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신장의 두 바이러스: 코로나19와 중국 공산당의 가짜 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까지 퍼지자 중국 공산당은 수감자 전원이 이미 풀려났고 전염병도 통제되고 있다고 여느 때처럼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

루스인그램(Ruth Ingram)

중국 공산당의 노이즈 마케팅: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는 위구르 남성들의 모습이 담긴 옛날 사진이 신장 지역 주민들 모두가 잘 지내고 있다는 ‘증거’가 되고 있다.

희소식이 있다! 신장의 재교육 수용소 수감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전혀 없다. 왜일까? 모두가 ‘졸업’해 현재는 자유롭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주도 우루무치(烏魯木齊)시의 기자 회견장에서 신장 정부 대변인인 엘리잔 아나이트(Elijan Anayt)가 한 말이다.

최근 중국 당국은 소위 ‘직업훈련학교’ 즉 재교육 수용소 수감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해외 위구르 커뮤니티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지만 그마저도 ‘모위 리스트’의 유출에 따라 추락하는 중국의 위신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일종의 발악으로 비칠 뿐이다. 모위 리스트는 위구르인들이 수감된 이유와 근거가 자세히 나오는 비밀 문서로 신장 남부의 위구르인 311인의 사례가 기술되어 있다.

세계 각지의 위구르인 커뮤니티는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하루가 멀다고 치솟는 상황에서 신장에 고립된 수백만 동포들은 그 자리에서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중국 당국이 제시하는 장밋빛 전망을 믿지 않는다.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이 제아무리 신장 위구르인들은 안전하다고 침을 튀기며 말해도 수감된 가족들의 안위에 노심초사하는 해외 위구르인들의 귀에 그 말이 제대로 들어갈 리 없는 것이다. 더구나 사람으로 미어터지는 비좁은 수용소 감방에서 영양결핍과 고문은 일상이고 심심찮게 강간까지 벌어진다는 이야기들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니 수백만 명에 달하는 무고한 수감자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약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로 비칠 수밖에 없다.

해외 위구르 커뮤니티 사람들은 이미 2017년, 저 악명높은 천취안궈(陈全国)가 신장으로 가는 항공편을 폐쇄하면서 고향 친지들과 연락할 길이 모두 끊긴 상태다. 그리고 소위 자발적으로 ‘직업 훈련 학교’에 수감된 인원 대부분이 풀려났다는 증거가 어디에도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게다가 운 좋게 석방된 사람들도 대다수는 공장에 강제 취업하여 과밀한 기숙사에 살면서 노예 노동으로 세계 각지에 팔 옷이며 휴대전화 기계를 만드는 신세이니 사자 입에서 ‘나와’ 호랑이 입으로 들어간 것과 다름없다.

그러자 이번에는 중국일보가 중국의 코로나 전염병 대처 방식을 비난하는 세계의 주류 언론에 맞서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차이나 언센서드(China Uncensored) 등의 보도를 ‘반(反)중국 기레기 기사’로 매도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 역시 때맞춰 2016년, 천취안궈 취임 이후 여태까지 재교육 수용소의 상황을 꼼꼼히 보도해 온 아드리안 젠츠(Adrian Zenz) 박사에 대해 입에도 담지 못할 더러운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중공은 그를 ‘반(反)중국 학자’로 못 박는 한편, 젠츠 박사 개인의 신앙을 조롱하면서 그의 학문적 성실성에 문제가 있다는 둥 논점을 벗어난 보도로 젠츠 박사를 공격하는 두 명의 그레이존(GRAYZONE) 기자에 대해서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놓았다.

신장에 관한 나쁜 소식이 새는 것을 막는 데에만 혈안이 된 신장 정부도 신장과 관련한 모든 정보는 국가 기밀이라면서 신장 지역 전체를 언론 통제 구역으로 묶었다. 그들이 가끔 내놓는 것이라고는 사전에 철저히 검열되어 누구에게나 뻔한 현황 소식들뿐이다.

재교육 수용소에 관한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피하고자 신장 지역 바이러스 감염자 수를 줄이고 있다는 소문들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한 관리로부터 맹렬한 비난을 받았다. 그는 해외의 그런 보도들을 비난하면서 아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바로 앞에서도 등장했던 신장인민정부정보청의 엘리잔 아나이트는 지난 토요일 우루무치시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해외의 ‘동투르키스탄 세력(신장에 대한 위구르인들의 호칭)’들이 퍼뜨리는 ‘끔찍한 가짜 뉴스’를 맹비난했다.

‘신장의 직업교육훈련센터’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전파의 온상이라거나 ‘중국 정부가 수용소에 갇힌 무슬림 1백만 명(사실은 이보다 더 많다)을 쓸어버리는 데 이 신종 바이러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식의 의혹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시작한 이후 신장 정부는 중공중앙위원회의 전염병 예방 통제 관련 결정과 후속조치들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민족에 상관없이 모든 인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에 두고 있습니다.” 아나이트가 기자들에게 말했다.

금요일 자정을 기점으로 “신장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76명이며 사망 환자는 두 명에 불과합니다. 24명은 이미 회복했습니다.” 전 세계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급조한 이 가짜 뉴스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작은 단서는 아나이트 자신이 서구 언론을 매도하기 위해 사용한 한 장의 사진 속에 있었다. 아무런 걱정 없는 행복한 표정으로 찻잔을 앞에 놓고 느긋하게 앉아 있는 위구르 노인들이 나오는 그 사진에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어느 가정집에 함께 앉아 있는 사람들’이라는 캡션이 달려 있었다.

내막을 모르는 순진한 독자들은 이 사진이 사실은 카스(喀什)시에 있는 어느 유명한 찻집 안에서 촬영된 것이고 그 찻집은 노인들이 소일하기 위해 모인 지가 이미 적어도 백 년은 된 곳이라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코로나 상황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진이고 따라서 아나이트의 말은 거짓인 것이다.

중공은 세계에서 그 지역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최근의 상황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겠지만 자신의 눈으로 중공의 만행을 목도했거나 결코 잊을 수 없는 그 악행을 직접 겪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깡그리 잊은 듯하다.

모위 리스트가 ‘지나치게 과장’되었다는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주장이나 ‘동투르키스탄 세력들이 신장과 중국을 이간하려고 꾸며낸 거짓 문서’라며 그 지역인 모위(墨玉)현의 현(縣)장, 메흐무트잔 우마르잔(Mehmutjan Umarjan)의 주장은 오히려 달아날 곳 없는 구석에 몰린 중공의 현 처지를 그대로 드러낼 뿐이다. 재교육 수용소가 테러리즘 및 극단주의와 맞서기 위한 전략의 일부이며 모든 반(反)테러리즘 정책은 철저히 법에 따라 집행된다는 환구시보의 주장은 그 반대의 증거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

중국을 주시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며 애타는 실종자 가족들은 비통한 심정으로 이번 전염병이 자연스럽게 종식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