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철거 방지를 위한 ‘예술’: 종교 조각상에 대한 국가적 대참사

종교 조각상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탄압 명령이 내려진 후 많은 조각상이 기이한 방법으로 변형되었는데, 이는 파괴 방지를 위한 유일한 대안이었다. 비터 윈터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몇몇 전형적인 사례를 수집했다.

비터 윈터 보도

2018년 5월 23일, 중앙 통일전선공작부에서 대형 야외 종교 조각상에 대한 탄압을 목적으로 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 관리들은 이 작업이 중앙 정부의 종교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정치 업무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중국 전역의 현지 정부에 대형 야외 종교 조각상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강화할 것을 요청하며 그들에게 ‘책임과 업무 계획을 명확’히 하여 ‘특정 일 전에 업무를 반드시 완수할 것’을 요구했다.

명령이 내려진 뒤, 중국 전역의 종교 조각상이 체계적으로 탄압받았다. 일부는 철거되고 일부는 가려지는 등 야외 종교 조각상들은 하나둘씩 관리를 받아 왔다. 유명 경관 지역의 조각상조차 예외가 아니다. 불교와 도교 상들은 문화혁명 이래 최악의 대참사에 처했다.

종교 조각상의 철거를 피하기 위해 중국 전역의 신자들과 경관구 직원들은 해법을 찾는 데에 골몰했다. 그 결과 조각상을 변형시키고 철거를 방지하려 만들어 낸 충격적이고 기이한 ‘예술 작품’이 탄생했으며, 많은 사람들은 중국 공산당의 완고한 종교 탄압 및 인력과 자원 낭비에 분개했다.

공자 얼굴로 성형된 ‘산둥(山東)성 제일의 관음보살상’

2018년 가을, 핑두(平度)시 개발구 청둥부(城東埠)촌의 현지 관리들은 ‘봉건적이고 미신적인’ 행위의 확산을 막으라는 정부의 명령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들은 마을의 성수지민속문화원(聖水池民俗文化園)에 자리한 ‘성취안(聖泉)’ 관음상을 철거해야 했다. 그 상은 2백만 위안(약 30만 달러)이 넘는 비용으로 건축된 것이다. 촌의 당위원회에서는 철거를 방지하려 40만 위안(약 7천만 원)이 넘는 비용으로 관음 몸체는 그대로 두고 머리 부분만 공자 머리로 된 혼성상으로 개조하였다. 그들은 공자가 중국의 전통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현자이기에 그를 기념하는 것은 미신적으로 간주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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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 포스터에 등장하는 성취안관음상의 원래 모습
관음 몸체에 공자의 머리를 한 혼성상

2019년 5월, 이 어리석은 중국화 작업은 해외에 폭로되어 조롱을 당했다. 이에 중국 공산당은 비웃음을 피하려 몰래 그 기이한 혼성상을 철거하여 추문을 덮으려 했다.

랴오닝(遼寧)성의 4A급 경관구: 개조된 관음상 및 감싸진 지장보살상

북동부 랴오닝성 링하이(凌海)시에 위치한 주화산(九華山)경관구는 국가 지정 4A급 관광지이다.

하지만 이 지역의 보현(普賢)보살상은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개조되었다. 신상의 몸체는 제거되어 곡물 수확을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대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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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수확을 상징하는 모습의 상으로 개조된 보현보살상

불교에서 자비의 여신을 상징하는 관음상은 머리를 땋아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인 상아(嫦娥)처럼 개조되었다. 상 하단부에 있었던 원래의 ‘나무아미타불’이라는 불교 경문은 ‘상아가 달나라로 날아가다’라는 문구로 대체되었다. 철거를 방지하려 그 상을 보호할 각(閣)이 세워졌으며, 이제 지역 주민들은 사람들이 불교 스타일의 각 안에 세워진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을 경배하러 온다며 조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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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상 하단부에 새겨진 ‘나무아미타불’은 ‘상아가 달나라로 날아가다’라는 문구로 대체되었다(출처: 영상 캡처)
둘레를 씌워 관음각으로 만드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8년 가을, 당국은 콘크리트와 흰 단열판을 사용해 동일 경관구에 세워진 27미터 높이의 지장왕삼면보살상(地藏王三面菩薩像)을 가렸다. 당국이 내놓은 이유는 ‘정부의 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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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싸지고 있는 주화산(九華山)의 불상
완전히 감싸진 주화산(九華山)의 불상

랴오닝성 톄링(铁岭)시의 다허베이(大河貝)생태정원묘지: 꽃 모양으로 개조된 ‘사면 관음상’

2019년 5월, 북동부 랴오닝성 톄링시 ‘톄링 다허베이생태정원묘지’는 철거를 방지하고자 관음상을 ‘개조’해야 했다. 묘지 내의 그 ‘사면(四面)관음상’은 높이가 20미터가량 된다. 3개월 이상 진행된 수리 프로젝트로 관음상의 머리는 연꽃 모양으로 재단장되었다. 이제 그 상징물은 더 이상 불교 자비의 여신인 관음처럼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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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관음’상의 머리가 연꽃 모양으로 바뀐 모습 

랴오닝성 티에링시의 쥔룽취안(駿龍泉)묘지: 지장보살상이 ‘대리석 몰자비’로 개조되었다.

