는 등 전면에 내세운 이점들에도 불구하고, 위구르족들에게 있어 이 경찰서들은 공포심을 불어넣는다. 한족 동포들에게는 경찰서들이 혼돈의 시기에 안도감을 제공하며 어떠한 위협도 가하지 않는 반면, 위구르족들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휴대폰과 신분증 검사를 받고 검사를 받을 때마다 이제 마지막이라는 왠지 모를 두려움을 항시 지닌다. 수감된 친구나 친척이 있는 자, 무심코 사진, 음악, 의심스러운 앱을 다운받은 자, 고향 경찰서로부터 고향으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계속해서 거부해온 자들에게 있어, 경찰서들이 내뿜는 어둠의 기운은 뚜렷하다. 우루무치에서의 일자리와 삶을 포기하라는 명령에 신경 쓰는 자들 대부분은 도처에 만연한 지역 경찰대에 징집되거나(이 경우 벗어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아니면 실제 수용소에서 위태로운 미래를 맞게 된다. “나는 늘 그들을 피해 다니기 위해 애쓴다.”라고 알림(Alim)은 말한다. 그의 부모 모두 경찰에 연행되었다. “나는 경찰 검문이 두렵다. 검문을 받으면 연행되거나 고향으로 돌려보내질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 우리 가족 중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 나는 어린 남동생 네 명을 보살펴야 한다.”

신장 자치구 동쪽의 투루판(吐魯番)시에 소재한 중소기업 ‘인큐베이터(Incubator)’의 외부에 있는 마오쩌둥 주석 초상화. 신장 자치구 내 마오쩌둥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완장, 금속 탐지기, 폭동 진압 방패가 없으면 상점 주인이나 버스 정류장 감시 요원은 제대로 준비되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이러한 구비 사항을 잊은 자, 가게 손님이 검열을 통과하지 못한 상점 주인은 의당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입구에 정규직 경비 인력을 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점과 식당들은 며칠간 혹은 몇 주간 운영 정지를 당한다. 이러한 의무사항은 소규모 사업주들에게 특히 큰 타격을 준다. “우리는 테이블 6개를 둔 작은 구내 식당을 운영한다”며 압둘라는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새로운 규정이 도입되기 전에 그러잖아도 매출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갑자기 경찰이 나타나 우리 손님들에게 전신 스캐너를 가동시킬 경우에 대비해 입구에 경비 인력을 채용하고 봉급을 지불해야만 한다.” 그는 폭동 진압 방패, 철모, 방탄조끼 등 착용하도록 되어 있는 것들도 일일이 주머니 털어서 구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장 자치구 남쪽 허톈 지구의 가게 주인들, 공예가들, 노점상들 모두가 지난 여름 하룻밤 사이에 예비군으로 탈바꿈되었다. 난(남아시아 지역에서 먹는 납작하고 부드러운 빵)을 파는 사람부터 길거리 청소부, 옥 조각가, 꽃 상인, 이들 모두는 일터에서 위장용 복장에 철모를 쓰고 방탄 조끼를 입은 채 폭동 진압용 방패, 야구 방망이, 신체 억압용 도구들을 항시 준비해놓아야 한다. 그들의 담당 리더가 호루라기를 불면, 그들은 무기를 챙겨 서둘러 대열로 가서 경보 해제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전투 태세를 취해야 한다. 물론 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지만 그들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철모를 쓰고 붉은 완장을 차고 방탄 조끼를 입은 허톈 지구의 꽃 상인. (2018년 여름) 오늘날에는 노부인들만 머리 스카프 착용이 허용된다

칼, 가위 등 무기로 사용될만한 것을 소지하는 것은 금지된다. 위반자는 쇼핑 센터, 공원, 극장, 공공 건물, 종합운동장 등의 입구에 만연해 있는 엑스레이와 금속 탐지기로 곧바로 발각된다. 가는 곳마다 엄격한 가방 검사, 몸 수색, 호주머니 검사 등이 요구된다. 업소용 칼에는 이제 주인의 이니셜을 새겨놓아야 하며, 정육점이든 멜론 가게 주인이든 칼을 도마에 체인으로 연결해두어야 한다.

투루판시의 한 시장에 붉은 깃발이 나불거리고 있다. (2018년 여름)

친척 중에 수감된 자나 해외에 사는 자가 있는 사람들은 특별 관리 대상이다. 건물, 주거 단지, 공공 장소 입구에 설치된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에 이들의 신분증을 갖다 대 판독시키는 단순한 행위만으로 경보가 울리고 네다섯 명의 무장 경비병들이 몰려온다. 그러면 해당자는 가장 가까운 경찰서로 호송되어 공격적인 심문을 받으며, 컴퓨터 검문을 통해 문제 없다는 판독이 있기 전까지 억류된다. 산이나 지역 관광 명소에 당일치기 여행을 가는 것도 이들에게는 최악의 경우 억류로 이어지고, 최상의 경우 대중 버스 승차 거부 또는 리조트 숙박 거부로 이어져 집에 돌아가야 한다. 밤에 운전해서 돌아다니는 것도 또 다른 위험성을 내포한다. 스쿠터나 자동차도 철저한 물품 검사를 거쳐야 하고 운전자들은 신원 증빙 서류와 핸드폰을 검사 받기 때문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 현재 진행 중인 위구르족 시민들 수십만 명의 대거 체포, 억류, 실종의 배경에는 새로운 디스토피아적 “일상”이 깔려 있다. 중국 공산당의 통치 수단은 항상 이러하게 서서히 그리고 비열하게 진행된다.

