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불교와 도교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변태적 박해의 실상

이제 중국에서는 도·불교의 전통 의례와 용어는 물론이고 절처럼 보이는 건물조차 찾아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당국이 사원의 외관마저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그 와중에 도·불교도들의 철창행은 덤이다.

안 신 (安心) 기자

중국 공산당은 기독교 박해에 대해서는 ‘탈서구화’를, 이슬람 박해에 대해서는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한 전쟁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 전통 종교인 불교와 도교에 대해서는 뚜렷한 명분도 없이 박해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그저 중국에서 종교와 관계되는 것은 무엇이든 말살해 버리겠다는 전반적인 정책 목표에 따라 이뤄지는 박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절’ 의미를 가진 ‘사(寺)’라는 글자조차 사용 금지 대상

중국 중부 허난성(河南省) 덩펑시(登封市) 시민들은 최근 현지에서 유명한 ‘소림사 탑구(塔溝) 무술 학교’의 이름에서 절을 뜻하는 ‘사(寺)’자가 사라진 것을 목격했다. 학생들이 예전부터 입었던 유니폼의 등에 적힌 학교 이름에서도 ‘사’자는 붉은 천이나 중국 국기를 덧대 가려졌다. 새로 제작된 유니폼에서는 아예 ‘사’자가 사라졌음은 물론이다.

소림사 무술 학교 학생들의 유니폼에서 ‘사(寺)’자가 가려진 모습

“교장과 감독 선생님이 가리라고 했어요. 가리지 않았다가 발각되면 혼난대요.” 어느 학생이 말했다. 이 정책은 5월에 도입되었는데 감독이 학생들에게 정부에서 종교와 관련된 모든 낱말을 삭제하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라 하였다. “나라에서 종교를 완전히 없애고 싶어 한대요.” 학생이 덧붙였다.

새로 제작된 유니폼에서 ‘사’자가 사라진 모습

회색으로 페인트칠이 되는 도교 사원들

중국 북서부 산시성(陝西省) 한중시(漢中市) 관할 청구(城固)현에 있는 도교 사원인 상원관(上元觀)은 한때 선홍색의 외관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회색으로 변했다.

정부에서 색을 바꾸면서 내세운 핑계는 두 가지였다. 첫째, 도관의 색이 너무 도드라져서 ‘정부보다 더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고 둘째, 사원은 2018년에 원래의 모습에 따라 재건축된 것이므로 붉은색이어서는 안 되고 회색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들도 이는 현재 종교 박해에 관해 내려진 구체적인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도관이 도드라져서 눈에 잘 띄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것 아닙니까? 그래서 윗선에서 우리더러 색을 바꾸라고 지시한 겁니다. 우리로서는 명령에 따르는 수밖에 없어요.” 어느 현지 정부 관계자의 말이다.

색을 바꿨다고 해서 도관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그 정부 관계자는 도관이 언제라도 강제 철거될 수 있다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인근에서 이미 몇 개의 도교 사원이 철거되었다. “상원관진(鎮)이라는 이곳 이름 자체가 도관의 이름을 딴 겁니다. 도관은 진의 입구에 있어서 진의 이미지의 일부였지요. 그런데 이제 회색의 우중충한 모습입니다. 도관처럼 보이지조차 않아요.” 정부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불만을 쏟아낸 주민들도 무슨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신앙을 억압하려고 회색 페인트칠이 된 것임을 잘 안다.

강제로 회색 페인트칠이 되기 전후의 상원관(上元觀) 모습

중국 남동부 연안 푸젠(福建) 성도인 푸저우(福州)시의 올림픽 스포츠 센터 인근에 있는 원창궁(文昌宮), 융흥암(隆興庵), 그리고 푸저우시 창산(倉山)구에 있는 삼성궁(三聖宮), 존왕묘(尊王廟) 역시 정부의 강제로 외관이 바뀌었다.

원창궁과 융흥암은 본시 명나라(1368-1644) 때 지어져서 무려 오백년 역사를 간직한 곳이었다. 그런데 5년 전 원래 토지가 징발당한 뒤 지금의 새 자리에 다시 지어졌다. 새 건물은 외관부터가 전혀 도교 사원처럼 보이지 않는다.

“무슨 창고 건물 같아요. 하지만 우리가 외관에 손을 댈 수가 없어요.” 현지 신도의 푸념이다. “뭘 조금이라도 바꾸면 도시 관리국에서 득달같이 쫓아올 겁니다. 경찰 순찰대도 수시로 들러 우리가 외관에 손을 댔는지 조사하니까 뭔가 달라진 게 있으면 즉시 보고할 겁니다. 힘없는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요. 묵묵히 견디는 수밖에요.”

“누가 감히 정부를 상대로 고소를 하겠어요? 정부는 우리를 괴롭히려고 작정하기만 하면 굴착기를 끌고 나타나 사원을 박살 낼 수도 있어요.그러면 이렇게 외관을 바꾼 사원들조차 사라질 겁니다. 우리는 도교 연합회에도 가입되어 있지만 여전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합니다. 도교는 중국 전통 종교인데도 정부의 눈에는 눈엣가시일 뿐인 것이죠.”라고 익명을 요구한 현지 신도가 말했다.

준왕묘의 도인들도 사원이 전통적인 외관을 유지하지 못하고 회색 페인트칠이 된 것은 당국의 강제 때문이라면서 이는 정치적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제 사원의 존재를 애초에 알지 못했던 사람들은 준왕묘를 보고도 사원인 줄을 모르는 지경이다. 더욱이 주변에 온통 나무를 심어놓아서 거의 보이지도 않는다.

신자들이 모이기만 해도 ‘불법 활동’ 딱지를 붙이는 중국

지난 11월, 중국 북동부 랴오닝(遼寧)성 랴오양(遼陽)시에 사는 어느 불교도가 병원에 입원 중일 때 받은 도움에 감사를 표하고자 동료 불교도들을 식당에 초청했다. 한참 식사 중일 때 별안간 수십 명의 경찰들이 들이닥치더니 ‘불법 집회’ 현행범들이라면서 최소한 7명을 체포하고는 그들의 집까지 수색했다. 종교 관련 물품이 얼마나 나왔느냐에 따라서 체포된 불교도 중 일부는 3일에서 15일까지 구류를 살았다.

3월에는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7명의 불교도들이 중국 전통 한족의 복장을 하고 불교에서 관용을 상징하는 관음보살의 탄신일을 기념하였다. 그들은 동료 불교도의 가게 앞에서 의례에 따른 춤을 춘 뒤 근처 강으로 가서 잡힌 물고기를 방생했다. 방생은 자비를 베푸는 불교의 전통적인 의식의 하나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이 광경을 영상에 담아 온라인에 올렸고 조회 수는 곧 7천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 평범한 영상을 접한 현지 종교사무국과 현(縣) 정부는 어이없는 반응을 보였다. 조회 수가 너무 높아 인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결국 현지 불교도들에게는 장차 비슷한 종교 행위를 금한다는 명령이 떨어졌고 영상도 온라인에서 삭제되었다.

“규제가 말도 못 하게 심합니다. 문화대혁명 때 같아요. 당국에서 아무 죄목이나 가져다 대기만 하면 우리는 자동으로 그 죄인이 됩니다. 저들은 그저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가 두려운 거예요.” 어느 현지 주민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