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WINTER

시진핑 ‘학습’에 동원되는 신자들

수천만 당원들과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삼자교회 신자들 역시도 ‘학습강국’ 모바일 앱의 사용이 강제되고 있다.

리 광(李光) 기자

2019년 1월에 중공이 ‘학습강국’ 모바일 앱을 출시한 이래로 모든 당원, 공무원, 교사들은 해당 앱을 다운받아 시진핑 주석의 이념과 활동을 강제로 학습해왔다. 그들은 앱을 통해 기사를 읽고, 연설을 시청하며, 문제를 풀어 점수를 누적해야 한다. 일반인들은 이를 두고 마치 마오쩌둥 시대로 되돌아간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학습강국’ 앱에서 문제를 풀고 점수를 얻는 화면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의 3월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해당 앱이 출시되자마자 프로그래머들은 꼼수를 써서 점수를 획득할 방안들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프로그램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깃허브(GitHub) 플랫폼에 무료로 업로드된 ‘젠장맞을 학습강국(Fuck-XueXiQiangGuo)’이 있다. 이 프로그램 때문에 중공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으로도 일반인들에 미치는 ‘학습강국’의 강력한 공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학습’ 강요로 의사들과 교사들 일할 분위기 조성 안돼

중국 중부 허난(河南) 신양(信陽)시 핑차오(平橋)구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3월 14일에 병원에 방문했던 상황을 비터 윈터에 이야기했다. 그는 어떤 의사가 한 환자를 진료하고는 곧장 핸드폰을 꺼내 들고 ‘학습강국’ 앱의 문제를 푸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 의사는 10분이 넘도록 옆에 있는 환자를 완전히 무시한 채 문제 푸는 데에만 집중했다.

왜 이 의사는 시간에 쫓기며 학습에 목매는 것일까? 그것은 사람들이 꼼수를 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앱에 시간 제한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당 직원은 말했다.

“명시된 시간 내에 학습을 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점수를 얻지 못해 여태 학습한 게 헛수고가 되죠”라고 직원이 설명했다. “정부는 모든 이들이 학습을 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도록 해당 플랫폼을 점검할 인력을 배정했어요. 학습을 이행하지 않다 발각된 자는 ‘문제되는 정치 성향’을 가진 것으로 간주될 뿐만 아니라 임금도 삭감돼요.”

한 중학교가 발행한 위챗 공지문에는 해당 앱에서 점수 미달한 자에 대한 징계 계획이 기술되어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허난성 뤄양(洛陽)시의 한 중학교는 2월부터 ‘학습강국’을 교사들의 고과에 반영해왔다. 해당 앱을 이용해 학습하지 않는 교사는 보너스를 받을 자격이나 진급 자격이 취소된다.

해당 학교 교사들은 모든 것이 정치적 임무가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해 교수법을 향상시키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매일같이 해당 앱을 통해 강제로 학습하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해당 학교의 한 교사는 교직원 전체가 누적 점수를 높이려고 문제 푸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터 윈터에 말했다. 이는 중공 지도부에 의해 ‘비애국적’이라거나 ‘정치적으로 문제 있다’고 분류될까 봐 두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방침 때문에 교사들은 육체적·정신적으로 소진된 상태여서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분위기가 아니다.

신자들, 당 사랑을 학습하도록 ‘적색교육’ 강요받아

공무원에게만 해당 앱의 사용이 강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이러한 방침이 확장되어 신앙인들에게도 적용된다.
3월 중순, 신양시 핑차오구에 자리한 삼자교회 신자들은 ‘학습강국’을 다운받고 매일 최소 30점을 획득하라는 지역 공무원의 지시를 받았다.

일부 신자들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그러한 학습이 필요치 않다고 하자 해당 공무원은 “조국이 종교보다 먼저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여가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오. 당 방침을 학습하는 것이 주된 일이다”라며 힐책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보다 단도직입적으로 “당신들이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학습과 문제 풀이가 필요한 것이오. 이는 당신들의 사고를 개종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하고는 당이 아닌 하나님께 감사 드리는 것은 더 많은 ‘학습’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학습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꼼수를 쓸 수밖에 없어

핑차오구의 한 마을 당 서기는 마을의 모든 당원들이 ‘학습강국’을 다운받아야 한다고 비터 윈터에 말했다. 뿐만 아니라, 각 마을에서 최소 120명이 학습에 참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시, 해당 마을 당 서기는 고충을 겪게 된다.

“일부 당원들은 연세가 지긋해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줄도 모르고,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줄도 모릅니다. 그렇다 보니 고령의 당원들을 대신해 이들의 핸드폰으로 학습하고 문제를 풀 자들을 배정해야만 했어요”라고 마을 당 서기가 말했다.

지역의 한 퇴직 근로자는 중공의 접근법이 문화대혁명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다. 문화대혁명 당시 모든 가족은 매일같이 마오쩌둥의 어록을 학습해야만 했고, 학습을 통해 얻은 내용을 글로 써야 했다. 그는 “이에 따르지 않는 자들은 반혁명가로 취급되었고, 공개적으로 비난과 모욕을 받고 구타를 당했어요. 마치 마오쩌둥 시대로 돌아간 것만 같아요”라고 말했다.