위구르족을 동족의 ‘악을 근절’하는 데 끌어들이려고 고안된 투루판시의 길거리 선전 포스터. 포스터 옆 글귀는 ‘선량한 사람을 가까이 하고, 악당들과 멀리하다.’는 내용이다.

새 날이 밝으면 또 다른 보안 조치가 자리해 있다. 이러한 조치가 이제는 도시 내 모든 벽 위나 건물에서 흔히 보이는 이중 철선일 수도 있고, 도로 끝자락 또는 주거 단지에 설치된 또 한 무리의 감시 카메라들일 수도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건물 둘레에 설치된 카메라들을 제보하는 이들도 많다. 감시 카메라들은 출입자들을 거주 지역 경찰서 내 감시 화면에 전송한다. “사회에서 우리의 삶 모든 부분이 감시를 받는다.”라고 초등 교사인 툴니사(Turnisa)는 말한다. “친구들도 더 이상 나를 찾아오지 않으며 나조차도 타인에 의한 문제가 발생할까 우려돼 누군가를 초대하기가 두렵다.” 그녀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불신이 자리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내 친구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또는 그들이 우리 집을 방문한 후 떠날 때 얼마나 많은 취조를 받게 될지 내가 어찌 알 수 있단 말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오늘날 우리는 사교 생활 없이 홀로 지낸다. 두렵기 때문이다.”

테러와의 내부 전쟁에 징집된 허톈 지역 고등학교 청소년들이 새로운 스타일의 여름 군복을 입고 있다. (2018년)

새로 도입된 조처가 길거리를 서성거리는 무장 경비대이든지, 또는 버스 정류장의 고령 감시 요원을 위한 새 제복과 무기류, 학교 울타리의 전기화, 학교 교문의 무장 보안 인력 증가이든지 간에, 사람들은 이 모든 게 언제 끝이 날지가 궁금하다. “우리는 그들이 향후 어떤 계책을 고안해낼지 알 수 없다.”라고 지금까지 가까스로 체포를 피해올 수 있었던 상점 주인 투르순(Tursun)이 말했다. 그는 “매일 아침 오늘이 내 자유의 마지막 날은 아닐까 생각하며 일어난다”며 “그들은 언제든 어떤 구실로도 나를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몇 주전 이른 저녁에 영화를 보고 집에 오는 길에 대규모 체포가 수행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마구 끌고가 대형 밴 차량에 태워갔다.”

하복 차림의 허톈 지구 고등학생들 모습. 금년에 여학생들의 치마 착용은 불허되었다

법을 공부하는 셀림(Selim)은 어느 날 밤 자정에 창 밖에서 나는 시끌벅적한 소리를 들었다. “밴 차량 세 대에서 사람들이 대거 내려 경찰서로 연행되는 모습을 한 시간 넘게 지켜봤다. 남자들은 소리를 질러대고 여자들은 비명을 질러대며 아이들은 울부짖었다.” 그는 연행된 자의 가족들이 어딘가로 뛰어가 옷가지와 식량 등을 챙겨 돌아왔으며, 건물 앞쪽 한 방에는 아이들만 수용되어 있는 듯 했다고 말했다. “창문을 통해 보인 아이들 모두는 테이블과 의자에 그저 앉아 있을 뿐이었다.”

우루무치시 중심부에 애국심을 보여주는 빨갛고 노란 꽃들이 빙 둘러 심어져 있는 모습. (2018년)

작년 우루무치에서 선보인 봄과 여름 꽃들의 색이 지닌 당국의 수작은 명백하다. 위구르족들, 이들의 가족들과 자녀들은 바로 다음 순간에 무슨 일이 있을까 하는 절절한 두려움 속에 살아가는 동안, 중국 공산당의 소프트 파워 작전의 일환으로 영광의 붉고 노란 꽃들이 모두가 볼 수 있게 전시되었다. 중국의 색채를 덧입힌 사회주의를 추진해나가고 시진핑의 “중국화”, 소수 민족 균일화, 인종간의 조화라는 새 시대를 예고하는 중국 정부의 확고함이 붉고 노란 신록의 장관 속에 내포되어 있다. 천수국(마리골드), 붉은 샐비어, 붓꽃(아이리스), 튤립 등 다양한 붉고 노란 잎의 관목들이 우루무치시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금년의 이러한 꽃의 향연을 통해 정치적인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곳곳에서는 확성기를 통해 국민 단결을 외치는 애국적인 노래들이 울려 퍼졌고, 길 모퉁이들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들에는 활기찬 군가를 배경으로 군대 행진과 중국의 강력한 군사력을 뽐낸다. 금색 별들로 장식된 중국의 무수한 붉은 국기들이 모든 가게, 학교, 길가 모퉁이, 공공 장소 일대에서 펄럭이고 있다. 당의 확고함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중국 그리고 “중국 색채”를 갖는 온갖 디스토피아적 형태의 삶이 지속될 것이라는 도처에 깔려 있는 메시지를 피해갈 방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