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전 세계가 중국에 맞서 위구르인들에 대한 박해를 비난하고 나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잉글랜드 웨일스 법률가인권위원회, 유엔 전문가, 그리고 190개 비정부기구 연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단체들이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루스 인그램(Ruth Ingram)

마이크 폼페이오

도마에 오른 닉슨 중국 정책

7월 23일, 캘리포니아 요바린다(Yorba Linda) 소재 리처드닉슨도서박물관(Richard Nixon Presidential Library and Museum)에서는 중국과 관련하여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1963~) 미 국무장관의 중요한 연설이 있었다.

미국 외교사상 처음으로 폼페이오는 국제간 승인과 상업 교류를 통해 중국에 ‘변화를 유도’하려던 1967년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1913~1994)의 정책이 실패했음을 선언했다. 중국은 변하지 않았고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이 정권을 잡고 있는 한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폼페이오는 중공의 철저한 인권 경시의 예로 신장에 있는, 그가 ‘수용소’라고 부르는 곳에 갇힌 위구르족, 카자흐족을 비롯한 여러 소수민족들을 들었다.

잉글랜드 웨일스 법률가인권위원회

폼페이오만이 아니다. 영국 최고의 인권 법률가와 법률 실무가들로 구성된 한 위원회가 세계를 향해 책임을 방기하지 말고 중국 북서부 지역에서 위구르인과 투르크족들을 대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인권 유린에 대해 중국에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잉글랜드 웨일스 법률가인권위원회(Bar Human Right Committee of England and Wales, 이하 BHRC)는 지난 주 발행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다수의 합법적인 국제 협정들을 대놓고 무시하고 있고 관련 증거마저 폭증하는 가운데 국제 사회가 이를 지속적으로 용인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BHRC는 ‘중국 신장 지역의 위구르인을 비롯한 여타 투르크계 무슬림들에 대한 국제법상 국가 책임(Responsibility of States under International Law to Uyghurs and other Turkic Muslims in Xinjiang, China)’이라는 제목의 탁월한 브리핑 문서에서 중국 연구자 아드리안 젠츠(Adrian Zenz)가 종족말살에 해당한다고 말하는 범죄에 대해 중국이 책임을 지게 만들 수 있는 여러 가능한 법적 수단들을 제시했다. BHRC는 특히 천취안궈(陳全國, 1955~)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중공의 사령탑 자리를 차지한 후 지난 4년에 걸쳐 드러난 중국의 수없이 많은 흉악한 인권 유린 사례들을 적극적으로 비난할 것도 각국에 촉구한다.

‘중국이 국가적으로 위구르인을 비롯한 투르크족 무슬림들을 심각하게 학대, 억압, 유린한 사례들은 광범위하게 보고되고 있으며 이런 보고들은 모두 다양하고 믿을 만한 다수의 출처로부터 나온 것들이다.’ 문서의 내용이다. ‘보고가 사실이라면 중국은 국제 인권법과 국제 형법을 매우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으며 이러한 위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 사회는 보고의 내용을 심각하고 긴급한 현안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국제법은 물론이고 국제적으로 합법적인 제도를 포함하여 이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 실태를 고발해야 한다.’

문서에 따르면 보고된 위반 사례에는 대규모 감시, 1백만 명이 넘는 위구르인을 비롯한 투르크족 무슬림들에 대한 임의 구금, 고문, 구금자들에 대한 비인도적인 처우, 부모와 자녀의 강제 분리, 종교 및 모국어 사용 권리의 박탈, 강제 불임 시술, 강제 노동, 강제 장기 적출, 강제 실종, 구금 중 강압에 의한 살해 등이 포함된다.

중국에게 책임을 묻는 방법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범죄에 대해 중국에 직접 책임을 묻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중국은 국제형사재판소가 로마규정(Rome Statute)에 따라 제시한 종족말살 범죄, 반(反)인륜적 범죄, 전쟁 범죄, 침략 범죄 등에 대한 국제 처벌 기준에 원칙적으로는 동의하면서도 논쟁이 되고 있는 결의, 불만이 제기된 조항, 국가 간 결의가 맺어지는 메커니즘 등을 이용해 몇 가지 사항에서 동의를 보류하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중국을 비롯하여 모든 국가가 노예제, 인종차별, 고문, 종족말살이 실행되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금지한다는 점에서는 100% 동의하였다는 사실은 각국 정부가 중국 영토 내에서 자행되는 끔찍한 위반 사례에 대해 중국 정부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상당한 근거가 되어 준다는 점을 지적한다.

