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긍정 에너지’를 통한 홍보

부정적인 현실에 대해서도 ‘좋은 소식’만을 전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진실을 감추고 현실을 왜곡하려 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사용하는 방법이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발하고 자연재해가 터져도 말이다.

바이 린 (白林) 기자

7월 초, 폭우와 홍수로 중국 남부가 쑥대밭이 되어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 관영 언론은 내내 조화롭고 평온하기만 했다. ‘긍정 에너지’ 기조가 이들 매체가 전하는 시사 뉴스 보도 대부분을 지배한 까닭이다. 긍정 에너지란 시진핑(習近平, 1953~)이 대내외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중공 권내에서 유행하게 된 개념이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는 사진이며 영상이 전하는 고통과 피해는 언론의 보도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는데, 늘 그렇듯 정권이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긍정 에너지’를 사용한 것이다.

이런 여론 조작의 사례는 수없이 많다. 5월 11일, 광둥(廣東) 광저우(廣州)시의 상업지구, 주장(珠江) 뉴타운의 어느 지하철 역 입구가 폭우로 막혔을 때도 현지 관영 언론은 비 때문에 현지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현대적이고 아름다운 뉴타운의 모습을 보도하는 데에만 열을 올렸다.

광둥성 중공위원회 기관지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폭우 상황을 보도할 때도 도시의 아름다운 건물 이미지(왼쪽)를 실었으나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실제 모습(오른쪽)은 불안했다. (출처: 사이트 캡처)

중공 기관지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보도할 때도 사람들을 애국심으로 세뇌하기 위해 내내 ‘긍정 에너지’ 개념에 기반한 뉴스 보도 방식을 사용했고 지금도 계속 그렇게 하고 있다.

6월 28일, 양쯔강 수위 상승을 보도할 때도 중공 기관지인 인민망(人民網)은 기사에 폭우가 쏟아진 후 후베이(湖北)성 샹양(襄陽)시의 어느 아름다운 강수면 사진(왼쪽)을 실었다. 아폴로망(abuluowang )에 올라온 홍수 이미지(오른쪽). (출처: 사이트 캡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제로’ 보도들은 2월 이후 최대 ‘긍정 에너지’ 뉴스 사례로 손꼽힌다. 관영 언론들은 전염병 통제에 성공했다는 정부에 환호성을 올리며 이제 중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일터로 복귀할 준비가 되었다고 떠들어댔다.

영상: 기자의 손에 정부의 바이러스 통제 성공을 칭찬하는 내용으로 미리 준비된 텍스트가 카메라 뒤로 들려 있고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진원지인 우한(武漢)시의 어느 주택단지 직원이 출연해 대답하는 척하며 그것을 읽고 있는 모습

2월, 중국 동부 산둥(山東)성 어느 현지 언론의 경우 병원에서 의료진들의 행복한 배웅을 받으며 퇴원하는 어느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 대해 보도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 정통한 어느 정부 소식통은 사진 속의 환자는 현지 정부 직원으로 바이러스에는 감염된 적도 없다고 비터 윈터에 털어놓았다. “정부가 그 선전 행사를 우리에게 할당했고 비밀을 유지하라는 명령도 내렸습니다.” 그 소식통의 설명이다. “해당 직원은 그 역을 맡고 싶지 않아 했지만 승진 기회가 박탈된다는 협박에 별수 없이 굴복했죠.”

조립식 재료를 이용해 기록적일 만큼 빨리 만든 우한시 임시 병원은 세계적으로 화제였고 중공 역시 선전 목적으로 활용한 바 있다. 관영 언론들은 의료진이며 방문객 할 것 없이 춤을 추고 애국적인 노래들을 부르며 정부의 ‘현명한 결정’을 칭찬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도하면서 병원의 ‘긍정 에너지’ 전파에 열을 올렸다.

중공 관영 언론이 우한시의 병원 보도에 사용한 사진(왼쪽). 환자가 촬영한 사진(오른쪽)의 우울한 실제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출처: 좌 인터넷 사진, 우 RFA)

비터 윈터는 이런 임시 병원 한 곳에 있던 어느 환자로부터 2월 27일, 바이러스 통제 작업을 하다가 전염병에 걸린 중공 당원들의 사례를 보도하기 위해 한 TV 촬영팀이 병원에 나타난 적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정작 환자들의 입에서 정부의 부실한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대응에 관한 불만이 쏟아지자 그들은 황급히 자리를 떴다.

“리포터들에게 가족의 심각한 상태에 대해 하소연하는 사람, 도움을 청하는 사람, 시(市)의 코로나바이러스 핫라인 전화가 먹통이어서 답답하다는 사람 등이 부지기수였습니다.” 그 환자의 말이다. “리포터들이 예상했던 상황이 아니었던 거죠.” 제보자에 따르면 상당수 환자들이 리포터들에게 정부 관리며 언론이며 ‘사람들의 목숨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자들이 리포터들의 면전에 대고 ‘그들은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지만 실천에 옮기지는 않는다’고 말하는데 리포터들이 당에 이롭지 않은 그런 소식을 어떻게 전하겠어요?” 제보자의 말이다.

2월, 산둥성 어느 시(市)의 시장이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TV 촬영팀과 함께 어느 병원을 찾았다. 병원 내부의 소식통에 따르면 인터뷰에 응할 의료진은 미리 선발되었고 전염병 퇴치에서 정부가 거둔 성과를 칭찬하고 모두가 ‘매우 행복’하게 도움을 준 당 지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환자들의 인터뷰는 한 건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해서는 안 될 말이 나올까 두려웠던 거죠.” 그 소식통의 설명이다. “시장은 자신을 에워싼 의료진에게 질문 몇 개를 던졌을 뿐 환자들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나온 방송을 보니 평화와 번영 운운하거나 지도자들이 얼마나 서민들과 친화적인지 따위만을 떠벌이더군요. 그런 보도들은 모두 가짜입니다. 단 하나도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요.”

5월, 산둥성 쯔보(淄博)시의 한 현지 TV의 경우, 어느 (村) 당 서기가 공공장소며 주민들이 사는 주택 대문을 소독하고 사람들에게 채소를 나눠주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거 다 드시면 더 보내드릴게요.” 그 당 서기는 카메라에 대고 이렇게 친절하게 말했다.

하지만 어느 해당 TV 촬영팀 스태프에 따르면 사실 소독액은 맹물이었고 그 당 서기는 어려운 주민들에게 채소를 나눠준 적이 없었다. 분명 이 방송 역시 ‘긍정 에너지’로 사람들을 속여서 실생활의 문제로부터 관심을 돌리려는 또 하나의 조작에 불과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