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시진핑은 어떻게 신이 되었는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전의 마오 주석처럼 자신을 신보다 더 높은 숭배의 대상으로 내세우려 하고 있다. 비터 윈터는 이런 기이하고 염려스러운 사건에 대한 일부 전형적인 보도를 선별했다.

교사와 학생들을 세뇌해

국영 언론에 따르면, 2019년 봄을 시작으로 중국 동남부 장시(江西)성에 소재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교육 기관들은 ‘적색 문화’ 교과목을 도입하고 있다. 2019년 2월에 중국 북부 허베이(河北) 헝수이(衡水)시의 당 위원회는 제19회 당대회 정신을 이행하기 위해 교내에 시진핑 사상 교과목을 도입하라고 관내 교육 기관들에 지시했다. 학생들은 ‘대중에 친밀한 핑 언어’, ‘시진핑 할아버지 이야기’, ‘핑 언어 사전’과 같은 저서 등 허베이성 지저우(冀州)구 교육 당국이 특별히 발행한 교재를 학습할 것이 요구된다.

시진핑의 작은 신(新)홍위병 전문

‘대중에 친밀한 핑 언어’, ‘시진핑 할아버지 이야기’, ‘핑 언어 사전’ 등의 교과서

“제가 어디에서 태어났든 조국의 피가 늘 제 혈관을 따라 흐릅니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이것만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조국을 사랑할 것을 생명과 명예를 걸고 맹세하며 선서합니다.” 국기 게양식에서 교사가 아이들이 중국과 중국 지도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도록 이끌고 있었다. 9월 25일, 중국 남서부 장시(江西)성 주장(九江)시 관할 융슈(永修)현의 어느 유치원에서 벌어진 일이다.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 가르침인가 세뇌인가? 전문

영상: 유아들을 이끌고 조국에 충성할 것을 맹세하고 있는 장시(江西)성 교사들

장시농업대학은 2018년부터 모든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메시징 사이트인 위챗을 사용해 ‘시진핑 사상을 학습하는 청년들’이라는 온라인 과목을 이수할 것을 요구해 오고 있다. 이 과목은 공산주의 역사 및 시진핑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등의 주제를 다룬다. 이 수업을 거부하는 자들은 우수 학생 선발 자격이 없게 된다.

대학의 다른 커리큘럼보다 우선시되는 사상 교육 전문

‘시진핑 사상을 학습하는 청년들’이라는 온라인 과목

전국적으로 모바일 앱 사용이 강제되고 있는 중국

2019년 1월에 중공이 ‘학습강국’ 모바일 앱을 출시한 이래로 모든 당원, 공무원, 교사들은 해당 앱을 다운받아 ‘시진핑 사상’을 강제로 학습해 왔다. 그들은 앱을 통해 기사를 읽고, 연설을 시청하며, 문제를 풀어 점수를 누적해야 한다. 2019년 3월 중순, 신양(信陽)시 핑차오(平橋)구에 자리한 삼자교회 신자들은 ‘학습강국’을 다운받고 매일 최소 30점을 획득하라는 지역 공무원의 지시를 받았다.

시진핑 ‘학습’에 동원되는 신자들 전문

추가 내용: 디지털 마오이즘: 시진핑의 새 우상화 전략

‘학습강국’ 점수 내역 페이지

많은 국영 기관에서는 계속 ‘업무 감독과 평가’ 목적으로 직원들에게 그들이 ‘학습강국’ 모바일 앱에 들인 시간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매일 앱을 사용하도록 강요한다. 징계당하거나 공개적으로 비난받는 것이 두려운 까닭에 사람들은 당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자신들의 직위를 지키기 위해서 시간을 다투어 ‘시 사상을 학습’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2019년 4월의 어느 날, 동부 산둥(山東)성 출신의 한 당원이 앱에서 문제풀이를 하던 중 갑자기 바닥에 쓰러져 죽었다. 산둥성 허저(菏澤)시 어느 현의 마을 주임은 고혈압으로 인해 자주 앓는다. 그럼에도 그는 정맥주사를 받을 때조차 계속 시 사상을 학습한다.

시진핑 사상을 암기하기 위해 정상적인 수면과 삶을 잃고 있는 공산당원들 전문

점검을 앞두고 매일 30점을 쌓도록 요구하는 공고가 당원들 위챗 그룹에 올려졌다.

신앙을 파괴하기 위해 점령된 예배소와 신자들의 가정

중부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시의 한 현에 위치한 국영 삼자교회조차 거듭된 요구를 받고 십계명을 시진핑 주석의 어록으로 대체했지만 정부의 질책을 면할 수는 없었다. 통일전선공작부 직원들은 2019년 6월 말, 신자들에게 “모든 면에서 당에 복종해야 한다. 당이 시키면 따라야 한다. 아니면 교회는 즉시 폐쇄될 거다.”라고 훈시했다.

십계명이 중국의 거의 모든 삼자교회와 예배소에서 제거되어 시진핑의 어록으로 대체되었다. 2015년 5월 18일의 중앙통일전선공작부 실무 회의에서 나온 시진핑의 다음 연설 내용도 있었다. “다양한 종교를 상대해 사회주의 핵심 가치로 인도하고 중국 문화를 스며들게 하며, 시대의 발전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종교 사상, 교리 및 가르침을 해석하는 종교계를 지지하라. 서구 사상의 침투를 단호히 경계하고 의식적으로 극단주의 사상이 끼치는 영향에 저항하라.”

