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무신론자가 되도록 세뇌받은 삼자교회 신자들

중국의 국영 개신 교회가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의 사상을 퍼뜨리는 도구로 변하면서 신자들은 마르크스 사상을 학습하고 무신론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받는다.

탕 저 (唐哲) 기자

2019년 8월 18일, 남동부 장시(江西) 상라오(上饶)시 위간(余干)현의 한 삼자교회 신자들은 정부로부터 ‘위간현의 빈곤을 경감시키기 위한 소작농용 마르크스 사상’이라는 책을 특별 ‘선물’로 받았다. 한 (村) 관리는 국가가 삼자교회 신자들을 위해 그 책들을 발간하여 배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자들은 책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야 했다.

‘위간(余干)현의 빈곤을 경감시키기 위한 소작농용 마르크스 사상’ 책의 표지와 목차

책에는 “세상은 신의 창조물이 아니다”, “사회 발전은 신이 주관하는 것이 아니다”, “신앙의 기원: 원시 토템, 마술 및 미신”, “공산당의 지도를 따르라” 등의 제목이 적혀 있다. 책을 훑어보다 보면 사람들에게 공산당을 칭송하고, 당에 복종하며, 당을 따를 것을 요구하는 내용과 신자들에게 오늘날의 ‘행복한 삶’에 대해 공산당 정부에 잊지 말고 감사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내용을 보게 될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책을 들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 신자들(소식통 제공)

한 신자는 “이 책에는 성경에 어긋나는 주장들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정부는 성경을 잘못 해석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바른 길을 가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삼자교회를 떠나 가정교회로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가정교회 신자가 되는 것이 국가로부터 더 심한 박해를 받는 것을 의미할지라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책 곳곳에 중공의 ‘업적’을 칭송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작년 초부터 교회는 국가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2월, 현지 관리들이 교회의 십자가를 강제로 철거한 후 국기로 대체했다. 교회 밖에는 아무런 종교 상징물도 보이지 않는다.

중국 전역의 예배소는 2018년 6월에 소위 ‘4대 요건’ 캠페인이 실시된 이래 점점 ‘중국화’되고 있다. 4대 요건이란 ‘모든 국가 승인 예배소에 국기를 게양하고, 헌법, 법률, 규정 및 사회주의 핵심 가치 그리고 중국 전통 문화를 홍보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독교 교리가 훼손되고 있으며, 십계명은 시진핑 어록과 정부 선전으로 대체되고 있다.

산둥(山东省)성 한 현의 통일전선공작부가 작년에 발표한 ‘4대 요건’ 시행 계획에서는 유명한 곳의 종교 장소를 ‘중공의 정치 지침, 국가 법률 및 규정, 사회주의 핵심 가치 및 중국 전통 문화를 학습하고 홍보하는’ 장소로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서에 따르면, 그런 종교 장소는 ‘종교인들이 정부의 결정과 계획을 따르도록 이끄는’ 중요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

8월 말, 산둥성 지닝(济宁)시 진샹(金乡)현의 통일전선공작부는 모든 현지 삼자교회에 ‘신시대에 진입해 한마음으로 중국몽을 실현하고, 종교에 대한 새 법률과 규정 및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전파하라는 당과 정부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홍보 업무’에 서약할 것을 명령했다. 그 결과, 교회들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되어 중공의 사상을 홍보하는 기지로 바뀌었다.

영상: 마산(马山)교회에 붙은 ‘중국 정신’, ‘중국몽’ 및 ‘저장성 종교사무규례’ 문구 (소식통 제공)

작년 크리스마스 직전, 동부 저장(浙江)성 위환(玉环)시 추먼(楚门) 정부는 마산(马山)교회를 반사교 센터로 개조했다. 교회는 공산당을 칭송하는 선전 구호들로 채워졌으며, 모든 종교 상징물은 제거되었다.

교회의 기독교 상징물을 대체한 사회주의 핵심 가치 및 정부의 종교 규례 (소식통 제공)
여러 곳에 널려 있는 중국의 혁명 전통을 칭송하는 구호들 (소식통 제공)
교회에 붙어 있는 애국심 교육 구호 (소식통 제공) 

10월, 저장성 위환시의 정부 직원들은 다마이위(大麦屿) 주민센터 관리들이 칠구전(七丘田)교회 외벽에 ‘조국 만세’라는 글자가 표시된 전광판을 설치했다. 중공의 선전 구호들도 붙었다. 한 신자는 비터 윈터에 신자들이 전광판 설치를 거부할 경우 교회를 허물어 버리겠다며 정부가 위협했다고 말했다.

칠구전(七丘田)교회 외벽에 설치된 ‘조국 만세’라는 글자의 전광판

중공이 전파한 것처럼 ‘종교 자유’를 상징하는 ‘나라 사랑, 교회 사랑’ 구호가 북서부 산시(陕西)성 상뤄(商洛)시 뤄난(洛南)현의 치펑완(栖凤湾)교회 외벽에 붙어 있곤 했다. 하지만 9월 말, 더 이상 중국에 종교 자유가 있다고 가장하지 않겠다는 표시인마냥 ‘교회 사랑’ 문구가 제거되었다. 문서에서도 화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 현지 신자는 비터 윈터에 “교회는 더 이상 예배하는 곳이 아닙니다. 정부 기관이 되어 버렸어요. 중공은 무신론을 홍보하는 내용과 공산주의를 전파하는 구호로 종교 장소를 침범합니다. 모든 종교인들이 무조건적으로 당의 지도에 복종하기를 바라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