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중국 내륙으로 강제 노동에 동원되는 위구르인들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인권 유린 조사를 위해 설립된 어느 오스트레일리아 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위구르인들을 신장 지역 밖의 강제 노동으로 내모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루스 인그램(Ruth Ingram)

후베이(湖北)성의 어느 공장 작업대에서 일하는 위구르인들 (인터넷 사진)

2020년 2월, ‘팔려 가는 위구르인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오스트레일리아 전략 정책 연구소(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 이하 ASPI)는 이후 후속 연구를 통해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이 자신들의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공작을 축소하기는커녕 뻔뻔스럽게도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는 추가 증거를 발굴해 냈다. 전례 없이 수만 명의 위구르인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무더기로 기차에 실린다. 그들 중 상당수는 재교육 수용소에서 직접 보내진 사람들이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정부의 엄격한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갈수록 많은 수의 위구르인들이 중국 복판에 있는 수많은 열악한 작업장과 공장으로 실려 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서양 회사들에 납품할 제품을 만든다.

ASPI의 처음 보고서, ‘팔려 가는 위구르인들’을 보면 83개의 글로벌 브랜드와 상표가 각각의 공급망 어느 단계에선가 위구르인 강제 노동으로부터 이득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 9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메이저 기술 업체, 자동차 업체, 패션 업체들이 연관되어 있다.

라인하르트 부티코퍼(Reinhard Bütikofer) 유럽의회 녹색당 의장 겸 외무 대변인 주최로 5월 19일에 열린 웹 세미나에서 ASPI 연구팀 팀원들은 그간의 성과를 발표하면서 여태 알려진 것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들을 공개했다.

출처가 공개된 자료와 중국 정부 웹사이트를 통해 비키 수(Vicky Xu, 许秀中) 연구원은 중공이 자신들의 공작을 감추기는커녕 오히려 온라인으로 대놓고 떠벌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인들을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省)으로 끌고 가 일을 줘서 노동하게 하고 머리를 감게 하며 머리 스카프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합니다.” 그녀가 말했다.

공공 영역의 자료를 활용해 ASPI 팀은 위구르인들의 강제 이주, 특히 연안 주변의 성(省)들로 이주하는 정책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비키 수는 서로 격리된 기숙사 시설이며 일과 후 이뤄지는 이념 수업과 중국어 수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위구르인들에게는 당연히 무슬림 신앙 활동이 금지됩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위구르인 50명마다 관리인이 붙어 이뤄지는 상시적 감시 체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경찰들이 노동자들을 공장으로 이송하고 작업을 감시하는 일은 흔합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노동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관한 보고서까지 작성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이미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습니다.”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사람의 사상까지 감시하려 드니까요.”

그녀는 앞서 언급된 기업들의 수가 83개가 다가 아니라고 했다. “그 수는 확실히 훨씬 더 많습니다.” 그녀의 말이다. 정확히 생산 과정의 어느 절차에 각 기업이 연관되어 있는지가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라고 그녀는 지적한다. 하지만 중국의 공장들이 스스로 글로벌 기업 체인의 일부라는 것을 광고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들이 강제 노동으로부터 혜택을 볼 가능성은 확인이 된 셈이다.

그녀는 올해 초에 칭다오(靑島)시에 있는 신발 제조업체, 태광 제화의 생산 공장을 방문해 가능한 모든 사람을 인터뷰한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기자, 안나 피필드(Anna Fifield)의 보고서를 인용했다. 그녀는 8백 명의 위구르인 노동자들이 높은 담장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채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가동되는 카메라의 감시를 받으며 그리운 고향에도 돌아갈 수 없는, 사실상의 감금 상태로 지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매년 8백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하는 나이키 주력 생산 공장이었습니다.” 비키 수의 말이다. “위구르인은 허락이 없이는 공장 건물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갈 수 없습니다. 휴일에도 고향에 갈 수 없고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도 못합니다. 세뇌 교육을 강제로 받아야 하고 임금은 한족 동료들보다 더 적습니다.” 그녀는 정부 관리들이 신장에 있는 이 노동자들의 가족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노동자 개인은 휴대전화에 감시 앱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일하러 간 것이라면 그런 감시가 왜 필요하겠어요?” 그녀가 물었다. 그녀는 시크한 광고를 통해 무슬림 여성들의 스포츠 참여를 독려하면서도 동시에 감금 상태로 공장에서 일하는 위구르인 무슬림 여성들의 처지에는 눈을 감는 나이키를 예로 들었다. “그래서는 안 되죠.” 그녀가 말했다. “나이키는 자신에게 좀 더 솔직해져야 합니다.”

비키 수에 의하면, 위구르인 노동자들의 또 다른 작업장인 폭스콘(Foxconn)은 노동자들의 자살과 열악한 처우로 악명이 자자하다. “그런 곳에 있는 위구르인들에게 아무런 권리가 없다면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할 때의 상황이 어떻겠어요?” 그녀가 물었다.

