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종교를 ‘해피 선데이’로 대체하려는 공산당

[비터 윈터=중국 소식통] 구 씨 (古西) 기자

중국 당국이 귤 대신 내놓은 것은 탱자다. 시민들의 갈증을 달래기 위해 당이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스퀘어 댄스(남녀 4쌍이 마주서서 추는 춤)와 싸구려 장신구가 고작인 까닭이다.

2019년 1월의 어느 일요일, 허난성(河南省)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을 위해 줄다리기를 비롯해 여러 행사를 개최한 모습

중국 공산당(CCP) 당국은 사람들이 삶이 공허하면 종교로 눈을 돌린다고 믿는 듯하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공허함을 채울 수단으로 ‘ 해피 선데이’이라는 미명 하에 종교 대신 춤, 줄다리기를 비롯한 오락거리들을 적극 제공하고 있다.

2018년 11월 11일 일요일 오전 10시, 허난성(河南省) 시장핑촌(寺莊坪村)에서 기독교인들이 예배를 올리고 있을 때였다. 교회 밖이 평소보다 훨씬 더 소란스러웠다. 현지 (村)위원회가 일부 주민들을 동원해 ‘해피 선데이’ 행사의 일환으로 징을 치고 북을 두드리게 했던 것이다.

“앞으로 일요일에 즐기고 싶으면 여기로 오시면 돼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촌의 당서기가 말했다. “이것은 신앙인들과 벌이는 ‘영역 다툼’입니다!” 인간의 영혼(혹은 그들의 말을 빌자면 적어도 사람들을 호도하는 것)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면서 그는 북을 치는 주민들 각각에게 담뱃갑을 건네고 관객들에게는 과일 맛이 나는 사탕을 행사에 참여한 보상으로 제공했다.

2019년 1월 13일 일요일, 싼먼샤시(三门峡市) 청관진(城關鎮)에 ‘해피 선데이’라고 쓰여진 현수막이 걸렸고 줄다리기를 비롯한 다른 행사들이 주민들을 위해 열렸다.

[영상]2018년 11월, 허난성 양샤오진(仰韶鎭)에서 ‘해피 선데이’ 행사가 열린 모습

의아해진 주민 한 사람이 물었다. “’해피 선데이’ 행사를 왜 하는 건가요?” 촌장은 주민들 모두가 일요일에 신앙 생활을 하고 종교 집회에 참여하는 대신 쇼를 보러 오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비터 윈터는 2018년 9월에 발행된 문서 사본 하나를 입수했다. 제목은 “쑤이양구(睢阳区)의 ‘해피 선데이’ 주제별 행사 수행에 관한 실시 의견 관련 공고’였다.

문서는 허난성 상추시(商丘市) 쑤이양구 당 위원회의 조직부와 선전부를 포함하여 12개 정부 부서들이 공동으로 발행한 것이었다.

문서는 ‘해피 선데이’ 행사 수행을 위해 ‘다양한 자원 및 모든 병력 동원의 공동 작업’을 요구하면서 “종교 관리 임무가 막중한 농촌(혹은 공동체)에 집중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행사는 ‘농촌 지역의 이념적 교두보 확보를 위해’ 매 일요일 오전과 중요 종교 축일마다 개최되어야 한다. 바꿔 말하면 당은 대중을 두고 오락과 종교가 경쟁하게 하고자 한다.

‘해피 선데이’ 행사는 총력전을 의미한다.

쑤이양구(睢阳区)의 ‘해피 선데이’ 주제별 행사 수행에 관한 실시 의견 관련 공고문

관계된 12개 정부 부서는 각 부서 고유의 프로젝트에 책임을 지며 사회의 서로 다른 영역을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를 개발하여 사람들을 종교 행사로부터 괴리시킨다.

구(区)문화관광국은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한 주민들의 ‘예술적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반면에 교육체육국은 ‘핵심 사회주의 가치’를 암송하는 것과 같은 10대를 위한 애국 교육 활동을 조직한다. 여성연합회는 농촌 여성들이 ‘당을 따르고 당에 복종하도록 이끌기 위한’ 행사들을 지원한다. 정치법률위원회(政法委員會)는 반사교 선전 활동을 펼친다. 인종종교사무위원회는 종교적 장소에 국기를 걸고 ‘핵심 사회주의 가치’를 소개하여 ‘신앙인들의 국민 의식을 고취하고 그들이 종교를 믿을지언정 당 혹은 국가를 배신할 수는 없음을 깨닫게’ 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영상]2018년 11월, 양샤오촌(仰韶村) 촌위원회 마당에서 열린 ‘해피 선데이’ 행사 모습

이상적인 시민의 모습 역시 만들어져 홍보되고 있다.

구(区)정신개조운영위원회 사무소는 가족들을 심사 및 평가하고 일부 가족을 선별해 ‘문명한 가정’, ‘문명한 가구’, ‘착한 시어머니’, ‘착한 며느리’ 상을 수여하며 칭찬한다. 비터 윈터가 입수한 보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고 충성, 화합, 성실과 같은 중국 전통 가치의 표상이 되는 사람들은 정부에 의해 ‘문명한 가구’로 뽑힌다. 신앙이 있는 주민들은 절대로 이 대상이 되지 못하며 당이 선전하는 이상적 인간과 관련하여 소외됨을 느낀다.

[영상]2019년 1월 20일, 허난성 잉둥촌(英東村) 정부가 주민들을 동원해 징을 치고 북을 두드리면서 ‘해피 선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

또한 ‘농촌 독서실’, ‘당 주최 소강연’, ‘지방 경극 무대’, ‘윤리 문화 강연회’ 등도 있는데 모두 당 정책 홍보용이다.
전방위적으로 당의 가치를 끊임없이 주입하므로써 주민들이 신을 믿을 여유를 찾을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몇몇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피 선데이’ 주제 행사들은 작년부터 시작되었다.

비터 윈터가 이미 보도한 것처럼 허난성 전역의 농촌 당국은 중국 전통 경극단을 초청해 종교 집회소 밖에서 공연을 벌인다거나 ‘농부 야간 학교’를 개설하는 식으로 반종교 선전 캠페인을 광범위하게 실시하고 있다. 다른 (省)의 지방 정부들 역시 당을 선전하는 ‘다른’ 일요일 행사나 문화 행사를 예배 장소 근처에서 개최함으로써 사람들의 종교 행사 참여를 막는다.

빠르게는 2014년 11월에 신장 데일리(新疆日報) 웹사이트에 ‘농촌 지역 행사의 증가로 종교 믿음 침체’라는 제목의 기사 하나가 올라온 적이 있었다. 그 기사에 따르면 신허현(新和縣) 당국은 4백만 위안(약 6억7천만 원) 이상의 기금을 들여 68개의 촌(村)급 문화 행사 장소, 110개의 농촌 복합 문화 센터를 건설하거나 확장하고 문화 강당 두 채를 신축했다.

게다가 촌(村)에서 중국 공산당 선전용으로 사용되는 176개의 확성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재정비했고 ‘마이시라이프 스퀘어 댄스’ 활동(위구르족 전통적 노래춤 집회 행사)이 현(县) 전역의 117개 촌(村)에서 활성화되었다.

지방에서는 종종 다양한 경기와 예술 퍼포먼스를 마련하여 실시 중이고 당국은 ‘근대 문화 애용을 통한 종교 환경 약화’ 목표 증진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도록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