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산둥성 린이시, 철거된 십자가 수두룩

기독교 상징물이 통치에 위협이 된다고 간주하는 중국 독재 정권은 지속적으로 그런 상징물을 철거하고 있다.

리 밍쉬안 (李明軒) 기자

종교사무행정국이 2019년 동부 산둥(山東)성에 감찰팀을 파견하면서부터 기독교 장소에서 거의 모든 십자가들이 사라졌다. 어느 통계에 의하면, 2019년 3월에서 2020년 1월 사이 산둥성 린이(臨沂)시에서는 적어도 70개 교회의 십자가들이 철거되었다.

십자가가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킨다는 정부

일백만 위안(1억7천만 원)이 넘는 비용으로 건축된 린이시 탄청(郯城)현의 유럽풍 삼자교회가 얼마 전 십자가를 철거당했다. 11월 18일, 현(縣) 정부는 또 교회가 곧 방문할 (省) 정부 고위 인물들에게 ‘불편’하게 보이는 듯 ‘국도에 너무 가깝고’ 또 ‘너무 높다’며 십자가 받침대를 없애라고 명령했다. 관리들이 설교자가 불복할 경우 교회를 철거하겠다고 위협하자 다른 선택지가 없는 그는 2만 위안(약 34만 원)이 넘는 비용으로 십자가 터를 부수었다. 또 서구풍의 그 교회 창문은 철판으로 덮였다.

‘개조된’ 탄청현의 삼자교회

한 노(老)신자는 무기력하게 “십자가를 철거하고 미성년자의 교회 출입과 헌금함 비치를 금하는 건 다 중앙 정부 정책입니다. 누가 감히 불복하겠어요. 이 교회는 우리 헌금으로 지어졌는데 이제는 교회 건물이라는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1월 8일, 성(省) 정부는 ‘십자가가 너무 눈에 띈다’며 란산(蘭山)구의 고속 철도 옆에 위치한 한 삼자교회의 십자가를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외벽에 붙어 있던 ‘愛’와 ‘基督敎會’의 한자도 떼어졌다.

작년 5월 16일, 란링(蘭陵)현의 한 관리는 한 삼자교회 설교자에게 국도 근처에 십자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 관리는 “당신 교회 십자가는 눈에 너무 띄어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킵니다.”라고 말하며 인부들을 시켜 십자가를 철거했다.

작년 5월에 철거된 린이시 페이(費)현의 한 삼자교회 십자가

한 교회 동역자는 분노하며 “정부가 이러는 것은 범죄 행위입니다. 권력으로 사람을 누르며 도적떼 같은 짓을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동부 저장(浙江)성의 십자가 철거를 책임졌던 한 관리가 린이시로 옮겨오면서부터 그 지역의 신앙인들이 훨씬 더 심한 박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에서 2016년 사이, 중국에서 기독교인의 수가 가장 많은 곳 중의 하나인 저장성에서는 1,700개가 넘는 교회의 십자가가 철거되었다.

해고 위협을 받은 현지 관리들

탄청현 승리(胜利)향의 한 삼자교회 설교자는 그녀의 아들이 자신의 예배소 십자가를 철거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작년 4월 1일, 공산당 (村) 서기인 그녀의 아들은 관할 내에 십자가가 하나라도 남겨져 있다면 개인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상부의 명령을 전했다. 심지어 그는 어머니에게 십자가를 철거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고 위협했다. 그 설교자는 아들이 파견한 인부들이 십자가를 철거하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3월에서 5월 사이, 탄청현에서 40개가 넘는 예배소의 십자가들이 철거되었다. 세 개는 가정교회, 나머지는 삼자교회의 것이었다.

한 삼자교회 노(老)신자는 “공산당이 십자가는 철거할 수 있어도 하나님을 따르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꺾지 못해요. 하나님은 늘 우리 마음에 계십니다”라고 말했다.

십자가가 철거된 탄청현의 삼자교회 예배소

지난 5월, 린이시 쥐난(莒南)현의 한 통일전선공작부 관리는 인부들에게 한 삼자교회의 십자가를 잘라 내고 건물 앞에 국기를 게양할 깃대를 세우라고 명령했다. 그는 “십자가가 국기보다 높아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더 많은 사람들이 종교에 이끌려요.”라고 말했다.

6월 초, 가오신(高新)구 정부는 한 촌 주민들에게 기독교 예배소의 모든 십자가와 종교 상징물을 없애라고 명령했다. 한 달도 안 되어 14곳의 예배소에서 십자가가 철거되었다.

영상: 십자가가 철거된 린이시 가오신구의 한 예배소

6월 중순, 뤄좡(羅莊)구 처산(冊山)진의 삼자교회 생명수샘교회의 십자가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강제 철거되었다. 한 소식통은 그 구(區)와 (鎭) 정부 관리들이 십자가가 철거되지 않을 시 해고당할 것이란 위협을 당했다고 밝혔다.

십자가가 철거된 가오신구의 여러 예배소
십자가가 철거된 가오신구의 여러 예배소

11월, 란산구 정부는 여덟 삼자교회 예배소의 십자가와 기독교 상징물을 없애고 예배소를 강제로 폐쇄했으며, 한 예배소는 창고로 개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