리버풀(Liverpool)의 데이빗 앨튼 경 (David Alton, 1951~)과 헬레나 케네디 남작부인(Baroness Helena Kennedy, 1950~) 칙선변호사(Queen’s Counsel, 영국 최고 등급의 변호사)도 보고서의 결론을 언급하면서 보고서에 힘을 실어주었다. 신장의 범죄 사례들에 대해 국제법적으로 책임을 묻는 것이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지만 ‘이번 보고서로 국제사회가 중국에 압력을 행사해 중국이 자국 영토 내의 모든 이들에게 마땅한 법적 의무를 지게 만들 수 있는 대체 수단이 존재한다는 것과 여기에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법적 의무가 있음이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항의에 동참하는 국가와 시민사회

중국으로부터 명백한 증거들이 쏟아지자 세계의 각국 정부도 중국의 폭주에 제동을 걸고 책임을 물어야 할 필요성을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영국이 위구르인들에 대한 인권 유린이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의 거대 기술 기업 화웨이(Huawei)와 계속 거래해야 하는지를 두고 최근 영국 의회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자 영국 외무장관 도미닉 랍(Dominic Raab, 1974~)이 중국의 ‘지독하고도 끔찍한’ 인권 유린에 대한 비난 성명을 발표한 것이 좋은 예다.

미국 정부의 위구르 인권법(Uyghur Human Rights Act) 채택과 중국 관리들에 대한 마그니츠키(Magnitsky) 제재를 뒤이어 지난 주에는 프랑스도 중립적 관찰자들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출입 허가를 중국에 요청했다는 사실은 위구르인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학대가 더는 용인될 수 없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신장의 강제 노동 종식을 위한 연대

시민사회와 노동조합 역시 지난 주에 배턴을 넘겨받았다. 비터 윈터와 비터 윈터의 모체인 세계신종교연구소(CESNUR)를 비롯하여 190개가 넘는 단체들이 ‘신장 지역에서 자행되는 강제 노동 종식을 위한 연대’를 기치로 각 생산업체 브랜드와 소매상들에게 공급 체인의 사방에 존재하는 이른바 위구르 영역을 벗어나도록 공동으로 설득하는 ‘행동 촉구’ 운동에 동참한 것이다.

국제반(反)노예연대의 재스민 오코너(Jasmine O’Connor)도 중국산 목화 생산량의 84%, 세계 목화 생산량의 20%가 위구르인들에 의해 이뤄지며, 세계 의류 시장에서 유통되는 목화 의류의 1/5이 강제 노동에 의한 것임을 지적하면서 세계에 이 노역 종식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녀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들을 끔찍하게 유린하는 행위를 멈추기 위해 ‘공허한 선언’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지금이야말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그녀의 말이다. “각 브랜드, 각국 정부, 국제기구들 할 것 없이 말이죠.” 그녀는 각 업체와 정부, 국제기구들이 각자의 공급 체인이 위구르족과 카자흐족을 비롯한 여타 투르크족 무슬림들에게 자행되는 잔혹 행위와 연관되지 않도록 철저하고도 무자비하게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 그녀는 위구르 영역을 벗어나고 ‘중국 정부의 이러한 시스템을 지지하는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청산하는 것만이 세계가 이 착취의 일부가 되지 않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행동 촉구 보고서를 보면 ‘대형 의류 브랜드 전체와 목화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체들은 중국의 잔혹 행위에 어떻게든 연관되어 있다’는 부분이 나온다.

‘각 브랜드와 소매업체들은 비즈니스와 인권에 관한 유엔 지침(UN Guiding Principles on Business and Human Rights)과 같은 국제 원칙에서 규정한 대로의 인권을 존중해야 할 기업의 책임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보고서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중국과의 통상적 비즈니스 중단을 촉구하는 위구르인들

오메르 카나트(Omer Kanat) 위구르 인권 프로젝트 집행이사는 BHRC 보고서의 내용과 세계가 동포의 고통에 표하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것에 감복했다면서 조사 결과에 환영 의사를 표했다.

“말하자면 이제 유엔과 세계 각국 정부 관리들이 경고장을 받은 셈입니다.” 그가 말했다. “중국과 거래는 평상시처럼 하면서 중국 관리들에게만 사적으로 우려를 전달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중국 정부의 행동 패턴을 볼 때 국제적인 개입이 없다면 하나의 민족으로서의 위구르인들을 그들의 고장인 신장에서 박멸하려는 중공의 정책은 조만간 성공할 것입니다. 정치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수수방관하는 존재들은 모두 공범입니다.” 그의 말이다.

최근 유엔의 중립적 전문가 50인이 발표한 중국 인권 기록을 비난하는 성명에 크게 고무된 그는 이번 보고서와 관련하여 전례 없는 특별 전문 회의 설립을 요구한 것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BHRC 보고서에 감복한 그는 이 기류가 계속될 것을 간절히 바란다. “유엔과 각국 국가 양자의 차원에서 지속적인 후속 조치들이 뒤따라야 합니다. 특히 무슬림 국가들이 이번 기류에 따르지 않는 것이 눈에 띄는데요. 중국과 통상적인 거래를 지속해서는 종족말살을 멈출 수 없습니다. 각국 정부와 유엔은 더는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