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중국 합의 갱신이 다가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양심적 애국회 가입 거부자들에 대한 박해 소식이 중국 밖으로 새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발악 중이다.
안 신 (安心) 기자
5월 1일, 비터 윈터는 푸젠(福建)성 민둥(閩東) 교구의 황(黃) 신부가 고문 끝에 어쩔 수 없이 중국가톨릭애국회(CPCA, 이하 애국회)에 가입하게 되었음을 보도한 바 있다. 이 정보가 여러 외국으로 넘어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중국 당국은 크게 당황했다. 특히 올해 9월에 만료되는 2018년 바티칸-중국 합의 갱신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라 더욱 그러했다. 바티칸-중국 합의의 핵심 협상자인 클라우디오 마리아 첼리(Claudio Maria Celli, 1941~) 대주교는 합의가 갱신되어 1~2년은 더 효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
민둥 교구의 믿을 만한 소식통이 비터 윈터에 전한 바에 의하면 현지 공안이 황 신부를 찾아가 그가 고문받은 자세한 정황이 어떻게 유출되었는지를 조사하면서 비터 윈터의 보도는 ‘외세 침투’의 결과이며 그로 인해 ‘중국 가톨릭계의 통합이 저해’되었다고 윽박질렀다.
어느 정부 내부 관계자가 폭로한 것처럼, 황 신부의 고문 사례가 해외 언론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에 중국 공안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보 유출자를 색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들은 또한 정부가 황 신부에게 ‘독수리 조련’이라고 알려진 고문 방법으로 나흘 동안이나 잠을 못 자게 괴롭혀 애국회에 가입하도록 강요한 적이 없다는 거짓 성명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2018년 바티칸-중국 합의가 곧 만료되는 까닭에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은 합의 갱신 협상 중에 교황이 황 신부에게 벌어진 일을 해명하라고 요구할까 봐 두려운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어느 가톨릭 사제의 설명이다. “황 신부가 자신은 고문받은 적이 없다는 성명서에 서명하도록 강요된 것도 그 때문이죠. 중공은 협상에 쓸 유리한 카드가 필요한 겁니다.”
“우리는 교황께서 합의 갱신을 재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제가 말을 이었다. “한시적인 바티칸-중국 합의가 그간 중국 가톨릭 교회들에 이로웠을까요, 아니면 해로웠을까요? 합의 내용에 개선의 여지는 있을까요, 아니면 그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자유를 더 잃었을까요? 교황청이 중공의 본질과 그들이 가톨릭을 대하는 태도를 분명히 파악하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중국에서 가톨릭과 관계되는 모든 것에 대해 주도권을 행사하려 합니다. 미등록 사제들을 전향시키고 바티칸으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가톨릭 교회들을 통제하고 싶은 거죠. 결국은 가톨릭을 제거하려는 겁니다.”
황 신부에 대한 정부의 감시는 오늘도 계속된다. 그러므로 황 신부와 연락하는 사람은 누구든 정보 유출자로 간주되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황 신부가 당한 고문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사제는 물론이고 신자들도 휴대전화 감시를 받기 때문에 그 사실을 외부에 알릴 수가 없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다른 성(省)에서 어느 미등록 사제가 민둥 교구의 한 여성 신자에게 연락해 황 신부의 고문에 대해 물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휴대전화가 감시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당국은 곧바로 그녀에게 이 사건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감시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등록 사제들은 신부가 현재 어떤 협박을 받고 있는지를 상세히 알리고 싶어 한다. “해외에서도 박해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어느 미등록 사제가 비터 윈터에 말했다. “더 많은 [국제]사회의 관리 감독이 있어야 해요. 황 신부의 고문 사례가 보도된 이후 적어도 아직은 정부가 사제들을 애국회에 가입시키려고 독수리 조련 방법으로 강요하는 것을 멈췄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