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이 있는 브뤼셀에서 두 가지 상반되는 신호가 발생했다. 홍콩을 지지하는 결의안이 압도적 표차로 통과된 반면 세계 종교 자유 특사 사무실은 폐쇄된 것이다.
마르코 레스핀티(Marco Respinti)
중국 정부는 자기들이 자행하는 끔찍한 박해에 대한 최고의 동맹은 종교 자유, 인권, 그리고 홍콩의 운명에 대한 서양의 무관심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물론 중국은 홍콩에서 새로 시위가 일어날 때마다 철권을 휘둘렀으며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다시 그럴 것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은 시간이 자기들 편이라고 믿는 것일 수도 있다.
2019년 말, 홍콩에서 수천 명이 송환법에 맞서 시위에 나섰다. 친중국 성향의 캐리 람(Carrie Lam, 1957~) 행정장관은 경찰에 즉각적인 진압을 명령했으나 경찰과 시위대의 대립이 수주에 걸쳐 계속되자 법안을 철회했다. 그런데 모든 상황이 진정되고 TV에서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시위대들의 영상이 사라지면서 세상의 관심이 급격히 식자 중공과 홍콩의 친중 세력들은 재빨리 그 상황을 고착시켰고 홍콩은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 5월 28일, 중국은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도입하는 두 번째 조치를 단행했다. 당연히 사람들은 다시 거리로 뛰쳐나갔고 6월 4일, 톈안먼 사건 기념일에는 모두가 주목한 평화 시위로 이어졌다. 그러나 다시 한번, 세계의 이목은 빠르게 식었고 국가보안법은 철회되지 않았다. 현재 홍콩의 특별행정구 지위는 언제 박탈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시위가 한창인 때보다 거짓 평화가 찾아온 지금 홍콩을 지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세계 인권 선언과 1984년의 중영 공동 성명에 위배되는 새 국가보안법을 홍콩에 도입하기로 한 중국을 유럽의회가 6월 19일, 찬성 565표, 반대 34표, 기권 62표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세우자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희소식이다.
유럽의회 의원들의 언어는 강경하고 분명했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국가보안법의 즉각적 철회, 불법적으로 부당하게 체포된 민주화 운동가들과 시위자들의 석방, 홍콩 문제 전체를 처리하고 해결하기 위한 유엔 특사 지명이었다.
인권과 종교 자유에 대한 유럽의 전반적인 태도에 관하여 나쁜 소식은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가 유럽 연합 밖에서의 종교 및 신앙의 자유 증진을 위한 특사 사무실의 완전 철폐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해당 특사 사무실은 2006년 5월, 유럽 위원회에 의해 설치되었으며 유럽 위원회 위원을 지냈던 슬로바키아 정치인 얀 피겔(Ján Figeľ 1960~)이 특사로 임명된 바 있다. 정치적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했으나 얀 피겔은 2019년 12월, 사무실이 폐쇄될 때까지 특사직을 훌륭히 수행했다. 현재는 인권 옹호자들과 비정부 기구에서 여러 차례 청원했음에도 얀 피겔이 특사에 재임명되기는 고사하고 특사 자체가 폐지되고 말았다. 세계에는 여전히 신앙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박해받는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이제 그들은 자신들이 겪는 슬픔과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에 관해 유럽연합으로부터 더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려야 할까? 그게 아니라면 유럽연합으로서는 인권의 수호보다 경제와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믿어야 할까?
유럽의회 의원들이 이번 홍콩 문제에 용기있게 표를 던진 것은 축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제 의원들은 유럽 위원회에 종교 자유 특사를 새로 임명하고 특사 사무실의 독립을 보장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