또 다른 사례로 독일 브랜드 아디다스 제품을 생산하는 어느 업체는 수백 명의 위구르인을 신장에 있는 ‘구금 시설’에서 곧장 연안의 안후이(安徽)성 소재 공장으로 수송하는 일에 동참했음이 드러났다. 비키 수가 노동자들의 안전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도 그들의 고용이 강제적이고 모든 환경이 비밀스럽기 때문이다.

독일 업체 BMW, 보쉬(Bosch), 벤츠(Mercedes), 퓨마(Puma), 지멘스(Siemens), 이탈리아 업체 캔디(Candy), 스웨덴 업체 H&M, 일렉트로룩스(Electrolux), 필리핀 업체 잭 앤 질(Jack and Jill), 프랑스 업체 라코스테(Lacoste), 스페인 업체 자라(Zara)를 비롯한 수많은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 정부는 이 보고서에 대해 무자비한 반응을 보였으며, 빈곤을 구제하고 재교육 수용소 ‘졸업생’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 이주 정책을 여러 차례 옹호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가 포문을 열었고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비난이 신속하게 뒤를 따랐으나, AP 통신사에 보도된 미국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의 독립적인 연구가 이 보고서의 결론이 사실임을 입증하였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 이하 SCMP)는 중공의 이주 정책이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 창궐할 때 바이러스 진원지 중 하나인 후난(湖南)성에 있는 공장들로 위구르인들을 파견할 정도였다는 증거까지 추가 제시 했다. 비키 수는 중국 중앙 정부가 성(省) 정부에 더 많은 위구르인들을 받으라고 할당량을 강제한다는 사실은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라 트로브 대학(La Trobe University) 멜버른 캠퍼스의 부교수 겸 학과장이자 ASPI 보고서 공동 저자이기도 한 제임스 레이볼드(James Leibold) 박사는 발 빠르게 보고서의 어느 곳에도 저러한 공장의 모든 위구르인 노동자가 강요에 의한 것임을 암시하는 문구는 없다고 강조했다. 위구르인 노동자 이주가 시작된 것은 2000년이고 그때만 해도 많은 위구르인 노동자들이 기꺼이 집을 떠나 일을 하러 나섰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천취안궈(陈全国)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임명되고 최대 3백만 명의 위구르인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감금되면서 현재는 대다수 위구르인 노동자들이 ‘자기 의사에 반하여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상당량의 증거가 있다고 레이볼드 박사는 말한다. “우리는 찾을 수 있는 모든 증거를 다 모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보고서의 결론이 ‘부분적인 증거’에 기반하고 있기는 하지만 툭하면 노동자 가족들을 겁박하고 재교육 수용소에 돌려보내겠다고 노동자들을 협박하며 임금을 차별하고 과도하게 감시하는 것 자체가 이미 많은 것을 시사한다는 점을 언급한다.

ASPI의 선임 연구원이자 보고서 공동 저자이기도 한 켈시 먼로(Kelsey Munro)에 따르면, 신장 위구르 자치구 밖으로 위구르인들을 이주시키려는 중국 중앙 정부의 강제 정책 때문에 기업들도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여러 이유로 이 정책에 참가하기를 거부하는 업체는 폐쇄를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참여 거부는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러나 그녀도, 또한 보고서의 공동 저자 그 누구도 중국의 모든 위구르인 노동 정책에 대해 반사적인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재앙이 될 겁니다.” 그녀의 말이다. ASPI 팀은 중국과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이 각자의 공급망에 대해 좀 더 제대로 파악하기를 바란다. “외국 업체에게는 레버리지가 있으니까요.” 그녀의 말이다.

하지만 외국 업체들이 보고서에 대해 보인 반응은 실망스러웠으며, 몇몇 업체는 고소하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비키 수는 전한다. 그래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애플(Apple), 아마존(Amazon)과 같은 몇몇 기업은 추가 조치에 나서 주기도 했지만 이 상황을 바꿀 최대의 희망은 돈보다는 가치와 도덕을 앞세우며 필요하다면 중국의 분노와 제재에도 맞설 용기 있는 활동가와 소비자, 그리고 정부에 있다. 소비자가 움직여 기업에 압력을 가하고 반대 의사를 표하는 등 풀뿌리 운동을 벌이는 것이 해답일 수 있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미국, 유럽연합, 영국은 어느 정도 경각심을 갖고 이런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켈시 먼로는 전 세계로 하여금 한목소리를 내도록 만드는 것이 어려워 아쉬워한다. 그녀는 중국 내 한족 중국인들 사이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그게 아니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변화의 조짐이나마 일어나기를 조심스럽게 바란다.

중국에는 위구르인들에 대한 동정적인 여론이 거의 없으며, 인종주의와 막연한 공포에 의해 위구르인 전체를 범죄 집단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로 인해 중국이라는 나라 깊숙이 자리한 외국인 혐오증이 더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 비키 수의 결론이다. “한족들은 위구르인들을 억눌러야만 자기들이 평화롭고 번영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녀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