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너무 높다’는 이유로 철거된 불상들

중국 공산당 정권은 종교와의 전쟁에서 다양한 구실로 불교 상징물을 철거하고 있다.

한성 (韓生) 기자

2020년 4월, 중국 북부 산시(山西) 린펀(臨汾)시 정부는 진웨청(錦悅城) 상업 센터 연꽃 광장에 자리한 여래불상을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관리들은 ‘10M 이상의 옥외 불상은 허용되지 않으며, 상업 장소에 설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 센터의 개발자는 철거를 막기 위해 그 상을 새 장소로 옮겼다.

조각상의 역사가 기록된 연꽃 광장의 석판에 의하면 그 상은 린펀시 불교협회에서 설치한 것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십방불(十方佛)’로 알려진 그 상은 2013년 8월에 건축되었다.

‘십방불’의 원 모습
해체되고 있는 여래불상

2019년 12월 2일, 종교사무국, 국가토지국, 도시건설국 등의 정부 기관에서 나온 수십 명의 직원들이 남부 광둥(廣東)성 메이저우(梅州)시의 불교 사찰 싼수이궁(三水宮) 밖에 자리한 낙수관음상을 철거했다. 인도네시아의 중국인들이 모금한 기금으로 건축된23미터에 육박하는 그 상은 ‘너무 높고 불법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철거 명령이 내려졌다. 철거에 앞서 사찰에 전기 공급이 차단되었으며 사람들은 접근과 사진 촬영을 금지당했다.

낙수관음상을 철거하고 있는 인부들 (출처: 내부 정보원 제공)

“종교사무국 관리들은 그 상이 철거되지 않으면 자신들이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정부는 그 상이 너무 높다고 했지만 그건 구실일 뿐, 불상 제거는 이념 문제지요. 정부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공산당이 아니라 종교를 믿는다고 생각해요. 이것이 불상을 개조하려는 목적이죠.” 싼수이궁 건축에 참여한 한 계약자가 한 말이다.

박살 난 낙수관음상 (출처: 내부 정보원 제공)

2019년 10월, 중부 후난(湖南)성 융저우(永州)시 닝위안(寧遠)현에 위치한 영복사(永福寺)의 옥외 불상 하나가 철거되었다.

본 사찰은 남부 제왕조(479~502) 때 건축되었으며, 청나라(1644~1912) 말기에 일어난 전쟁으로 파괴되었다. 10여 년 전, 광둥성 출신의 불교인 사업가 4명이 기금을 모금해 정부의 승인을 받고 본 사찰을 재건축하였는데, 산 중턱에는 백만 위안(약 1억 7,04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 미륵불상이 하나 세워졌다. 하지만 이제 정부는 그 상징물이 ‘너무 눈에 띄어’ 철거 명령을 내렸다.

철거 전후 영복사(永福寺) 미륵상의 모습

10월 17일, 현지 정부는 미륵상으로 가는 유일한 도로를 차단하여 방문객들의 접근을 막았으며, ‘미륵상 수리 중’이라는 표시를 내걸었다.

‘미륵상 수리 중’이라는 표시가 사찰로 통하는 길에 세워져 있다

철거 작업에 참여한 한 인부에 따르면, 그 상을 철거하고 공사 현장을 정리하는 데 8일이 걸렸다.

‘너무 높다’는 이유로2019년 5월 어느 날 아침 이른 시각에 철거된 광둥성 둥관(東莞)시의 15.9M 높이 미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