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해군의 날, 과도한 치안 유지 전시 태세 가동하여 종교인 엄격 통제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해군의 날을 맞이하며 종교인과 위구르인을 ‘위험분자’로 간주해 엄격히 통제하였고,이에 시민들까지 ‘괴롭힘’을 겪고 있다.

리 밍쉬안 (李明軒) 기자

2019년 4월 23일, 산둥(山東) 칭다오에서 중국 해군의 날 행사가 막을 내렸다. 지난 몇 달간 칭다오 당국은 사회 안정을 이유로 칭다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신장 위구르족을 강제 송환하고 종교인들은 정부의 주요 감시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칭다오 청양구에서 발행한 안정 유지 관련 통지문
칭다오 청양구에서 발행한 안정 유지 관련 통지문

종교인들에 대한 엄격한 조사와 종교 시설 폐쇄

비터 윈터가 입수한 칭다오 청양(城陽)구의 통지문에 따르면, 4월 15일부터 전시 태세를 전면 가동하고, 해당 지역의 격자장(역주: 지역을 격자 형태로 나누어 이를 관리하고 세부적인 업무를 담당)에게는 24시간 근무하며 해군의 날에 만전을 기하라고 요청했다.

한 촌의 간부에 따르면, 3월 초에 칭다오시 청양구의 각 가도와 촌민 위원회에서는 중앙 정부의 문서를 전달한다며 당원, 격자원이 폭력 조직을 소탕한다는 명목으로 거주민과 외래 유입 인구의 정보 및 가구 내의 가스통, 자동차, 칼 등의 소유 여부와 종교 유무에 대해서 상세하게 조사하여 등록할 것을 요구했다. 또 파룬궁 수강생과 전능신교 신도를 색출했을 경우 즉시 상부에 보고하고, 신고자에게는 포상이 있음을 강조했다.

4월 초, 공안부 소속 반(反)사교감독팀도 칭다오에 가서 종교를 정비했다. 각 격자장과 건물 관리자들은 담당 범위 내에 어떠한 종교 홍보물도 발견되지 않도록 관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가정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그가 다니는 교회는 여러 차례 당국의 통제를 받아 모임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수차례 받았으며 일부 삼자교회의 모임 장소들은 강제로 폐쇄되었다.

한 교회 관계자는 “정부가 큰 행사를 열 때마다 종교인들을 중점 감시 대상으로 지정하고, 심지어는 차량 통행증 발급시에도 무(無)신앙 증명서를 먼저 제출하라고 해요.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종교 단체를 완전히 소탕해야 할 단속 대상으로 지정하였는데, 중국 공산당이 왜곡된 짓만 하네요.”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격자원들과 전족순찰대가 칭다오 곳곳에서 순찰을 돌고 있어 칭다오 전체가 마치 감옥이 된 것 같은 분위기이다.

버스정류장에서 지키는 공안
마을 입구에서 보초를 서는 안보원

전용 휴대폰 사용하며 수시로 체포

종교인뿐 아니라 소수 민족 등 다른 국민들도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다. 3월 21일, 청양구 당국은 건물장 300명을 불러 회의를 열고 후이족, 조선족, 장족 등 소수 민족 및 외국인을 면밀히 조사하고 발견 즉시 관할 위원회나 공안국에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뿐만 아니라 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해 회의에 참석한 모든 건물장은 기밀 유지 각서에 서명하도록 강요 받았다.

보안 기밀 유지 각서

한 치안 관계자에 따르면, 자오저우(胶州)시(칭다오의 현급시)에서는, 공안국이 각 마을의 경찰 보조요원에게 무료로 휴대전화를 배포하고 이 휴대폰을 사용하여 방문조사에 임할 것을 요구했다. 휴대폰에는 전국의 인구 정보를 상세히 보여주는 별도의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어 있어, 조사 대상자에게 범죄 기록 이 있으면 휴대폰은 자동으로 이를 신고한다. 공안은 이를 토대로 범죄자 검거에 나설 수 있다.

당국은 또 일부 아파트 단지에 낯선 사람이 입주하면 신고하라는 긴급 안내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우리 중국은 자유가 없어요. 낯선 사람만 봐도 신고를 하니, 겁이나서 못살겠네요! 이러면 친척들이나 친구들도 올 엄두를 못 다니겠어요.”라며 원망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안정유지가 오히려 주민불행으로

당국의 치안 유지를 위한 움직임으로 인해 칭다오 지역의 상가, 어업, 건축 등 업종이 큰 충격을 입었다.

한 어민에 따르면, 정부가 4월 18일부터 26일까지 어민의 조업을 금지하고 전문 순찰대를 배치하여 조업 활동 발견 즉시 체포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건설업자들도 당국이 모든 공사를 중단하라고 강요하는 바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건설업자는 “기한 내에 완공하지 못하면 많은 손해를 볼 것”이라며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신장(新疆) 출신의 아르바이트직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강제로 송환되기도 했으며 송환에 드는 여비도 스스로 부담해야 했다. 한 고깃집 주인은 “이번에 신장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있다가 올 수 있을지도 모르고 월세도 그대로 내야해서 적어도 십여 만 위안(약 2천만 원)의 손해를 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심지어는 당국의 이러한 조치가 상가 간판까지 간섭하며 많은 상가 앞에 설치된 LED 간판이 전부 강제로 철거되었다.

한 상점 주인에 따르면, LED 간판은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내용을 변경하는데, 당국은 LED 간판이 해킹 당해 LED 간판에 중국 공산당에 불리한 정보와 여론이 표현될까 두려워 LED 간판을 강제 철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