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中 장시성 성당, 새해 첫날부터 습격받아

작년 크리스마스 날에 샤황(下璜)촌 성당의 십자가상을 제거한 정부 관리들은 새해 첫날, 예배소를 비우라는 명령을 내렸다.

왕융 (王勇) 기자

2018년의 바티칸-중국 간 합의가 성사된 이래, 등록을 거부하는 중국 가톨릭 공동체의 상황은 나쁜 것을 넘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남동부 장시성도 예외가 아닌데, 중국 가톨릭애국회 가입을 거부하는 가톨릭 양심적 거부자에 대한 박해가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당신들은 새해에 더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오.” 이는 1월 1일 현지 종교사무국 국장이 샤황촌 성당의 신자들에게 한 말이다. 그날 오후 6시경 4만 위안(약 670만 원)의 제작 비용으로 설치된 지 6개월밖에 안 된 마리아상이 푸저우(抚州)시 린촨(临川)구 정부의 명령에 의해 제거되었다.

크레인이 0.5톤가량 나가는 한백옥상을 들어올리자 상의 머리가 떨어져 나가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한 신자는 비터 윈터에 “그 순간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돈 때문이 아니라 정부가 우리 신앙을 파괴하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마리아상이 철거되기 일주일 전인 크리스마스 이브, 9명의 구(區) 및 (村) 정부 관리들이 신자들을 교회 밖으로 쫓아냈다. 그리고 다음날인 크리스마스 날에는 시와 정부, 대대의 관리와 경찰서에서 다시 사람을 보내 교회의 십자가상을 제거했다.

제거된 교회의 십자가상 (출처: 내부 정보원 제공)

또 다른 신자는 “우리는 직접 그 상을 수리할 겁니다. 또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이 ‘조화로운 사회’를 홍보하고 신앙의 자유가 있다고 자랑하지만 사실은 우리를 박해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증거를 전 세계에 보여 줄 겁니다. 교회는 이제 텅텅 비었어요. 책상과 의자까지 다 실어 갔어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텅텅 빈 샤황촌의 성당

성당 신부는 아무리 힘들더라도 신앙을 굳게 지키자며 신자들을 독려했다. 한 노(老)신자는 대부분의 신자들이 70대나 80대라며 그들에게는 정부에 저항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 노신자는 슬퍼하며 “우리는 이 고통을 삼킬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영상: 벽에 설치된 십자가상이 제거되고 있는 모습

린촨구의 다른 성당들도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 2013년에 약 일백만 위안(약 168만 원)의 비용으로 건축되었으며 크기가 200 제곱 미터에 달하는 시자(席家)성당이 ‘신자들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2019년 5월에 폐쇄되었다. 신자들은 어쩔 수 없이 모든 종교 조각상들과 상징물들을 떼어 내 숨겼으며 곧바로 정부는 교회 입구에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홍보하는 구호를 내걸었다.

2019년 5월에 폐쇄된 시자성당

예배소를 잃었지만 신자들은 계속 비밀리에 모임을 가졌다. 그들은 내장 공사가 되지 않은 갓 지어진 추운 집에서 크리스마스 미사를 올렸다. 미사 드리는 것을 비밀에 부쳤음에도 현지 경찰은 나중에 교회 지도자를 호출해 심문을 했다.

시자성당 입구에 붙어 있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홍보하는 표어

가톨릭애국회 가입을 거부하는 성당들은 장시성 포양(鄱阳)현과 지급시인 지안(吉安)시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폐쇄되었으며, 당국에 종교화, 상징물 및 서적들을 몰수당했다. 신자들은 계속 박해를 견디고 있는데, 그들은 박해를 피해 몰래 새벽 5시에 미사를 드린다.

텅빈 집에서 비밀리에 미사를 드리고 있는 시자성당의 신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