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차이샤, 시진핑을 ‘마피아 두목’으로, 당을 ‘정치적 좀비’로 불렀다가 중국 공산당에서 축출

한때 중국 중앙당교 최고의 이데올로그였던 여성이 시진핑의 퇴진을 주장하고 나섰다. 중공에서 축출되고 퇴직 연금마저 박탈당한 그녀가 체포되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다.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

차이샤(이미지 출처 Twitter)

수갑과 판사의 의사봉. 자세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 선전 기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8월 17일 차이샤(蔡霞)에 관한 기사를 내면서 사용한 사진이 바로 저 둘이었다. 환구시보는 그녀를 ‘중앙당교 최고의 전직 교수’라 호칭하면서 그녀가 중공으로부터 축출되었고 퇴직 연금도 박탈되었다고 보도했다. 소문으로는 차이샤가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라지만 수갑은 그녀의 미래를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한때 중공 최고의 이데올로그였던 차이샤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인데 적법한 절차 없이 당에서 축출되거나 수감된 인사들을 옹호하면서부터다. 그녀가 레드라인을 넘은 것은 5월의 어느 영상에서였다. ‘시진핑(習近平, 1953~)’이라는 이름을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피했지만 중공을 멋대로 좌지우지하며 중국 헌법을 웃음거리로 만든 사람에 관해 언급한 것이다. 차이나디지털타임스(China Digital Times)에 가 보면 그녀가 한 연설의 영어 번역본을 볼 수 있다.

차이샤는 이렇게 말했다. ‘중앙에서 칼자루(경찰)와 총열(군대) 모두를 틀어쥔 단 한 사람의 지도자, 그리고 첫째, 관리들의 부패, 둘째, 당원 및 당 간부에 대한 인권 및 법적 보호의 부재, 이 두 가지 체제 결함이 문제이다. 두 무기를 모두 움켜쥔 이 지도자는 9천만 당원을 노예화하여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로 전락시켰다. 그는 당도 자기가 필요할 때는 사용하지만 필요하지 않을 때는 당원을 당원으로 취급조차 해 주지 않는다. 누구든 부패 관리라는 딱지를 붙여서 어디론가 보내버리는 일은 그에게 있어 식은 죽 먹기이다.’

현재 ‘당 전체가 그 한 사람을 위해 돌아간다. 이런 당을 여전히 정당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니다. 더는 정당이 아니고 사실 정당으로 기능했던 기간도 얼마 되지 않는다. 그저 마피아 보스의 손에서 놀아나는 도구일 뿐이다. 당이 정치적 좀비가 된 것이다.’ 차이샤는 집권 중공의 여타 엘리트 당원들에게 용기를 내 ‘그를 교체해야’ ‘또 한 차례 대규모 혼돈의 시대가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외친다.

하지만 ‘그 사람’을 교체하는 것은 그저 여정의 ‘첫 걸음’일 뿐이다. 차이샤조차 모든 중국인의 인권 유린이 아니라 중공 당원의 인권 유린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다. 그래도 그녀는 최소한 이념의 세뇌는 벗어난 사람으로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중공을 ‘세상의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시장 경제인 중국이 어떻게 사회주의 국가냐고 묻는 서양인들에게 그녀는 직답을 피하면서도 시장 경제에는 요소 시장과 상품 시장이 있다고 대답한다. 중국은 상품 시장에서 (소수의 선별된 중공 ‘친구들’에게) 사유 재산제를 도입함으로써 시장 경제로 넘어간 듯한 인상을 줄 수는 있지만 요소 시장에 이르면 중공이 서비스 및 상품 생산에 필수적인 자원(요소)을 틀어쥐고 있는 등 여전히 확고한 사회주의식이라는 것이다.

차이샤는 말한다. ‘그 사람’의 통치하에 국가 통제가 감소하기는커녕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중국의 체제가 산으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을 바꾸려 드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중국의 체제를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말하는 개혁이란 더는 현 체제의 틀 내에서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아니다.’

비터 윈터의 독자라면 이러한 생각이 너무도 당연한 것임을 알 것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발언이 최근까지 강력한 중공 이데올로그로 일하던 여성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