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사교라는 꼬리표가 붙을 위험에 처한 가정교회

정부의 선전 포스터“종교라는 이름을 허위로 사용하는 사교 집단.”, “중국 가정교회”라는 정부의 선전 문구가 깃발에 쓰여있다. 포스터에는 종교에 열광하도록 선동, 이단 사상 유포, 사회 질서 교란, 적대적인 외세와 결탁, 삼자애국운동 공격 등 사교의 해악이 나열되어 있다(인터넷 사진)

[비터 윈터=중국 소식통] 야오 장진(姚長進) 기자

금지된 ‘이단 교리’에 사용되는 사교(邪敎,시에쟈오)라는 꼬리표가 이제는 ‘정상적인’ 가정교회에도 점점 더 많이 붙여지고 있다.

가정교회는 정부의 통제를 받아들이지 않고, 해외와 연계돼 있으며, 신도 수가 많고, 복음을 적극적으로 전하며, 금지된 종교 서적을 읽는다. 이러한 것들이 오늘날 중국 대형 가정교회의 특성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특성은 또한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탄압하는 소위 사교 집단의 특성이기도 하다. 중국의 영문 출판물은 사교를 ‘사악한 사이비 집단(evil cults)’이라고 오해의 소지가 있게 번역하고 있지만, 더 나은 번역은 ‘이단 교리’이다. 이론상 어떠한 교리가 ‘이단’이고 금지되는지는 정부가 결정하는데, 이러한 관행은 명나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공산당이 사교 목록에 올리면 그 종교는 사교가 된다.

하지만 시진핑 집권 아래의 중국에서는 종교에 대한 일반적인 적대감 때문에 행정 관행이 법규의 제약을 넘어서고 있다. 사교 목록에 올라와 있지 않은 단체에 대해서도 사교라는 꼬리표가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북동부 지린(吉林)성의 하위 공무원 한 사람이 지난 7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위챗(WeChat)에 다음과 같은 게시 글을 올렸다. “중앙 정부에서는 현재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체포하는 데에 커다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가정에 걸려있는 십자가를 떼어내고 있습니다. 허가를 받지 않은 종교는 사교로 지정되며, 더 이상 그 집회에 참여해서는 안 됩니다.”

“허가를 받지 않으면 사교라는 건가요?”라고 그 마을에 사는 기독교 신자 몇 사람이 서로 물었다. “그러면 가정교회는 모두 사교 집단인가요? 정부의 평가 기준은 정확히 뭐죠?”

일부 중국 공무원들은 정부를 은근히 비판하고 정부의 지도를 따르지 않는 개인이나 집단은 공산당에 반대하고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은 사교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2018년, 허가를 받지 않았던 교회 두 곳이 세간의 이목을 끌며 폐쇄되었던 사건은 허가받지 않은 모든 교회를 사교로 몰아가는 추세를 잘 보여준다. 두 교회는 바로 베이징 시온교회(北京錫安教會)와 청두 추우성약교회(成都 秋雨聖約教會)였다. 시온교회 신도들은 경찰이 폐쇄 전에 공식 수사를 하면서 교회가 “당을 반대하고 정부에 반대하며 정치적으로 불온하고 또 사교”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와 비슷하게, 청두 추우성약교회 신도들도 경찰이 그들을 ‘불법 교회와 사교 단체’에 참여했다는 죄목으로 체포했다고 전한다.

샌프란시스코에 본부가 있는 중국 기독교 정의의 협회(華人基督徒公義團契)의 프란시스 류(Francis Liu)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 그들의 교회가 불법 교회이고, 신앙이 잘못됐으며, 사교 단체여서 그들을 체포했다는 경찰의 말이 여러 채널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어느 조직이 그들(정부)에게 우호적이 아니거나 그들의 통치에 위협이 된다고 믿으면 그들은 그 조직을 사교로 규정할 거예요.”

중국의 많은 가정교회가 시온교회와 추우성약교회와 똑같은 곤경에 처해있다. 일부 교회는 예배를 드릴 목적으로 소유하거나 세낸 건물의 사용에 대한 ‘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정부의 말을 듣지 않았’거나 외국과 연계됐다는 의심을 받았기 때문에 사교로 간주되었다.

2018년 5월 이후로, 중국 중부 허난(河南) 탕허(唐河)현에 있는 찬미파의 가정교회는 집회를 중단하라는 지시를 여러 번 받았다. 하지만 여성 설교자는 그 지시를 거부했다.

8월, 정부 공무원들은 그곳이 불법 집회 장소이며, 교회가 ‘사교’이고, 국가에서 허가하지 않은 곳은 모두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집회 장소를 완전히 비우지 않으면 철거하겠다고 위협했다. 9월 11일, 정부는 백 명이 넘는 사람을 투입해서 집회 장소의 기물을 파괴했다.

그 후, 그 설교자는 체포되어 두 번 심문을 받았다. 경찰은 그녀가 외국인들과 접촉했는지, 또 교회 최고 지도층이 누구인지 물었다. 경찰은 외국인과 접촉하는 것은 간첩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단언했다.

일부 신자들은 설교자가 ‘복종하지 않았던 것”이 그녀가 사교 단체를 이끌고 간첩 노릇을 했다는 정부의 비난을 촉발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공산당은 법을 실제로 어겼는지에는 관심이 없어요. 복종하지 않으면 처벌할 방법을 찾아내죠.”

중국 남서부 충칭(重慶)시 통량(銅梁)구에 있는 한 사도파의 가정교회도 사교 예배 장소로 간주되었다. 2018년 4월, 공무원 20여 명이 집회 장소로 난입해서 사교 집회는 불법이라고 단정하면서 향후 가벼운 범죄에 대해서는 구류 15일, 무거운 범죄에 대해서는 징역형에 처하겠다고 위협했다.

“집회 장소가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정통파 기독교이고, 허가를 받지 않았을 경우에는 사교라고 얘기하더군요. 무슨 논리가 그따위죠?”라고 한 교회 동역자가 말했다. “제 이름은 이미 사교 단체에 속하는 사람의 목록에 올라가 있어요. 목사님도 제약을 받고 있고요. 사흘에 한 번씩 목사님은 구역 관리 담당에게 가서 보고하고 사진도 찍어야 해요.”

일부 전문가들은 가정교회를 사교라고 매도하는 움직임은 2014년 산둥(山東)성 자오위안(招遠)시 맥도날드 매장에서 한 세일즈 우먼이 살해된 후부터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당시 중국 정부는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가 그 사건을 저질렀다고 허위 주장을 했다. 뒤이어, 중국 정부는 그 사건을 반사교 캠페인용 선전에 활용했다.

그들은 중국 공산당 정부가 자기네가 ’싫어’하거나 너무 커져 ‘적색 선’을 넘거나 정부를 비판하거나 외국 단체와 접촉을 하는 가정교회를 제거하는 데 이러한 꼬리표를 이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시사평론가인 궈 바오성(郭寶勝)은 가정교회가 사교로 낙인찍히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 적이 있었다. “앞으로 가정교회, 특히 시골에 있는 교회를 대함에 있어서, 당국은 점점 더 사교라는 죄목을 들이대면서 압박할 것입니다. 중국 반사교 협회(또는 중국 반사이비 협회)가 발표한 20개 사교 단체의 목록을 보면, 그중 15개가 기독교와 연관이 있습니다. 이들 15개 단체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많은 가정교회가 쉽게 사교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가정교회가 자기네와 이들 15개 단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몹시 어려울 것입니다. 가정교회는 삼자 교회에 가입하지 않는 한, 사교로 낙인찍혀 중국 형법 300조에 따라 처리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