티에링현의 쥔룽취안묘지 내에 위치한 10미터가 넘는 높이의 지장보살상이 철거를 방지하고자 두 번 가려졌다. 처음에는 이십사효(二十四孝: 중국 원나라 때 곽거경이 선정한 효행자 24명)라고 적힌 아연 도금판으로 가려졌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 현지 관리들이 묘지 책임자에게 불상을 대리석판으로 두르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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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보살상을 둘러싸고 있는 대리석판

푸젠(福建)성의 성취안(聖泉)묘지: 인공 산처럼 변형된 적수관음상

4월, 남동부 푸젠성 성도 푸저우(福州)시 진안(晉安)구의 현지 통일전선공작부에서는 그 구에 위치한 21미터 높이의 적수관음상을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묘지 책임자는 상들을 구하려 강화 콘크리트로 인공 산을 만들어 상들을 가릴 테니 허락해 달라고 현지 정부와 협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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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콘크리트로 건축된 인공 산에 가려진 성취안(聖泉)묘지의 적수관음상

허난성 노군산(老君山)의 도교 문화 유산: 가려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노자 동상

2018년 10월 11일, 중국 중부 허난성 뤄양(洛陽)시의 노자상이 노란색 천으로 가려져 숨겨졌다. 도교 문화 유산인 노군산(老君山)에 위치한 노자상은 높이가 38미터로, 3억5천만 위안(약 580억 원)에 달하는 360톤의 주석과 청동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상을 가리라는 명령이 내려지기 전, 감찰 업무를 수행하려 중앙 감찰팀이 뤄양시 롼촨(欒川)현에 도착했다. 관리들은 노군산의 노자상이 국무원 종교 사무 행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여 ‘불법 건축물’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성의 통일전선공작부 관리들은 노군산 관광 경관구 책임자에게 ‘노자상을 가리지 않으면 노군산 전체가 봉쇄될 것’이라고 말하며 위협했다. 도교 문화 유산인 노군산에 위치한 그 노자상은 국가 지정 최고 등급인 5A급 관광지로 지정된 것이다. 2014년 2월, 이 노자 동상은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노자 동상으로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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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군산 노자상의 원래 모습
노군산 노자문화정원의 노자상이 노란색 천으로 완전히 감싸졌다(출처: 내부 정보원 제공)

 

장시(江西)성의 국가 지정 4A급 관광지: 노자 조각상이 ‘종교 정책 위반’을 이유로 가려졌다

2018년 10월 12일, 남동부 장시성 지안(吉安)시 안푸(安福)현의 현지 정부는 국가 지정 4A급 경관구인 양스무(羊獅慕)에 설치된 노자상의 철거를 명했다. 정부의 처음 계획은 그 조각상을 폭파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관구 책임자가 정부와 협상한 뒤 그 상은 3월에 가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 결과, 공원 측에서는 安福라는 중국어가 새겨진, 식물로 단장된 장벽으로 그 조각상을 가렸다.

경관구 한 직원의 말에 따르면, 그 조각상은 푸젠성 출신의 유명 조각가 왕룽하이(王榮海)가 2017년에 조각한 것이다. 너비가 16미터, 높이가 23미터인 이 조각상을 설치하는 데는 4백만 위안(약 6억7천만 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되었으며, 상이 완성된 후에는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경관구의 가장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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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종교 규정 위반이라 주장한 까닭에 대중에게 가려진 노자 조각상 (왼쪽 인터넷 사진)

허베이(河北)성 우안(武安)시의 유명 관광지인 치부거우(七步溝)경관구: 조화로 장식된 아라한상

2018년 11월 초, 현지 당국은 허베이성 우안시 502개 촌의 모든 종교 조각상을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유명 불교 테마 관광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우안시의 두 유명 관광지인 치부거우(七步溝)경관구의 500개 아라한상과 징냥호(京娘湖)의 거대 불상이 이 철거 작전의 주요 타깃이 되었다. 상을 구하기 위해 현지 주민들은 그것들을 가리기로 했다. 어떤 것들은 초록색 천으로 감싸고 조화로 장식했으며, 어떤 것들은 광고판으로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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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천으로 감싸고 조화로 장식한 치부거우(七步溝)경관구의 아라한상 (출처: 내부 정보원 제공)

간쑤(甘肅)성 린타오(臨洮)현의 남해관음사: 세상과 격리된 야외 관음상

남해관음사에 세워진 불교 자비의 여신인 관음상의 철거를 방지하고자 중국 북부 중앙 간쑤성 린타오(臨洮)현 주민들은 2018년 10월, 관음상 전체를 거대한 검은색 차양망으로 가려야 했다. 그 후 그 관음상은 세상과 격리된 채 더 이상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 관음상을 건축하는 데에는 8백만 위안(약 13.2억)이 넘는 비용이 들었다고 하며, 철거에는 120만 위안(약 2억)이 소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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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지기 전의 남해관음상 모습
검은색 가리개로 덮은 남해관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