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모든 신부들을 가톨릭 애국회에 가입하게 만들려고 날뛰는 중국 공산당

현재 중국 공산당은 직접적인 박해만으로는 사제들이 ‘개조’되지 않자 사제들의 가족과 신자들까지 괴롭혀 그들을 정권에 복속하게 만들려고 날뛰는 중이다.

탕 저 (唐哲) 기자

6월 28일 발행된 바티칸의 목회자 지침은 중국 가톨릭 애국회(이하 애국회) 가입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존중해 줄 것을 중국 당국에 요구하고 있지만 전체주의적인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은 지하 가톨릭 성당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단체의 사제들을 굴복시키기 위해 지속해서 박해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상당수 사제들의 저항에 부딪히자 더 잔혹한 탄압으로 응수하고 나섰다.

연좌제

비터 윈터는 작년 9월 4일, 중국 남동부 푸젠(福建) 민둥(閩東) 교구의 어느 나이 든 신부에 관해 보도한 바 있다. 그는 암 투병 중이었음에도 애국회가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정부의 잦은 괴롭힘을 당했다. 가톨릭계에서 지위가 높았던 터라, 정부는 그를 ‘개조’시켜 민둥 교구 내 다른 사제들의 본보기로 삼고자 끊임없이 압력을 행사했던 것이다. 심지어 돈으로 매수하려고까지 했지만 신부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최근 입수된 첩보에 따르면 그 신부는 제법 오래 살았던 요양원에서 기어이 쫓겨났다. 신부가 어느 친지의 집으로 옮기자 정부는 이번에는 연좌제를 들먹이며 그 친지를 겁박함으로써 신부에 대한 탄압을 이어갔다. 2019년 6월, 당국은 그 친지가 운영하던 공장을 폐쇄했고 12월 24일에는 신부가 사는 그 친지의 집에 물과 전기의 공급을 끊었다. 관리들은 ‘그 신부를 보살피는 것 자체가 범죄’라면서 친지가 신부를 계속 보호하려 들면 아예 집을 철거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정부 관리들은 짜증을 내면서 신부를 죽여버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는데 그깟 신부 하나 죽이는 거야 ‘골칫거리 하나를 더는 일에 불과하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신부는 애국회에 가입하느니 감옥에서 죽는 게 낫다고 응수했다. 그는 1970년대에도 걸핏하면 체포되어 ‘반혁명분자’로 몰려 투옥되기도 했다.

민둥 교구에 속한 다른 양심적 애국회 가입 반대자들의 친지들 역시 연좌제로 처벌받고 있다. 12월 25일, 정부 관리들은 애국회 가입을 거부하는 어느 신부의 남동생이 사는 집에 전기와 물 공급을 끊었다. 또 다른 신부의 가까운 어느 친척은 해고 협박을 받았는데 신부가 애국회에 가입하지 않은 한 온 가족이 편안한 날이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척들을 지키고자 그 신부는 결국 타협하고 애국회에 가입했다.

중국 남동부 장시(江西)성 성도인 난창(南昌)에 본부를 둔 로마 카톨릭 소속 위장(餘江) 교구의 사제들에게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장시성 내 미등록 성당들에 대한 박해는 2019년 9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中國人民政治協商會議) 왕양(汪洋) 의장이 이끄는 종교 검열팀의 방문이 있은 이후 강화되었다.

‘통합’을 빙자한 박해

장시성 푸저우(撫州) 지(地)급시의 어느 가톨릭 신자는 비터 윈터에 시(市) 국가안보지대(國保支隊) 관리들이 성당을 새로 지어 주겠다며 어느 현지 사제를 회유해 애국회에 가입하게 하려 했다는 사실을 제보했다. 거부하면 고향으로 돌려보내 농부로 살게 하겠다는 협박도 이어졌다.

시(市) 정부 관리들은 성당 신자들에게 또 다른 사제의 사진을 보여주며 누구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관리들은 그 사제가 애국회가입을 거부했으므로 ‘중범죄자’에 해당하며 그를 보호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그 집은 철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장 교구의 어느 사제는 비터 윈터에 중공의 궁극적 목적은 ‘성당 통합’이라는 미명하에 모든 지하(미등록) 성당의 성장을 막고 담당 사제들의 사상을 전향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지하에서 유지되는 성당들을 깡그리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등록) 성당과 지하 성당의 ‘통합’은 정부가 내세우는 핑계의 하나에 불과합니다.” 그 사제가 말했다. “어떤 성당을 강제로 애국회에 가입하게 한 뒤에는 카메라를 설치하여 모든 활동을 감시합니다. 의무적으로 국기를 걸고 국가도 불러야 하는데 지하에서 신앙생활을 할 때보다 오히려 더 고통을 받게 됩니다.” 그 사제는 겁을 먹고 타협해서는 안되며 기꺼이 순교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폐쇄되는 성당, 금지되는 종교 활동

사제와 신자 모두를 겁박하기 위해 중공은 아예 정기적으로 등록 성당 소속이 아닌 성당들을 폐쇄하여 해당 성당의 신자들을 오갈 데 없는 신세로 만들기도 한다. 관리들은 아마 이렇게 하면 신자들이 애국회에 가입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11월 말, 정부는 푸젠(福建)성 닝더(寧德) 지(地)급시 소재 민둥 교구 소속의 성당 여러 곳을 ‘소방 설비 미비’를 이유로 폐쇄했다. 닝더시에 속하는 현(縣)급시인 푸안(福安)의 뇌두(瀨頭) 성당의 경우 신자들이 소방 설비를 모두 제대로 갖추겠다고 약속했지만 관리들은 신부가 애국회에 가입하지 않은 한 쓸데없는 짓이라고 대답했다.

푸안시 소방부에서 ‘소방 설비 미비’를 이유로 여러 곳의 성당을 폐쇄한다며 발행한 공지

11월에는 푸저우시 린촨(臨川)구 온천(溫泉)진에 있는 어느 위장 교구 소속 성당이 현지 정부에 의해 경로당으로 용도 변경되었다.

11월, 내부가 깨끗이 비워진 온천(溫泉)진 어느 성당의 모습
건물이 이제 ‘경로당’으로 쓰인다는 내용으로 성당 밖에 나붙은 현수막

7월 7일, 중국 북부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시 관할 보예(博野)현의 어느 성당에서 신부가 미사를 집전 중일 때 30명이 넘는 경찰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성당의 집기를 몽땅 들어낸 뒤 신부를 끌고 가더니 그날 늦게 그를 고향으로 추방해 버렸다.

경찰의 습격을 받은 뒤 폐쇄된 보예현의 어느 성당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성당 밖에서는 그 어떠한 종교 활동도 할 수 없도록 금지했다. 11월, 장시성 푸저우시 관할 칠리강(七里崗)향의 성산(聖山) 공동묘지(수많은 가톨릭 사제와 신자들이 묻힌 곳)에 1백 명이 넘는 신자들이 모여 미사를 드리고 있을 때 열 명이 넘는 현지 정부 관리들이 들이닥쳐 신자들을 모조리 쫓아내며 한 번만 더 그곳에서 모이면 묘지를 없애버리겠다고 협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