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신장 수용소에서 풀려났으나 강요되는 거짓 증언

수용소에 갇혔던 한 회족(回族) 무슬림의 아내가 중국 정부가 어떻게 그들의 박해 사실을 숨기려 재소자들을 입막음했는지 자세히 밝혔다.

리 번보 (李本博) 기자

2019년,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은 중국 정부는 언론사 대표들을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초청해 미리 선별한 ‘직업 학교’의 ‘학생들’을 만나게 해 주기로 했다. 직업 학교는 끔찍한 재교육수용소를 일컫는 당국의 말이며, 그곳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구금되어 있다. 기자들의 방문이 허용된 수용소에서는 잘 연습된 위장극이 정부 요원들의 감시하에 펼쳐지고 있었다. 나중에 공개된 영상에는 언론사 대표들을 향해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 시설을 떠나 자유롭게 가족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하며 노래하고 춤추는 위구르인들이 보인다.

12월 9일, 신장 정부 수반인 쉐커라이티 자커얼(雪克來提·扎克爾)는 기자회견에서 거의 대부분의 신장 ‘학생들’이 풀려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세상을 속이려 만들어 낸 중국 공산당의 또 다른 쇼로 보인다.

비터 윈터가 입수한 한 회족 여성 남편의 이야기는 국민에 대한 실제 박해 범위를 감추기 위해서는 독재 정권이 무슨 짓이든 다 한다는 것에 대한 증거이다. 이 여성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여기서 마리(가명)라는 이름을 사용하겠다.

풀려났으나 정말로 그렇지는 않아

마리 씨의 남편은 수용소에서 거의 2년을 보낸 뒤 뜻밖에 ‘풀려났다’. 그는 아내에게 그가 풀려난 것은 외국 기자들이 수용소의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오게 되기 때문에 정부가 수감인의 수를 줄이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풀려난 수십 명의 수감자 중 한 사람이며, 이는 아직도 억류 중인 사람들의 수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중국 및 외국 언론사 기자들이 신장 모위(墨玉)현의 재교육수용소 재소자들을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출처: 신화통신)

마리 씨는 아직도 남편이 전화를 받고 즉시 정부 사무실로 가야 했던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녀는 정부 청사 정문 옆에서 그를 기다리던 중 20명이 넘는 위구르인들이 그곳에서 끌려 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사람들을 체포, 투옥 혹은 심지어 죽이는 데에 아무 이유를 댈 필요가 없는 정권하에서 살고 있는 마리 씨는 남편이 위험에 처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직감이 얼마나 정확한지 곧 목격할 수 있었다. 수갑을 찬 남편이 경찰 차 안으로 떠밀려 들어가는 모습을 본 것이다. 그녀는 남편이 위챗 그룹에서 코란을 번역했다는 이유로 재교육수용소에 보내졌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마리 씨는 오랫동안 갇혀 지냈던 남편이 집에 돌아오자 몹시 기뻐하며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친척들을 초대해 축하하려 했다. 하지만 남편은 조심스레 그녀에게 그 소식을 알리지 말라며 곧 정부의 방문 조사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쇼’를 위해 훈련받아

마리 씨의 남편이 집으로 돌아온 지 며칠이 되던 날, 그와 풀려난 다른 무슬림들은 자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하러 공장으로 보내졌다. 그들은 특별 허가를 받아야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허락되었으며, 밀착 감시를 받았다.

예전 수용소 억류자들은 언론에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정부 관리들에게 교육받았으며, “저는 매일 집에 갈 수 있어요. 하지만 제가 사는 곳은 너무 멀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일이 끝난 뒤 여기에 남아 있는 것이 더 좋지요. 일주일에 한 번이면 족합니다.”와 같은 말을 되풀이하라는 지시를 들었다.

그들의 가족들도 모여 그들의 구금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교육받았다. “당신 남편은 언제 돌아왔습니까?” 한 정부 관리가 마리 씨에게 물었다. 그녀는 정확한 날짜를 말했지만 그 관리는 묻는 자들에게 남편이 6개월 전에 돌아왔다고 답하라며 거짓 날짜를 기억하게 했다. 그녀는 또 모든 사람들에게 남편은 자신이 원해서 ‘직업 학교’에 들어갔다고 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 관리가 마리 씨에게 남편이 무슬림이라는 것을 부인하라고 요구하자 그녀는 그것이 자신에게는 한계점이라는 것을 깨닫고 더 이상 그 관리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는 ‘기자들과 인터뷰하기에는 반응이 너무 느리다’며 제외되었다.

최근에 신장 수용소에서 풀려난 한 주민을 인터뷰하고 있는 나일TV 아나운서(출처: 신화통신)

신장 지역 사무소의 한 직원은 비터 윈터에 중공이 얼마나 잘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는지를 여러 번 보았다고 전했다. 그러기에 마리 씨가 겪었던 것과 유사한 연습은 여러 감찰과 외국 기자들의 방문을 앞둔 지역 사무소 직원들에게는 일상적인 업무인 것이다. 그 지역 사무소 직원은 “관리들은 때로 자신을 일반 사람으로 위장하고 있다가 방문객이 질문을 건네면 자신들이 나서서 그 질문에 대답합니다. 기자들의 방문에 앞서, 전에 자신의 의견을 냈던 사람들은 보통 특별히 배치된 요원들의 통제 속에서 집에 머물러 있으라는 말을 듣습니다. 진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말이죠.”라고 말했다.

침묵을 강요받아

남편이 집에 돌아온 후, 마리 씨는 수용소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지만 남편은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소식통에 따르면, 풀려난 많은 수감자들은 입단속을 위한 ‘비밀 동의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받는다. 수용소에 대한 정보를 누설한 것이 발견될 경우, 특히 그 대상이 외국 기자일 경우는 ‘심각한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마리 씨의 남편은 늘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호소했으며 다른 건강상의 문제도 좀 있다고 했다. 마리 씨는 남편이 넌지시 던진 말들에서 수용소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유추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수갑과 족쇄를 차고,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심지어 죽는 수감자들도 있었던 것이다.

마리 씨의 남편은 돌아온 후 아내에게 마음을 터놓지 못했다. 그녀는 수용소의 남편을 짧은 시간 면회하는 동안에 간수 네 명의 면전에서 하는 대화가 녹음되었으며, 남편이 그녀에게 자신은 수용소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 비록 어느 순간 용기를 내어 자신을 그곳에서 나오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말이다. 마리 씨는 남편의 석방을 위해 애썼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정부 관리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