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중국 공산당, 티베트 기도 깃발에 대한 탄압 시작

기도할 때 사용하는 기도 깃발(다르촉, 룽따)만큼 티베트 문화와 종교를 대변하는 것은 없다. 그런데 종교 박해가 강화되면서 이런 기도 깃발이 티베트의 촌(村)에서 하나씩 끌어내려지고 있다.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

기도 깃발(Reflectionsbyprajakta – CC BY-SA 4.0

기도 깃발 없는 티베트, 부탄, 네팔, 몽골, 혹은 라다크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현지에서는 종교적 상징과 문자를 담은 작은 천으로 만들어진 깃발들의 향연이 어디서나 펼쳐진다. 깃발은 풍경의 일부로 녹아들었지만 불자들에게는 풍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평화와 조화를 가져다 주는 것으로 믿어지는 성물(聖物)이기 때문이다. 기도 깃발의 다섯 가지 색—노란색, 파란색, 초록색, 흰색, 빨간색—은 불교의 다섯 요소와 다섯 지혜를 상징한다.

불자들은 바람이 기도 깃발을 움직여 연민과 온정을 온 세상에 퍼뜨리는데 그 혜택은 불교를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고 믿는다. 이러한 이유로 불자들은 불교 말고 다른 종교를 믿는 서양인들이 기도 깃발을 사서 집으로 가져가 사용해도 괘념치 않는다. 그저 성물을 소중하게 다뤄달라고만 요청할 뿐이다. 기도 깃발은 단순한 장식 용품이 아니다. 수선할 수 없을 정도로 해어진 깃발은 쓰레기통에 그냥 버려서는 안 되고 태워야 하는데, 깃발이 땅에 닿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런 방식을 통해 깃발에 담긴 축복이 연기를 타고 영성 세계로 날아간다고 믿는다.

이런 티베트의 종교와 문화를 파괴하여 순진한 여행객들이 즐기며 놀 수 있는 ‘오락거리’로 전락하게 만드는 것이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의 의도다. 중공이 이런 짓을 벌인 지는 이미 십수 년이지만 시진핑 치하에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2020년 6월 16일, 티베트 인권 민주주의 센터는 2019년 티베트 사건들에 관한 보고서를 발행해 상황이 어떻게 악화했는지를 기록했다. 보고서에서 특히 심란한 부분은 2019년, 비구와 비구니, 일반 불자를 가리지 않고 고문이 증가했으며 ‘수천 명’이 체포 및 구금되었다는 부분이다. 2019년 8월, 새로 도입된 법에 따라 정부에서 일했던 정년퇴직자들 중, 종교 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사람들은 연금이 박탈되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기도하는 것까지 포함될 정도로 모든 종교 활동이 대상이었다. 나중에 중공은 ‘현대 사회주의 체계의 불교’만 명맥을 잇도록 허가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그런 불교마저도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2020년 6월 16일 간행된 보고서의 모습

안타깝게도 이렇게 티베트 불교의 종교적 표현에 대한 공격이 있으리라는 것은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중공이 불교 전통에 따라 깃발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커녕 산 꼭대기든 (村)이든 가리지 않고 기도 깃발을 끌어내리기 시작한 것은 조금도 놀랄 일이 아니다. 중공은 촌마다의 깃발 제거는 현지인들이 직접 하게 강요했으나 그렇게 수거한 깃발들을 경찰에 제출하게 했으니 그 깃발들이 의식에 맞게 소각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유 아시아 방송에 따르면 이 정책은 칭하이(靑海) 궈러(果洛) 티베트 자치주와 티베트 자치구 창두(昌都)시 딩칭(丁靑)현에서 시작했으며 현재 다른 곳으로도 퍼지고 있다. ‘환경 정화’라는 핑계로 시행되는 중이지만 중공은 아직 중국화 및 사회주의화가 되지 않은 불교의 ‘행동 정화’ 역시 언급한 바 있다.

불자들의 입장에서 이런 짓은 불교에 대한 공격인 동시에 신성모독이다. 하지만 티베트 인권 민주주의 센터가 보고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와 비슷한 중공의 정책에 맞서 항의했던 사람들은 즉각 체포되었고 종종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기도 깃발은 티베트의 정수와도 같은 존재다. 따라서 우리는 불자가 아니더라도 이 명백한 문화 학살에 맞서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