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시진핑 치하 중국에서 늘어난 것은 이념 통제와 박해뿐

비터 윈터의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 1955~) 편집장이 2020년 6월 18일, 리투아니아 의회에서 열린 리투아니아 아시아 전략 총회에서 했던 기조연설을 소개한다.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

리투아니아의 대(對) 아시아 관계에 관한 여러분의 논의에 중국의 인권에 천착한 한 학자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프랑스인으로 중국학을 깊이 연구한 앨리스 에크만(Alice Ekman)의 최근 저서 ‘루즈비프(Rouge vif, 선홍색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서 잘 드러난 바와 같이 중국이 공산주의를 ‘포기’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현대 중국은 공식적 수사에 제국 시대 중국의 요소를 여전히 사용하긴 합니다만 모두 마르크스주의의 시각으로 해석된 것들입니다. 시진핑(習近平, 1953~)이 집권하면서 중국 공산당(CCP, 이하 중공)이 벌이는 모든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이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왜 소련이 붕괴했는지, 중공은 소련이 저질렀던 실수를 어떻게 해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오랜 세월에 걸쳐 학습했던 세대에 속합니다. 그 세대가 도달한 핵심 결론은 네 가지였습니다.

첫째, 소련의 붕괴가 시작된 것은 고르바초프(Gorbachev, 1931~) 때보다 훨씬 이전이며, 시진핑은 이에 대해 그들이 ‘어리석게도’ 스탈린(Stalin, 1878~1953)을 비판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스탈린 동지의 가르침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시진핑은 선언했습니다.

둘째, ‘강경 대응’ 전략입니다. 1989년 5월, 톈안먼 광장에서 학생들이 한창 시위 중일 때 베이징을 방문한 고르바초프는 온건한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중공 내부의 역사 매뉴얼은 당시 덩샤오핑(鄧小平, 1904~1997)이 고르바초프의 권유를 따르지 않기로 하고 군대를 파견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약 1만 명의 학생을 죽인 것을 정권을 구한 묘수로 극찬하고 있습니다.

셋째, 비인가 종교 단체 신자, 반체제 인사, 티베트인이나 위구르인과 같은 소수민족을 비롯하여 마오쩌둥(毛澤東, 1893~1976)이 ‘표적 범주’라 불렀던 것에 포함되는 모든 이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보강할 핵심 박해 전략이 더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나머지 것들은 ‘가정 재교육’, 경제적 상벌의 활용, 그리고 하루 24시간, 7일 내내 감시하는 등을 통한 ‘공공 안정 관리’입니다.

사실, 마오쩌둥은 모든 중국 인민을 상시 감시하에 두는 이론을 이미 체계화한 상태였습니다. 다만 그에게는 현재 시진핑 시대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 없었습니다. 바로 3억 개의 감시 카메라, 얼굴 인식 기능, 모든 중국 인민이 각자의 스마트폰에 강제로 설치해야 하는 스파이웨어, 인공 지능, 그리고 모든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는 등 발로 뛰며 기술이 놓치는 부분을 보강하는 ‘블록 관리자’ 등입니다.

중공의 교과서에 따르면 동유럽에서 공산주의가 몰락한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정권이 종교가 생존하고 번영하도록 놔뒀기 때문입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가 그 ‘나쁜’ 예로 인용되곤 합니다. 시진핑은 문화혁명 이후 최악의 종교 박해를 시작했습니다. 수만 채의 교회, 모스크, 사찰이 파괴되었고 여기에는 정부의 ‘인허가’를 받은 곳과 친(親)정부 성향 단체의 건물들이 포함됩니다.

일부 사찰에서는 부처와 보살상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마오쩌둥을 비롯한 여타 공산주의 지도자상들이 들어섰습니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인, 카자흐인, 그리고 티베트인이 ‘재교육 수용소’에 보내졌습니다. 성장세가 빠르다는 이유만으로 중공에 의해 특별히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기 시작한 신종교 운동 소속 신자들 수십만 명이 체포되었고 그중 수백 명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특히 파룬궁과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이하 전능신교)가 대표적 사례이며 전능신교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극심한 박해를 받는 종교 단체가 되었습니다.

넷째, 중공이 보기에 소련은 선전이 효과적이지 못 했고 국제 기구 내에서의 존재감도 그다지 강하지 못해서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중공은 1천5만 명이라는 믿기 힘든 수의 인력을 동원해 다수의 국제적인 소셜 미디어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모든 대학이 외국어로 포스팅할 수 있는 ‘인터넷 문명화 자원 봉사자'(포스터 참조)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중국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국제전기통신연합(ITU,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United Nations Industrial Development Organization)의 현 수장은 물론이고 유엔인권이사회(HRC, Human Rights Council)의 고위 관료직에도 중국인들을 앉히는 데 성공했습니다. 중국은 중국인 여성이 사무총장으로 있던 10년(2007~2017) 동안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를 마음대로 주물렀으며 그녀의 뒤를 이은 사무총장 역시 친(親)중국 성향의 에티오피아인이었습니다.

시진핑은 중국인들이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경제적으로 협박하면) 중국의 홍콩과 대만 정책에 관한 해외의 그 어떠한 비판이라도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나면 시진핑 전략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공 여부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거의 결정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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