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대체 홍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비터 윈터는 중국이 어떻게 홍콩의 기본적인 자유를 망가뜨리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의 대응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관하여 영국 전문가 베네딕트 로저스의 고견을 들었다.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

베네딕트 로저스(Benedict Rogers)

로마 가톨릭 신자이자 런던의 활동가 및 언론인 베네딕트 로저스(Benedict Rogers, 1974~)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선구적인 홍콩 인권 문제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영국 보수당 인권 위원회의 공동 설립자 겸 부의장이자 세계 기독교 연대 동아시아 팀의 지도자이면서 홍콩 와치(Hong Kong Watch)의 설립자 겸 의장이기도 하다. 그는 또한 미얀마의 정치, 종교, 인권 문제에 관한 유명 전문가이기도 하다.

홍콩의 현재 위기 상황과 관련하여 그는 다수의 국제 언론에 논설을 기고하고 인터뷰도 한 바 있는데, 본고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직도 부분적으로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져 있는 런던의 어느 곳에서 비터 윈터가 그와 진행한 인터뷰이다.

홍콩 국가보안법에서 이번에 새롭게 바뀌는 점은 무엇입니까?

새로운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홍콩에서는 기본적인 자유가 사실상 말살될 것으로 보입니다. 새 국가보안법은 우선 ‘전복’, ‘분리 독립’ 그리고 ‘해외 정치 세력과의 공조’ 등을 범죄화할 것입니다. 그로 인해 집회의 권리가 부정되고 언론과 종교의 자유가 위협당하며 평화롭게 홍콩의 ‘독립’을 논의하는 것이 분명한 범죄 행위가 됨은 물론이고 누군가 외국의 의원이나 인권 운동가 혹은 언론에 알리는 것조차 이제 범죄로 취급될 우려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국가와 그 국가의 영토에는 국가 안보를 도모할 권리가 귀속됩니다만 홍콩에 기본권으로 약속되어 있는 보통 선거권을 배제한 채 홍콩에 부여된 이번 국가보안법은 매우 위험하며,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에 서명한 홍콩의 의무는 물론이고 홍콩반환협정에 서명한 중국의 의무까지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 장관은 미국과 영국이 홍콩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보안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런 ‘개입’이 정말로 있습니까? 그리고 국가보안법의 진짜 목적은 무엇입니까?

그런 ‘개입’은 없습니다.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이 멋대로 사용하는 전형적인 선전 문구일 뿐입니다. 영국은 유엔에 제출된 국제 협약인 홍콩반환협정에 따라 홍콩의 자치권과 자유를 감시하고 보호할 합법적인 도덕적, 법적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국, 미국을 비롯하여 국제 사회의 여타 국가들이 도덕적 지지를 밝힌 것은 진짜 홍콩 시민들이 홍콩에서 기본적인 자유가 유지되고 홍콩에 약속된 바 있는 보통 선거권이 실시되기를 열망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시했기 때문입니다. 국가보안법의 진짜 목표는 아예 다른 의견이라는 것이 나오지 못하게 하고 홍콩에 대한 중공의 철권 통치를 강화하여 홍콩을 그저 그런 또 하나의 중국 도시로 전락시키는 것입니다.

홍콩에서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학생이며 시민 등이 집회를 계속할 것으로 보십니까? 아니면 그들에게 희망은 없는 걸까요?

새 국가보안법이 발표된 후 지난 일요일에도 수천 명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따라서 시위가 멈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를 지키겠다는 홍콩 시민들의 의지는 확고하므로 시위가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수많은 홍콩 시민들이 비범한 결단력을 보여 주고 계십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만약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 경제 지위를 취소하면 사실상 시진핑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시진핑의 장기 목표가 홍콩을 빈곤하게 만들어 홍콩에 있는 주요 금융 기관들이 중국 본토로 이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위험한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특별 지위 취소는 마지막 수단이어야 하지만 수단의 하나로는 분명히 고려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 홍콩이 자치권을 잃고 ‘일국양제’ 체제가 종식되어 그저 그런 중국의 도시 중 하나가 된다면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다는 중국의 약속을 전제로 부여된 특별 경제 지위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겠습니까? 진짜 이슈는 홍콩 와치의 ‘왜 홍콩이 중요한가?‘라는 제목의 최근 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주요 금융 센터로서 홍콩이 중국 경제와 국제 사회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여타 민주주의 국가들이 취할 다른 수단에는 무엇이 있겠습니까?

홍콩반환협정 공동 서명국이자 얽힌 역사로 인해 홍콩에 도덕적 책임이 있는 영국으로서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지원국들과 함께 온 세계가 이 문제에 반응하도록 앞장서야 합니다. 첫째, 세계 지도자들은 일관되면서도 반복적으로 분명하게 힘주어 홍콩의 자유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마지막 홍콩 총독이었던 크리스 패튼(Chris Patten, 1944~)도 5월 25일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영국은 G7을 비롯한 각종 국제 회의에 홍콩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둘째, 영국은 의견을 함께하는 국가들을 모아 국제 교섭 단체를 꾸려 유럽 제국,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그리고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민주국가들과 연대하여 온 세계가 홍콩 문제에 반응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각국은 중국 정부 및 홍콩 정부, 그리고 경찰 등의 소속으로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는 개별 관리들에 대해 마그니츠키(Magnitsky)식 표적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합니다. 넷째, 영국은 다른 국가들과 더불어 법적, 외교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홍콩반환협정의 명백한 위반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다섯째, 영국은 풍전등화 신세인 홍콩의 활동가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피할 수 있는 은신처를 확보하는 방안을 각국 정부와 공동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세계는 25개국에서 2백 명이 넘는 의원과 정치 원로, 유명 인사들이 지난 주말에 행동 촉구 성명을 발표한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홍콩을 지지하는 비정부기구들의 역할은 무엇이며 선생님은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우리의 역할은 분명합니다. 한목소리로 홍콩 지지 의사를 밝히고 정책 입안자, 의원, 언론, 학자로부터 일반 대중에 이르기까지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여 기본 인권과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홍콩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결집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홍콩 와치는 이미 최근 몇 주에 걸쳐서 더욱 강력하게 홍콩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www.hongkongwatch.org를 방문하시면 많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홍콩 와치는 국제 사회가 결집해 행동에 나설 수 있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