시진핑의 연설이 교회에서 십계명을 대신해 전문

십계명이 없어지고 대신 시진핑의 어록이 중국 전역의 교회에 붙었다

2019년 7월부터 북부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에 위치한 한 불교 사찰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시진핑의 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제 사찰 승려들은 매일 시 주석의 제19차 전국인민회의 연설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현지 종교사무국은 신자들에게 연설에서 깨닫게 된 점에 대해 2천 자 이상의 분량으로 에세이를 작성하라고 요구한다.

2019년 5월 말, 현지 종교사무국에서는 모든 종교 장소에 도서실을 설치해 신자들이 상시 학습할 수 있도록 시진핑 연설집, 국가의 법률 및 규정, 중국 전통 문화 등의 서적을 비치해 놓으라고 지시했다. 이제 현지 교회의 도서관 책장에는 “시진핑의 담화: 국정 운영”, “시진핑 어록집”, “마오쩌둥 전기” 및 “덩샤오핑 전기”들을 비롯해 종교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책들이 천 권 이상 채워져 있다. 이제 도서관에는 성경이 한 권도 보이지 않는다. 2019년 6월 11일, 허난성 뤄양(洛陽)시 정부는 460명이 넘는 설교자들이 ‘시 주석 사상’과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학습할 5일간의 단체 훈련을 준비했으며, 특별 배정된 요원들이 훈련 과정을 감시하고 녹화했다.

시진핑 사상, 종교 장소에 침투 전문

정저우(鄭州)시의 한 삼자교회 도서실 책장에 비치되어 있는 ‘붉은’ 서적

남동부 장시(江西)성 지안(吉安)시의 한 가톨릭 교회는 올해 백만 위안(1억6천8백만 원)이 넘는 신자들의 헌금으로 지어졌다. 이 교회는 1711년, 강희제(康熙帝, 이름은 현엽, 1654~1722)가 베이징의 한 가톨릭 교회에 기증한 명패에 새겨진 이름을 본 따 ‘만유진원(萬有眞原)’으로 명명되었다. 2019년 9월 말, 현지 관리들은 신자들에게 교회 이름이 적힌 간판에 페인트를 칠하고, “당을 따르고 당에 복종하며 당에 감사하라”는 문구로 대체하며, 입구에 국기를 게양하라는 지시를 했다. 관리들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그림을 떼어 내고 대신 시진핑 초상화를 한쪽 벽 중앙에, 그 양쪽에는 선전 구호를 걸었다. 성모 그림은 교회의 어두운 구석 자리에 버려졌다.

교회의 가톨릭 상징물을 대체하고 있는 시진핑 초상화 전문

교회의 벽 중앙에 걸려 있는 시진핑 초상화와 그 양쪽에 붙은 선전 구호

2019년 7월, 윈난(雲南)성 진핑(金平)현 먀오족 거주지의 어느 (村) 위원회는 각 가정에 시진핑 초상화를 걸라는 명령을 내렸다. 어느 젊은 신자는 “시진핑이 대장이니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더군요. 문을 열면 바로 보이게끔 거실 중앙에 걸어야 한다고 했어요.”라고 말했다. 다른 신자는 “촌(村) 위원회 관리들이 직접 시진핑 초상화를 나눠주면서 십자가 대신 걸라고 하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비공식적으로 발간된 먀오족어 성경은 금지 서적이 되었다.

먀오족 크리스천들이 삼자교회 가입을 강요받아 전문

어느 신자의 집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걸린 시진핑 초상화

2019년 8월, 중국 남동부 장시(江西)성 주장(九江)시의 어느 60대 여성 신자는 집에 들이닥친 현지 관리의 협박 때문에 십자가가 그려진 포스터를 떼어 내는 수밖에 없었다. 관리들이 신자들의 집에서 십자가와 종교 대련을 치우라는 것은 고위 당국의 명령이기에 복종하지 않으면 빈곤 가구 보조금을 비롯하여 여타 수당들을 박탈당할 것이라고 했던 것이다. 현지의 또 다른 기독교인도 마찬가지로 십자가가 그려진 포스터를 마오쩌둥 초상화 스타일로 그려진 시진핑 초상화로 대체해야 했다. 그 일로 나이가 70대인 그 여성 신자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병원 신세를 졌다.

중국의 유일신으로 등극한 시진핑, 그를 믿도록 강요받는 종교인들 전문

신앙인들의 집에서 종교 상징물들이 찢기고 시진핑과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그 자리를 대신한 모습

마오쩌둥의 길을 답습해

북부 산시(山西)성 창즈(長治)시의 관할을 받는 한 시(市) 선전부에서는 2019년 7월 초, 관할 내의 건강 시스템 관리들과 직원들에게 2019년에 중앙 선전부가 편찬한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학습 개요’의 복사본을 구입해 ‘시 사상’ 학습과 훈련에 만전을 기할 것을 요구하는 통지문을 발행했다. 같은 달, 북부 허베이(河北)성 한단(邯郸)시 츠(磁)현의 현위원회조직부에서는 ‘인민에게 친숙한 시진핑 어록 포켓북’을 발행해 현의 280개 촌 모든 당원들과 관리들에게 배포했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2만 부가 넘는 포켓북이 배포되었다. 포켓북에는 ‘당원 및 관리들의 포켓 일지’라는 제목의 노트가 딸려 있다. 모든 당원들과 정부 관리들은 메모하면서 ‘시 어록’의 내용을 암기하고, 항상 노트를 챙겨 수시로 필기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시 사상’을 학습하도록 강요받는 당원들과 관리들 전문

츠(磁)현위원회조직부에서 발행한 ‘인민에게 친숙한 시진핑 어록 포켓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